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 (월)
(백)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교육 주간)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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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신앙상담] 천주교 인정 않는 남편과 헤어지고 싶습니다.-----이동익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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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24.10.164.*]

2014-03-25 ㅣ No.10539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Q. 신부님, 저는 유아세례를 받고 성장하여 습관처럼 성당에 다녔지만 2년 전 목사의 아들인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하였습니다. 물론 혼인조당입니다. 그런데 지금 깨달은 것은 이 결혼 생활을 도저히 계속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온갖 독설로 천주교를 모독하고, 천주교 신자였던 저를 마귀 취급하는 시어머니를 이제는 더 이상 바라볼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이런 상태를 남편에게 이야기하면서 날 좀 살려달라고 애원을 했지만 오히려 저를 악독하고 못된 여자라고 온갖 위협을 합니다.  고통이 너무 큽니다. 도저히 함께 살수가 없습니다.


최선 다한 후의 결정도 존중됩니다

A. 고통이 너무 크십니다.  결혼하는 두 남녀의 새로운 가정에 혹시 어려움을 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각자가 결혼하기 전까지 살아온 모든 역사가 전혀 틀리다는데서 따라오는 문제일 것입니다.  가정 환경을 비롯해서 교육 환경, 성장 과정 및 배경, 종교에 이르기까지 서로 비슷한 것이라고는 거의 없는 두 남녀가 만나서 마음과 몸을 하나로 이루면서 살아간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요. 그렇기 때문에 부부가 서로를 위해 희생하고 이해하고 참아주며 살아가는 것이 부부 사랑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들이 되는 것입니다.  이 사랑은 배우자를 향한 전적인 내어줌과 희생함으로 요약됩니다.  상대방을 위해 나를 희생하고 상대방의 기쁨과 평화를 위해 나의 기쁨과 평화까지도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도 부부사랑은 요구합니다.

종교적인 편협함만큼 대인관계를 어렵게 하는 것은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심지어 부부 사이에서라도 종교 문제로 인한 갈등이 심하게 될 때에는 급기야는 헤어지기도 하니까요.  자매님의 사정을 충분히 듣고서 생각한 것은 지금 현재 자매님이 생각하고 또 느끼고, 또 고통스럽게 겪는 모든 일에 대해서 남편과 아주 솔직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2년 가까이의 결혼 생활에서 남편에 대해서 느낀 일들, 시어머니로부터 겪은 고통들, 그리고 지금 현재의 상황으로서는 도저히 함께 살기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등등의 모든 얘기를 솔직히 털어놓으셔야 합니다. 자기 부인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도저히 삶을 지탱해 나갈 수 없는 딱한 처지에 있다고 할 때 부인의 그 어려움을 외면할 남편이 어디 있겠습니까?  만일 그 어려움을 외면하고 부인에게만 희생과 인내만을 강요하는 남편이라면 솔직히 함께 일생을 살아갈 반려자라고 말하기도 창피하겠지요.

그러나 그렇게 솔직한 대화를 나누고 남편의 협조를 구했어도 잘 되지 않는다면 잠시 남편과 떨어져 있는 시간도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남편이나 자매님 역시 가정의 파괴를 원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비록 지금의 상황이 어렵지만 자매님께서 남편의 도움으로 함께 노력하면서 이 어려움을 극복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노력 후에도 신앙과 인간다운 삶을 위해 헤어질 수밖에 없다는 선택을 하신다면 그 결정도 마땅히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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