2024년 5월 21일 (화)
(녹) 연중 제7주간 화요일 사람의 아들은 넘겨질 것이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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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6481]데레사수녀님 평안히 쉬시옵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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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일 [jbi] 쪽지 캡슐

1999-08-30 ㅣ No.6698

전 데레사 수녀님 평안히 쉬시옵길

30년도 더 넘은 어린 시절에 교과서에서 읽었던 "어린이 예찬" 이란 글이  생각납니다.

 

평화로운 것 가운데 가장 평화롭고, 착한 것 가운데 가장 착하고, 부드러운 것 가운데 가장 부드러운 것, 그것은 바로 어린아이의 잠자는 모습이라 했지요. 수녀님 생전의 모습을 사진으로 처음 대하면서 저는 어린아이의 잠자는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수녀님의 모습이 어쩜 이토록 평화롭고 이토록 착하고 이토록 부드러울 수 있을까...

눈시울이 뜨거워져 옴을 억제 못하였습니다. 신부님의 우정어린 조의 때문만은 아닙니다.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다는 것이 모두 은혜임을 압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하느님이 인간에게 주신 가장 큰 사랑과 선물은, 소위 "죽음"으로 표현되는, 하느님의 부르심임을 깨달으면서 나이를 먹어가고 있습니다만, 하느님께서 수녀님을 생.노.병.사가 아닌 생.병.사로 일찍 부르심은 우리 인간을 위하여 좀 지나치셨다는 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진 것입니다. 평화가 부족하여 시끄러운  세상이기에, 착함이 부족하여 사악함이 넘치는 세상이기에, 부드러움이 부족하여 거칠기만한 이 세상이기에, 수녀님은 우리 인간과 더 오래 계셨어야 했다는 아픔을 느낍니다.

 

옛날에는 착한 사람이 오래 살았으나 요즈음에는 착한 사람을 하느님께서 먼저 불러가신다는 말이 농담만은 아님을 수녀님의 불리우심을 대하며 느낍니다. 수녀님은, 제가 한 번도 못 뵈었다 하나 매일 뵙는 수녀님이십니다. 잘 모르는 수녀님이라 하나 잘 아는 수녀님이십니다.

평화로움과 착함과 부드러움을 삶 속에 담은 모든 수녀님들이 데레사 수녀님의 현신일테니까요.

 

 

데레사 수녀님!!!  이제 하느님 안에서 평안히 쉬시옵소서.

 

쉬시면서, 하느님 가까이 모시면서, 불평등때문에 우는 사람들을, 욕심때문에 자기의 발밑이 꺼지는 줄도 모르는 사람들을, 제 몸을 함부로 다루는 불쌍한 사람들을 기억해 주십시요. 그리고, 그리 멀지 아니한 날에 우리를 하느님께서 부르시는 날 그 때 맨 앞에 나아와 우리를 맞아 주십시요. 성당 앞을 지나다녔다는 것만으로도 하느님 뵐 수 있도록 도와 주십시요. 하느님께서 "죄악을 헤아리신다면 뉘 능히 당하리이까" 이기 때문입니다.

 

죽은 모든 믿는자들이 하느님의 자비하심으로 영원한 안식을 얻게 하옵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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