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羊(양) 돌보라고 보낸 牧者(목자)가 정치 강론으로 신자들 쫓아내서야…"/정의채 몬시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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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수 [whagok22341] 쪽지 캡슐

2013-12-23 ㅣ No.202842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羊(양) 돌보라고 보낸 牧者(목자)가 정치 강론으로 신자들 쫓아내서야…"/정의채 몬시뇰|주요공지

김찬수 | 등급변경 | 조회 0 |추천 0 |2013.12.23. 07:54 http://cafe.daum.net/catholicforkorea/TRs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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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羊(양) 돌보라고 보낸 牧者(목자)가 정치 강론으로 신자들 쫓아내서야…"

 

대담 : 정의채 몬시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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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12.23 05:31  

정의채 몬시뇰(명예 고위성직자)이 본 일부 사제의 정치참여 논란
"미사가 정치운동에 이용되거나 假面 역할하면 안돼
교황의 뜻은 투쟁·선동이 아니라 사람 마음 바꾸는 것
사회와 국민 변했는데 사제단은 아직도 과거에 머물러"

성탄절이 다가왔지만 천주교계는 어수선한 분위기이다. 지난달 22일 정의구현전주교구사제단의 시국 미사 파문 이후 사제의 정치 참여에 관한 서로 다른 입장의 성명과 강론이 잇달았고, 일부 사제의 정치적 발언과 행동에 대한 평신도들의 반발이 본격화하는 등 교단 전체가 정치에 휘말려 들고 있는 상황이다.

천주교 한편에서는 시국 미사가 이어지고 다른 편에서는 곳곳에서 마찰이 빚어지는 현 상황이 초래된 원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수습해야 하는지를 천주교 원로이자 대표적 지성인 정의채(鄭義采·88) 몬시뇰로부터 들었다.

―평신도들이 일부 사제를 교황청에 고발하는 등 사제의 정치활동에 대한 거부감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사제는 신자들을 위해 성당에 파견됐습니다. 그런데 사제의 강론이 정치적으로 편향되면 다른 입장을 가진 신자들은 달아날 것입니다. 양(羊)을 치기 위해 보내진 목자(牧者)가 양을 쫓아내서야 되겠습니까. 천주교 평신도의 80% 가까이 미사에 참여하지 않는데 그 중 상당수는 정치 강론 때문입니다. 미사는 정치 운동에 이용되거나 가면(假面) 역할을 하면 안 됩니다. 우리나라에도 반(反)성직자주의가 대두한 현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한국 사회와 천주교가 지금 겪고 있는 혼란은 한 번은 치러야 하는 홍역 같은 것으로, 잘 이겨내고 활용하면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정의채 몬시뇰 사진
“한국 사회와 천주교가 지금 겪고 있는 혼란은 한 번은 치러야 하는 홍역 같은 것으로, 잘 이겨내고 활용하면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정의채 몬시뇰. /이명원 기자

―이번 사태를 통해 사제의 정치 참여 한계에 대한 질문이 제기됐는데요.

"세상 질서의 주인공은 세속에 살며 세속을 건설하고 책임지는 평신도입니다. 구체적인 정치·경제·사회 문제에 대한 발언과 참여는 지식과 전문성이 있는 평신도에게 맡기고 사제는 세상에서 하느님 창조 계획의 올바른 실현이라는 보다 근본적이고 본래적인 문제를 고민해야 합니다. 사회 복음화 교리를 말할 때도 객관적으로 설명하면서 평신도들이 스스로 양심에 따라 판단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제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 정치적 발언을 할 수 있지만, 그 경우도 사제 신분에 걸맞은 내용과 형식이 필요합니다."

―천주교의 사회 참여와 관련,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첫 교황권고 '복음의 기쁨'을 놓고도 서로 다른 해석이 나오는데요.

"교황님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면 안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빈부격차가 심하고 정치적 혼란이 계속됐던 남미 출신이기 때문에 부조리 제거와 정의 실현을 남달리 열망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을 모범으로 '가난한 사람을 위한 가난한 교회'를 만들려는 교황님을 '사회주의자'로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하지만 교황님의 말과 행동은 겸손과 사랑, 온유함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는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상대를 증오하지 않아야 한다. 진정으로 화해하려는 모든 시민의 열정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폭력·폭언·투쟁·선동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어 사회를 변화시키자는 것이 교황님의 생각입니다."

―천주교의 정치 활동 중심에는 정의구현사제단이 있습니다. 사제단의 활동을 처음부터 지켜보신 입장에서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정의구현사제단이 만들어지던 초기에는 천주교 전체를 대표했고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독재시대가 끝나고 사회와 국민은 엄청나게 변했는데 사제단이 그만큼 달라졌는지는 의문입니다. 지금 정치적 견해를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모든 일은 국민이 판단할 것입니다. 사제들이 나서서 국론을 분열시킬 필요가 없습니다. 사제단은 여전히 유신시대의 경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종교계 일부와 정부의 대립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최근 상황은 정치권의 미숙한 대응이 초래한 측면이 있습니다. 여야는 죽기살기로 정쟁(政爭)만 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나라의 앞날을 여는 큰 정치를 해야 하는데 '수첩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대통령은 지나간 일들을 빨리 털어버리고, 인류 역사의 큰 변화에 눈을 돌려야 합니다. 개발도상국이 점점 중요해지는 세계사의 흐름에 맞춰 국민의 시야를 넓혀주고 국운(國運)을 열어나가는 '대형(大型) 대통령'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천주교 원로, 정의채 몬시뇰

1925년 평북 정주에서 태어났고 덕원 신학교를 다니다가 공산 정권의 탄압을 피해서 월남, 1953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이탈리아 교황청 우르바노대에서 철학박사를 받았고 서울 명동성당 주임신부, 가톨릭대 총장, 서강대 석좌교수를 지냈으며 2005년 교황청으로부터 '몬시뇰(명예 고위성직자)' 칭호를 받았다. '몬시뇰(Monsignor)'은 '나의 주님'이란 뜻으로 덕망 높고 교회에 공이 큰 원로 사제에게 수여되는 경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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