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1일 (화)
(녹) 연중 제7주간 화요일 사람의 아들은 넘겨질 것이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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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한편 써 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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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선 [peterpan65] 쪽지 캡슐

2002-05-18 ㅣ No.33494

누구나 사춘기때 문학소년, 소녀들을 한번쯤은 꿈을 꾸게 마련입니다.

 

저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노트를 사다가 소설을 써 봤었지요.(지금 보면 딥따 유치한...)

 

그래도 당시엔 그런대로 잘 팔렸었습니다.

 

학급 친구들끼리 돌려보고 서로 먼저 빌려달라고 매점에서 빵 한조각 얻어 먹곤 했었으니까...

 

그래서 쓴 작품이 몇편 됩니다.(당시엔 거의 모방이죠.)

 

사춘기 소년이 쓴 작품이라 지금보면 누가볼까 무서울 정도로 유치합니다.

 

그런지도 꽤 세월이 흘렀네요?

 

그런데 요근래 소설의 소재를 자꾸 누군가 제공하길래 다시한번 유치찬란한 소설 한편 간단히 써봅니다.

 

어디까지나 소설이니까 현실과 혼동은 하시지 말기를...

 

 

☆ 본문 ☆

 

그들이 모여 회의를 시작했다.

 

그들의 두목인듯한 자가 언뜻 보기에도 십수명은 될듯한 무리들을 둘러보며 얘기했다.

 

"아직도 그마을 사람들을 유린하지 못했단 말이냐?"

 

"......"

 

"어째 꿀먹은 벙어리냐? 너희들은 나를 따르는 거룩한 순교자의 역할을 거부할 셈이냐?"

 

그러자 그중 한 자가 입을 열었다.

 

"위대하신 은구죠한님! 처음에는 저희들의 전법이 제법 먹혀 들어갈듯 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그의 두목은 두눈을 치켜 뜨며 지금 막 입을 뗀 자를 책망하듯 쳐다보았다.

 

"그마을 사람들 몇몇은 우리의 전법에 휘말릴듯 하였는데 그만..."

 

그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마을에 몇몇의 또라이들이 우리의 전법을 눈치 채고는 사람들을 선동하고 있습니다."

 

"그자들이 누구더냐?" 두목은 몹시 상기된 표정이었다.

 

"후라이팬이라는 또라이를 비롯한, 몇명의 정신나간 자들입니다. 이들은 위대하신 은구죠한님의 신통함과 위대한 철학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자들입니다."

 

"저런! 그래 그깟 또라이들을 요리하지 못한단 말이냐?...난 예수와 같은 존재라는걸 너희들은 잊었단 말이냐?"

 

순간 일동은 전부 땅에 엎드려 팔을 벌리며 일제히 외쳤다.

 

"오! 위대하신 은구죠한님이시여!!!"

 

"내가 일렀잖느냐? 마치 그 마을 사람들과 같은 신을 믿는척 하며 위장하여 순서대로 들어가라고! 그러다 눈치 채지 않게 한사람이 빠지고 다시 한사람이 들어가고...이런식으로 하라고 했더니 내 명령을 잊었더냐?"

 

"아니옵니다.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저희들은 위대하신 은구죠한님의 뜻을 받들어 그런식으로 작전을 펴 나가는데...그만...후라이팬이라는 놈이 우리의 기밀을 어찌 알고...마을사람들을 선동하고 있습니다."

 

"음~ 그놈은 꼭 지옥에 갈놈이구나! 이중에 누가 우리를 배신하여 그에게 밀고를 했단 말이냐? 예수와 동일한 위대한 나의 전법을 감히 어찌 안단 말이냐?"

 

"그러니 그게 귀신이 곡할 노릇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몹시 당황했고 우리의 동료가 거룩한 문장으로 그놈을 요절낼 글까지 띄웠습죠. 넌 이제 그마을에서는 끝장이다! 하고는..."

 

"그래? 그거 참 잘했다. 어디 그 문장좀 보자..."

 

그중 한 사람이 그에게 책자를 넘겨주었다.

 

두목은 조용히 읽어 내려가다 드디어 입을 떼었다.

 

"오오~! 내 일찌기 이런 훌륭한 문장을 보지 못했도다! 이것은 동서양의 철학을 넘나들며 우주 삼라만상의 근원을 파악할 정도로 아주 예리한 문장이로다. 이글을 쓴 거룩한 폭포에게는 내 큰 상을 내리리로다!" 두목의 입가엔 몹시도 흡족한 미소가 번져왔다.

 

그때 한 자가 아주 말을 더듬으며 그의 두목을 향해 입을 열었다.

 

"그...그런데...저어~그...그것이...그..만"

 

"어허! 답답하도다! 뭐가 그것이 그만인고?"

 

"그게 저어~그 글을 썼다가 그만 그 마을 사람들에게 한마디로..."

 

"한마디로? 어찌됐단 말이냐?"

 

"한마디로 개박살 났습니다요! 마을사람들이 그 위대한 철학적인 글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고 심오한 철학적 표현을 하기 위해 잠시 가족들의 신분까지도 위장하였건만 도통 먹혀들지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여러명의 거만한 무리들이 올린 반박론에 의하여 그 거짓 조차도 뽀록이 나서리 완전히 KO 당했습니다요....에고~"

 

"이런! 그런것 하나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쯔쯔쯧!"

 

"그래도 성과가 전혀 없었던것은 아니옵니다요. 일부 마을 사람들중에는 아리까리해 하면서 우리를 약간 동조하는 자들이 생겼습니다요. 바로 그자들을 이용함이 어떠신지..."

 

"뭬야? 그래? 그런 반가운 일이...음~ 좋다 그렇다면 내 또 다른 지침을 내리겠노라!"

 

"오오~위대하신 은구죠한님이시여! 하명하소서!" 무리들은 다시 엎드렸다.

 

"그렇다면 그자들을 최대한 이용하거라! 아마도 그 마을 사람들은 부처라는 신을 그리 미워하지 않고 오히려 우호적으로 대하는것 같구나! 어디 한번 그점을 최대한 이용해 보거라! 내 기필코 그 마을을 해체시켜 예수보다 위대한 나의 이름을 만방에 떨치겠노라!!"

 

"오오~ 위대하신 은구죠한님이시여!!"

 

"감히 나의 위대한 뜻을 거부하는 자들! 내 기필코 그마을을 점령하리라! 내뜻에 반항하는 그마을 수준낮은 또라이들을 벌벌떨게 하고야 말리라!!! 봐라! 지금도 떨고 있는 저 자들을!!!"

 

한편 그 마을 수준 낮은 바보 하나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후라이팬!

 

그는 오늘도 컴퓨터에 앉아 잡힐듯 말듯한 코딱지를 후비며 아무렇지도 않은듯 코를 후비고 있었다.

 

-끝-

 

소설후기: 자꾸 소설 쓰냐고 묻길래 정말 써 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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