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1일 (화)
(녹) 연중 제7주간 화요일 사람의 아들은 넘겨질 것이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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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주보에 성가병원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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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규 [mindule] 쪽지 캡슐

2002-10-07 ㅣ No.39921

성가병원에서

빌라도 앞에서, 비난과 힐책 앞에서, 억울한 모함과 그 판결 앞에서 계속 침묵으로 일관하시는 예수님의 그 침묵을 이제 알아들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는 차라리 그렇게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이 오히려 깨끗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9월 22일자 인천주보 5면에 실린 조대원(바르나바) 형제님의 글을 접한 신자분들의 염려에 저희 성가병원 수녀들이 계속 침묵 할 수만은 없다는 생각에서 그간의 실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저희 병원 직원들(의사는 제외)의 개인 복지실태와 임금총액 평균 금액을 요약?명시하여 신자분들의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 일반 직원의 평균 연봉 약 2천7백만원(법정수당 포함).

* 교직원 자녀(명수 상관없이) 학자금 대학까지 보장.

* 어린이를 가진 직원을 위한 ‘어린이 집’ 제공.

* 여직원 연휴가 30일 보장 및 출산 휴가 3개월 보장 - 모두 유급.

* 8시간 근무 보장,

2002년 6월 11일 직권중재 이후 실시된 단협사항

* 임산부 야간근무 제외(3부제 근무에서)

* 신규발령 시 노조에 자동가입

* 노조에 자판기 1대 설치 장소제공

 

저희 성가병원 수녀들은 1987년 9월 4일 처음 노조가 결성된 이래 항상 원만한 타결을 위해 분쟁 없이 그들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여왔습니다. 그러나 IMF와 의약분업에 의한 의료파업, 의료환경의 악순환 등을 거치면서, 또한 인근 대형병원의 설립 등으로 인한 재정적 경영난에 봉착하면서 올해는 노조측이 요구하는 12%의 임금인상을 수용할 수 없어 5%를 제안했었습니다. 이를 거부한 300여명의 간호사와 직원들은 불법파업에 돌입했고, 간호사들이 파업으로 빠져나간 병실에는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위급한 상황이 되면서 각 곳에 파견되어 있는 간호수녀들을 모아 대치를 했습니다. 그러나 간호 인력은 턱없이 부족, 한 생명이라고 소홀히 할 수 없는 병원의 입장에서 반 수 이상의 환자들을 타 병원으로 이송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환자들은 다른 병원으로 보내지 말아달라고 울며 애원하여 수녀들도 같이 울었습니다. 밀려드는 외래환자들도 다른 병원으로 돌려보내야 했습니다.

 

결국 노사분쟁에 경기지방 노동위원회의 직권중재가 불가피하게 되었고, 병원측이 제안한 5%에서 6%로 인상되어 중재가 떨어졌습니다. 위에 명시한 단협사항들을 병원이 수용하는 결과로 마무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무노무임 적용반대와 그 당시는 시행치도 않은 징계철회를 외치며 노조는 불법파업을 장기화해 갔습니다.

 

이에 병원측에서는 환자들을 위해 노조측에 3차에 걸쳐 복귀할 것을 권고하며 복귀하는 직원들에게는 관용을 베풀겠다는 약속을 공문화 했고 공고를 하였습니다.

 

이에 응한 복귀자들에게 약속한 관용을 무노무임 적용 공제금액의 50%선부터 복귀차순 별로 지급 선처하였고, 파업참가자들에게 해당되는 징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1?2차 조사과정에서 280명 중 250명을 모두 사면했지만 끝까지 거부한 36명만 징계에 회부하여 25명은 경징계(경고 11명, 견책 14명) 11명은 중징계로 1명은 해고, 3명은 권고사직(받아들이지 않아 해고로 됨), 나머지는 감봉(기본급의 10/1감액- 2개월 1명, 1개월 6명) 등의 병원의 손실에 비해 최대의 관용과 선처에 노력했습니다. 그러므로 성가병원의 현재 천막농성은 4명의 해고자에 의한 개인 시위일 뿐, 다른 직원들은 전혀 동요됨 없이 정상근무를 하고 있는 상황으로 안정된 정상진료를 하고있습니다.

 

저희 병원 855명 직원 모두는 소중합니다. 그러므로 소수에 의해 수백 명을 위험으로 몰아가는 상황을 간과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노동자들을 위한 조합은 존재해야하지만 그 성격이 어느 특정인의 야망에 의해서나 집단이기주의 형태로 변형되는 것을 막아야하는 것이 또한 교회의 정의입니다. 우리 수녀들은 서로 얼굴도 마주보지 못하고 일하는 보세공장의 노동자들, 비닐하우스에서 하루생계를 얻기 위해 굴속 매연 속에서 막노동을 하고 있는 진짜 노동자들과 함께 살아왔고, 그들을 돕기 위해 20세기에서 21세기가 되어도 한달 3만원 용돈을 과분하게 쓰고있습니다.

 

공동의 약속을 임의로 왜곡 해석하여 선전선동하고, 이웃에게 피해와 손상을 입혔다면 마땅히 책임 져야 하는 것이 공동체의 질서이고, 창조로부터 내려온 하느님의 법이라 생각합니다. 이 법질서가 바로 잡힐 때 사회는 평화로울 것입니다.

 

성가병원과 수녀들을 믿고 기도와 관심으로 걱정해주시는 신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저희 병원을 찾아주시는 환자 분들에게 저희 수녀들은 친절과 봉사로 최대한 성심껏 모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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