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1일 (화)
(녹) 연중 제7주간 화요일 사람의 아들은 넘겨질 것이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어야 한다.

자유게시판

[RE:31068]사형수!! 그 아름다운(?)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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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canis] 쪽지 캡슐

2002-03-19 ㅣ No.31089

+찬미예수님...

 

사랑하는 나탈리아 선생님..

 

봄의 싱그러움이 이제는

성큼 다가왔습니다..

봄이 더디오는 이 곳에도 어느새

노란 연분홍빛이 보이는 걸 보면

참 자연이라는 힘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오늘 올리신 글을 읽다가

어느새 반가운 마음에

서둘러 회신을 씁니다...

 

 

정 프란치스코...

사형수...

지금은 새롭게 태어난 그저 이쁜

하느님의 자녀,

그리고 늘 나를 반성하게 해 주는

나의 좋은 동반자요, 영성지도자요,

나의 좋은 형님....

 

그 이름을

다른 이를 통해서 들으니 느낌 좀 다르네요...

그래요,

그렇게 그분은 사형수의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내가 알던 다른 사형수 형제들은

지금 하느님과 함께 있는 분들도 있구요...

 

그 모든 이들 만나면서..

과연 나는 그들 앞에서

얼마나 떳떳할 수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난 저어도 사람은 죽이지 않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가?
그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가??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있지 않습니까??

한마디 말로, 행동으로,

미움으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우리들도 죽이고 살아갑니다..

어쩌면

우리들 모두의 살인죄를

그들이 대신 지고 가는 것은 아니지 모르겠습니다,,

2000년전 그 바보같은 분이

우리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가신 것처럼 말입니다...

 

몇일전 십자가의 길을 하게되었습니다..

제가 준비를 했는데..

이 세상 떠나신 한 사형수 형제의 글을 가지고

준비했었어요..

그글을 읽으면서

묵상하면서

또 다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1996년 12월 30일

저녁신문 한 구석에는 ’23명 사형집행’이라는

짧은 기사가 있었지요..

사람들은 그 기사를 별관심없다고

넘겨버리더군요...

어쩌면

2000년전 우리 예수님 돌아가신 날 저녁

그날도 사람들은 아마

사람들은 그렇게 무관심하게

우리 주님의 죽음을 바라보고 있었지 않았을까요??

우리들은 어떤가요???

 

이번 사순을 지내면서

어무나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저를 반성하였습니다.

벌써 사순 5주일...

그분 아픔을 위해

함께 아파하지도, 눈물 흘리지도

그런 노력도 없이

이렇게 부활을 준비합니다...

 

그런 제게

몇일 전 날라온

우리 형님 정 프란치스코 형제님의

편지는

더욱 저를 부끄럽게 만들었지요..

 

그 안에서도,

그 좁은 감방에서도

그분의 수난을,

죽음을 함께 느끼고자

치열하게 살고 있는 형제님의 글은

저를 참 부끄럽게 하였습니다..

 

아마도 그렇게

우리 주님은 오실 모양입니다..

그렇게

아무 것도 준비 못한

우리에게도

아무 댓가 없이

당신 사랑 주시려고 말입니다..

그 바보 같은 분이 말입니다...

 

그 바보의 사랑에

저는 또 다시 행복해하겠지요...

그 바보의 사랑이

이 세상을 이겼습니다!!!

저도

그 바보 닮고 싶습니다....

그 사랑을....

남은 사순시기라도

잘 준비해야겠습니다...

 

나탈리아 선생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리고,

우리 사형수 형제님들을

생각하고 마음 써 주시니

더욱 감사합니다...

 

그분들을 생각함은

바로

우리 주님을 생각함입니다...

 

그 바보를...

그 사형수를...

 

사형수!!!

참 아름다운 이름입니다..

2000년 전

이 세상을 구원한

한 바보의 이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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