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1일 (화)
(녹) 연중 제7주간 화요일 사람의 아들은 넘겨질 것이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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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용서 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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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희 [dellia] 쪽지 캡슐

2001-10-08 ㅣ No.24979

찬미 예수님!

****************

 

남편과 부부 싸움을 하였다

 

그것도 일요일 아침부터....

 

서로 흥흥 거리면서 성당에 갔더니

 

남편은 고백 성사를 본단다.

 

나?

 

내가 왜?

 

난 잘못한 것 아무것도 없어!!

 

고백성사를 보고 옆에 앉은 남편

 

두 눈을 조용히 감고 있다.

 

고백성사?

 

고백성사만 보면 다냐?

 

미사 시간 내내 곰곰 옛날 옛적 일 까지

 

미주알 고주알

 

다아 일러 바쳤다.

 

예수님께 ...

 

좀처럼 가라 앉지 않는 미움이....

 

옆에 앉은 남편의 숨소리에도

 

소름이 다 돋는다....

 

도저히 용서가 안돼...

 

나는 너무 슬퍼요....

 

너무 속 상해요 예수님...

 

애써 내 편이 되어 달라고....

 

 이 속 상하는 마음을 알아 달라고....

 

그렇게 ....

 

그렇게 ....

 

기도 했다....

 

문득

.

.

.

.

그 분이 하시는 말씀....

 

내가 그를 용서 하였다....

 

내가 이미 용서한 사람이니라...

 

 

사랑하는 아버지 그분이 용서 한 사람이라면, 그가 못된 사제이든, 나쁜 신자이든 상관없이, 비록 나에게 지울수 없는 아픔을 준 사람일지라도 우리는 다 용서해야 합니다.  내가 용서 못 할 사람이라 생각하는 중에 행여 주님께서 이미 용서 하신 사람이라면 그것은 참으로 민망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가 대체 무엇이간데 주님께서도 이미 용서 하신 당신의 종을, 내가 용서한다 안한다 할 수 있겠습니까?  그 종의 주인은 주님이시니 주님께서 알아서 하실 일, 우리는 다만 기다릴 뿐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주님은 공평히 나누어 주시고 이루어 주시고 거두어 가시니 그때가 되면 지난 날 나의 모습에 얼굴을 들지 못할 그런 시간이 오지 않을까 걱정 입니다.  

 

저도 지난 날을 뒤 돌아 보면 부끄러운 모습이 참 많았습니다.

 

세상에 저 혼자 잘 난양 온갖 교만을 떨었던 시절도 있었고

나의 편협된 시각으로 세상사를 논 할때도 있었고

불타는 정의감이랍시고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준 적도 있었습니다.

무심코 생각 없이 내 뱉은 말 한마디로 평생 서먹 서먹하게 지내는 친구도 있고

내 맘 같으려니 하고 행한 행동이 비난의 화살이 되어 돌아 온 적도 있습니다.

 

그렇게 ....

상처 받고 상처 주며....

 

이제....

나이가 들고 보니

지나 온 세월이 다~아 철 없습디다....

지금의 제 언행이나 사고 또한

먼 훗날 뒤돌아 보면 또 철 없다 하겠지요....

 

문제가 많은 인격이란.....

아직 젊다는 뜻 아닐까요?

 

살면서

이리 저리 상처 받고 또 상처 주면서

모난 돌 깎이 듯...

둥글 둥글 나이 먹다 보면

그 문제 많은 신부님들도

좋은 ....

참으로...

주님 보시기에 좋은

그런 사제의 길을 가게 될 것입니다.

 

주님께서 때가 되면

군밤도 주시고

혼내도 주시고

어르기도 하시어

결국은

좋은, 참으로 좋은...

그런

사제로 만드실 계획임을 의심치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성당에 부임한

길들여 지지 않은

야생마 같은

문제아 신부님은

우리 신자들에게 지어진

우리들의 십자가가 아닐까요?

 

너희들 끼리

노력하고

기도하여

주님 당신 보시기에

참으로

만족스런 사제로 키워 보라는

 

그런 십자가 말입니다....

 

조금만 더 시간을 가지고 인내하고

 

기도 해 보도록 해요.

 

그 감당치 못할 것 같은

 

미움의 그 상대 또한

 

어쩌면.....

 

가슴 깊은 곳에...

 

말 할 수 없는 고독과 두려움이 너무나 커

 

겉으로 만 강한 척 하지나 않는지....

 

애써...

 

눈물이 나도록 불안한 마음을...

 

사랑 받고 싶어 소리 치고 싶은 마음들을...

 

남이 볼까 감춘 채....

 

행여

 

어두운 밤이면

 

주님의 옷자락을 붙들고

 

소리 없이

 

흐느끼고 있지나 않은지...

 

눈에 보이는 것 만이 아닌...

 

깊이 숨겨져 있는 아픔들을

 

보아 주실수만 있다면

 

주님께서 참으로 좋아 하실 겁니다

 

기도하여 주세요.

 

자꾸 자꾸 기도하여 주세요.

 

미울 때 마다

 

더 많이 기도하여 주세요.

 

그리고,

 

우리 서로 우리의 눈으로만

 

서로를 안 보았으면 좋겠어요.

 

상대의 눈으로

 

나를 보았으면 정말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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