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1일 (화)
(녹) 연중 제7주간 화요일 사람의 아들은 넘겨질 것이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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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억울합니다.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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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태 [peteran75] 쪽지 캡슐

2010-10-24 ㅣ No.164868

오늘 저는 12시 미사참례를 했습니다. 그런데 다른때와는 달리 성당앞이 달랐습니다.

10년을 넘게 보아왔던 기관장님이 머리에 띠를 두르고 손에는 전단을 들고 사람들에게 열심히 나눠주며

대화를 하고 계시더군요. 미사에 늦지 않으려 궁금함을 뒤로 하고 우선 계단을 올랐습니다.

미사끝나고 내려온 저는 기관장님과 눈이 마주쳤고 어느새 서로 감싸안고 있었습니다.

위에 글을 보니 전체적인 내용은 대충아시겠지요? 사실 글을 보면서 참 인간적으로 많이 힘드셨겠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들었습니다.

30년넘게 중곡동 성당을 다니며 분가로 인해 이제는 아차산 성당 신자가 되었지만

미사참례는 중곡동이 그리워 중곡동에 자주가게 되는 저로서는 참 가슴 아픈일이었습니다.

잘모르겠지만 그모습을 보고 신부님께 뭐라고 하는 분들도 계셨고 왜 성당앞에서 이러고 있냐고 기관장님을

나무라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자고 글을 올리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 사실또한  우리가 따질 부분은 아닌것

같습니다. 그 모든것은 하느님이 아실테니까요.

다만 제가 오랫동안 보아왔던 기관장님이란 분은 허리가 아파서 손을 허리에 대고

너무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고 꿋꿋하게 중곡동성당의 가장 궂은 일들을 하셨던 분이라 생각됩니다.

절대로 게으르지 않고 남에게도 항상 친절하셨던 또 저를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셨던...

"가장 보잘것 없는 이에게 해 준 것이 나에게 해준 것이다."

얼마전에 본 울지마 톤즈에서 다시한번 나왔던 내용입니다. 

지금 저에게는 기관장님이  가장보잘것 없는 이처럼 느껴지네요.

부디 용기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분들이 자의든 타의든 더 이상은 중곡동 성당을 떠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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