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금)
(백) 부활 제7주간 금요일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내 양들을 돌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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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하고 싶은 우리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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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 [maria3731] 쪽지 캡슐

2002-05-16 ㅣ No.33393

우리 신부님은 군인이다.

 

계급도 있다. 소령이시다.

 

우리 신부님은 대머리 총각이다.

 

요즘은 좀 들어 갔지만 똥배도 나오셨다.

 

(^^신부님은 한사코 인격이라고 하신다. 절대 아니다.)

 

근데 웃으시는 얼굴은 영낙없는 소년이다.

 

우리 신부님은 강론을 너무 잘 하신다.

 

항상

 

마이크를 손에 쥐고 제대에서 내려 오셔서는 신자들 속에서 강론을 하신다.

 

질문을 많이 하시는데

 

마이크를 코 앞에 들이댈까봐 긴장하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재밌다.

 

신부님은 웃으면서 신자들을 울린다.

 

강론이 끝날 때마다

 

우리는 착해진 가슴을 쓰다듬으며

 

사도신경을 왼다.

 

한 번은 강론을 들으며 눈물을 닦고 있는데

 

너무 강론에 열중하셔서 한 쪽 샌들이 벗겨져 튀어나왔다.

 

슬그머니 발을 집어넣으시는 모습을

 

위층 성가대 석에 앉아 발견한 성가대원들은

 

엉덩이에 털 나고 말았다.

 

 

 

우리 신부님은 요리사다.

 

별의별 희안한 요리를 다 창조해 내신다.

 

예를 들어

 

얼린 홍시(소중하게 육 개월 이상 묵힌)의 껍질을 벗기고

 

우유와 커피를 약간 넣고 믹서기에 간다.(우웩!)

 

이건 예술이라고 외치시며

 

레지오 봉사하는 단원들에게 신부님은 죽같은 그것을 머그잔으로 한 컵씩 하사하신다.

 

레지오 봉사자들은

 

100 년쯤 묵은 보르도포도주를 마시는 듯

 

너무 행복한 표정으로  

 

맛나게 마신다.

 

 

 

그리고 하루 종일 니글거리는 속을 달래느라 콜라를 찾는다.  

 

 

 

우리 신부님은 천사같다.

 

한 번도 화 내시는 걸 본 적 없다.

 

늘 웃으신다.

 

하지만 참는 화가 병이 되는 법.

 

가끔은 화도 좀 내셨으면 좋겠다.

 

 

 

신부님은 많은 걸 가르치려 하지 않으신다.

 

그냥 행동으로 보이신다.

 

검소하게 사는 모습.

 

선하게 사는 모습.

 

인내하며 사는 모습.

 

어린아이 같은 모습.

 

 

 

우리 신부님이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면서

 

많은 군인들에게

 

늘 같은 모습으로 사랑을 심어주셨으면

 

참 좋겠다.

 

 

 

우리 군인신부님은 한재상 세례자요한 신부님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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