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로만 칼라의 깡패 신부님 』

스크랩 인쇄

최미정 [NATALIA99] 쪽지 캡슐

2000-09-07 ㅣ No.13818

            배경 음악: 『 Forever 』         

 

        나 탈 리 아 의 게시판입니다.

 

       안녕하세요?

 

      서울 노량진 본당 초등부 주일학교 교사

 

      ’최미정 나탈리아’입니다.

 

      지난 『슬픈 궁예』(게시판 번호 13764번)에

 

      보내주신 관심과 사랑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이 게시판을 통해 자주 찾아뵐 것을

 

      약속 드리며 지난 MBC 다큐 프로그램 중

 

      ( 8월 25일 방영됨 )

 

      문정현 신부님의 이야기인 ’길 위의 神父님’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아 여러분들과 함께

 

      그 감동을 같이 나누고자 이렇게 글 올립니다.

 

      읽어보시고 9月 순교자 성월

 

      형구틀 아래서 시퍼런 칼 날 아래서

 

      보내야 했던 우리 선조들의 믿음을 본받아

 

      어쩌면 또 다른 모습으로 순교의 길을 가고 계시는

 

      문 신부님의 화이팅을 외치며

 

      그 분을 위한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우리의 예수님께서 바라는 모습대로!

 

 

      ※ MBC 다큐 원고 참조함.

 

     Persona Non Grata (페르소나 논 그라타)

 

     기피인물 또는 비우호적 인물 이라는 의미의 라틴어

 

     지난 90년. 폭로된 보안사 사찰대상 디스켓.

 

     개인번호 169번 문정현.   

 

     그의 "개인특성"은 다음과 같다.

 

     전북지역 대표적 문제인물.

 

     외고집에 타협할 줄 모르는 성격.

 

     저돌적 성격으로 "깡패신부"라 불리움.

 

     3,4공화국시 반정부활동하다 실형 수형... 그랬다.

 

     그는 늘 이쪽 편에 있었다. 한낮 땡볕 아래 민초와

 

     함께 있었다. 세월이 흘러 유신철페, 반독재의 목소리가

 

     수그러들고, 함께 민주화운동을 했던 DJ가 대통령이

 

     되었어도 그는 여전히 남은 자가 되기로 했다.

 

     가진 자에게 있어 그는 늘 페르소나 논 그라타.

 

     깡패신부 문정현, 그는 무엇을 위해 싸우는 것일까?

 

     

 

     Pro Vobis Et Pro Multis!(프로 보비스 에트 프로 물티스)

 

     : 너희와 모든 것을 위하여 라는 의미의 라틴어

 

     1966년 12월 16일. 문정현 27세. 사제서품식.

 

     그는 제단에 엎드렸다. 엎드림의 예식.

 

     낮은 곳으로 내려가기 위함이다. 이제 나는 없다.

 

     순명, 정결, 독신을 서약하고 신부가 된다.

 

     선택한 길이 아닌 선택 받은 길.

 

     무소유의 가난으로 가장 낮은 곳으로 간다.

 

     이제 사제가 된다. 로만칼라의 신부가 된다.

 

     사제여! 그대는 누구인가.

 

     사제여 그대는 아무것도 아니며 또한 모든 것이니라.

 

     그리고 34년의 세월이 흘렀다.

 

     시골마을 <작은자매의집> 흰수염이 무성한 원장신부님은

 

     서른 여덟 중증장애아들의 아버지다.

 

     버려진 아이들에게 문요한, 문하늘... 성을 붙여주고.

 

     이름을 불러주고. 요한아, 하늘아..

 

     

 

     프로 보비스 에트 프로 물티스!

 

     : 너희와 모든 것을 위하여!  

 

     작은 시골마을 성당에서 세상 한복판으로

 

     전북 익산시 한적한 농촌마을에 위치한 성당

 

     "작은자매의 집" 부모에게 버림받은 중증 지체장애아들의

 

     보금자리다. 원장 문정현 신부(61).

 

     하얗고 무성한 수염은 영락없는 시골마을 신부님인데

 

     노동자처럼 검게 그을은 얼굴빛이 예사롭지 않다.

 

     인권, 민주화운동의 상징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멤버이자 89년 임수경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문규현 신부의 형, 75년 인혁당 사건부터 시작해

 

     지난해 기아특수강, 만도기계 노동분규현장까지,

 

     30여년 숱한 한국사회운동의 "대책위원장"이

 

      그를 규정하는 또다른 이름이었다.

 

     그리고 지금 또다시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그의 이름옆에는 <불평등한 SOFA개정 국민행동 상임대표>

 

     라는 말이 붙어있다.

 

     익산에서 서울로 다시 매향리로. 반미운동의 최전선에서.

 

     최근 노근리사건, 매향리 미공군기 폭탄투하 사건,

 

     미군 술집여종업원 살해사건,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개정협상등 일련의 미군관련 사건이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반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그 최전선에 문정현 신부가 서 있다. 올해 나이예순하나.

 

     고령의 나이다. 더구나 지난해 여름 기아특수강

 

     단식농성으로 얻은 협심증과 목디스크로 인해

 

    ’단순한 사고만으로도 상당히 심한 장애가 올 수 있다’는

 

     의사의 충고도 무시하고, 익산에서 서울로, 다시 매향리로.

 

     연일 계속되는 시위를 이끌고 있다.

 

     평범한 사제에서 민중의 아버지로.

 

     30여년 걸어온 가시밭길.  

 

     무엇이 그를 세상의 한복판에 서게 했을까.

 

     작은 시골마을 서른 여덟명 지체장애아들의 아버지이자

 

     노동자의 아버지, 美대사관앞, 매향리폭격장등 전국을

 

     누비며 "불법집회"를 이끄는 길위의 신부 문정현!

 

     그의 행로를 함께 밟아가는 동안 우리는 한국사회의

 

     모순된 현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가난하고 억울하고 소외받는 이들의 삶의 현장에 함께

 

     서 있는 것이야말로 사제의 역할이지.

 

     난 그 역할에 충실할 뿐이야.

 

     그것이 나의 신앙인 셈이고... "

 

     

 

      깡패신부, 문정현

 

     지난 5월16일 미대사관앞.

 

     SOFA개정촉구시위.

 

     시위대와의 몸싸움이 시작되면서 문신부가 대열앞으로 나왔다.

 

     그러자 경찰대열에서 누군가 "야, 조심해 깡패신부다" 라고

 

     말했다. 제일선의 전경들은 급히 모자를 움켜쥐기 시작했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다 모자며, 카메라며, 무전기며

 

     닥치는대로 강탈하는(?) 문신부의 악명이 서울까지

 

     파다했던 것. "집회때마다 과격하기로 유명한데 혹시

 

     ’신부가 너무 심하다’는 소리는 안 듣습니까?"

 

     "싸우기로 작정한 이상 몸을 던져야지. 분노를

 

      몸으로 표현하는 것도 주님의 가르침이야."

 

     깡패신부 문정현의 명답이다.

 

     ▣ 서른 여덟 작은 영혼들의 아버지, 문정현

 

     1986년 병든 수입소로 인한 소위 ’소파동’으로 인해

 

     연일 단식과 항의농성으로 바쁘게 지내던 어느 여름날.

 

     "사람소리도 아니고, 짐승소리도 아닌 무슨

 

      소리가 나서 따라들어가 봤더니 애를 묶어서 감나무에

 

      묶어놓았더라구. 얼굴은 음식으로 칠갑을 하고,

 

      그릇은 뒹굴고 있고... 완전히 개를 키우는 꼴이었어.

 

      순간 눈물이 왈칵 치솟았어. 이 아이를 두고 내가 무슨

 

      목회며, 농민운동인가 싶더군." 성당옆 묵은 창고를

 

     개조해 방을 만들어 아이들을 하나둘씩 돌보기 시작했다.

 

     버려진 중증장애아들의 따뜻한 보금자리

 

     "작은 자매의 집"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 동료의 죽음을 보다 (로베르또 신부의 선종)

 

     매향리와 미대사관 앞 집회때마다 눈에 띄는 이가 있었다.

 

     양키고홈을 외치는 벽안의 신부. 서 로베르또. 미국태생.

 

      문신부와는 10년 지기였다.

 

     그가 직장암이라는 고통스러운 병으로 66세의

 

     생을 마감했다. SOFA개정 협상을 불과 며칠 앞둔

 

     7월29일 새벽, 부랴부랴 찾아온 문신부를 기다렸다는

 

     듯이 그날 새벽 숨을 거두었다.  

 

     이틀후, 로베르또 신부의 장례는 그의 유지를 받들어

 

     미대사관 앞에서 노제를 치른 후 장지로 향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시신을 실은 영구차는 장지로

 

     직행해 버리고 느닷없이 경찰차가 도로 중앙을 막아섰는데...

 

     ▣ SOFA개정 협상 하루전, 문신부의 분노가 폭발했다!

 

     8월1일. 정오가 막 지난 시각. 세종호텔 부근을 지나던

 

     시민들은 더위와 정체로 짜증이 극에 달했다.

 

     출퇴근 시간도 아니고 이렇게 막힐 이유가 없는데...

 

     고개를 빼고 정체의 원인을 찾던 시민들은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장의차를 둘러싸고 상주인 듯한 사람들과

 

     촌로들이 수십명의 경찰, 전경들에게 격렬하게

 

     항의하고 있었다. 겁에 질린 아이들 울음소리, 고함소리,

 

     자동차 경적소리가 온통 뒤범벅되어 그야말로 아비규환.

 

     그리고 무장한 전경들에게 빽빽히 둘러싸인 버스 위에서는

 

     머리와 수염이 온통 하얀 로만칼라의 신부가 목이 터져라

 

     무언가를 외쳐대고 있었다. 저이는 도대체 누굴까?

 

     신부님이 도대체 버스 위에는 왜 올라있는 것일까?

 

     무엇이 그를 저렇게 내몰았을까?

 

     ▣ 노신부의 작은 소망

 

     문신부가 현재 돌보는 아이들은 38명.

 

     ’미국놈이랑 싸우느라’ 자주 볼 수 없기에 함께 하는 날이면

 

     아이들은 쉴새없이 문신부의 품으로 파고든다.

 

     그 아이들을 일일이 안으며 문신부는 작게 중얼거린다.

 

     젊고 생각 바른 신부가 몇 명 있으면 좋으련만...

 

     이제 사회운동은 젊은 신부들에게 물려주고 자매의 집에만

 

     몰두하려는 걸까? "예끼! 이사람 그반대라네. 그게 아냐.

 

     나같이 바쁜 사람보다 더 자주 아이들을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거지."

 

     

 

     나는 이 프로그램을 보며 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얀 수염 흰 머리의 老 신부님이 버스 위에서

 

     외치는 소리 그대로는 어쩜 이 천년 전

 

     예수님의 소리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정의를 위한 삶, 그것이 곧 사랑의 실천임을

 

     머리가 아닌 몸으로 직접 겪어내며 살아가시는

 

     ’문정현 신부님’께 사랑과 기도를 드리며

 

     우리 곁에 계시는 또 다른 신부님들을

 

     위해서도 기도 드립니다.

 

     늘 주님의 은총이 가득하기를 바라면서요.

 

     

           - 2000년  9월  7일  목요일 -

 

     +^.^+ 서울 노량진 본당 초등부 주일학교 교사

 

                  『 최미정 나탈리아 드림 』

 

    P.S: "배경 음악 너무 좋죠!

 

         프로그램 중 문 신부님이 직접 아코디언으로

 

         연주하신 Forever예요.

 

         신부님께 영원한 은총이 쏟아지길 빌며```.

 

         아래에 문신부님과 그 분의 어머니 사진 실습니다."

 

                 

 

      

 

      

 

      

 

 

       

 

 

 

 

 

 



4,224 0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