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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교회의 보고(寶庫)-성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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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엽 [simjy] 쪽지 캡슐

2005-03-10 ㅣ No.437

가톨릭교회의 보고(寶庫)-성체(2)

신앙은 성체의 힘으로 유지

신자들의 남다른 인간미는

‘성체체질’로 변화됐기 때문

 

근래에 성체의 진가를 삶으로써 드러낸 이가

마더 데레사이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세기의

성녀 마더 데레사의 삶은 한마디로 성체가

이뤄낸 기적이라 할 수 있다. 성녀는 인종과

종교와 대륙의 장벽을 허물어뜨리는 감동적인 사랑을 실행하였다. 이제 성체가 마더 데레사의 영혼을 어떻게 움직여 왔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마더 데레사와 성체

 

마더 데레사는 신앙생활은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성체의 힘으로 영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녀는 성체로 오시는 예수님과 온전히 하나가 되어서 살고자 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서 살고 나도 그 안에서 산다』(요한 6, 56).

마더 데레사는 말한다.

『우리는 성체로 살아야 하고 마음과 삶이 성체로 짜여져야 합니다. 사랑의 선교사가 마음속에 그리스도를 모시고 있지 않다면 그리스도를

줄 수 없습니다. 우리의 삶은 성체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성체와 가난한 이, 또 가난한 이와 성체를 따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분께서 그분에 대한 나의 배고픔을 채워주셨으므로 이제 나도 그분의 영혼에 대한 그분의 배고픔을, 사랑을 채워주러 갑니다.

성체는 기도의 성사이자 그리스도인의 삶의

결정이며 샘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성체가 가난한 이에 대한 사랑과 봉사로 우리를 이끌어

가지 않는다면 그 성체는 불완전한 것입니다』

(마더 데레사 지음, 지은정 옮김, 「작은 몸짓으로 이 사랑을」, 바오로딸, p73~p75)

 

마더 데레사의 가르침은 심오하다.

성체가 우리 안에 오시어 우리에게 사랑의 양식이 되면, 우리는 그 성체로 충만해져서, 이제

우리가 성체가 되어 가난한 이를 위한 사랑과 봉사로 나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더욱 오묘한 것은 우리 앞에 서있는 그 「가난한 이」들이 바로 성체 안에 몸을 감추고 오신 그 예수님과 같으신 분이라는 것이다.

성서에 바탕을 두고 있는 이 놀라운 통찰은

단순히 교리를 넘어 삶으로 구현되었다는 점에서 감동적인 것이다. 이런 그녀의 가르침을

따라서 사랑의 선교회 자매들은 그들의 사도직을 수행하기 위하여 성체와 일치된 삶을 산다. 그들은 하루의 일과를 미사, 영성체 및 묵상으로 시작하고 한 시간의 성체조배로 끝을 맺는다. 이러한 성체와의 일치에서 그들은 힘, 사랑 그리고 기쁨을 얻고 있다.

 

성체와 그리스도인

 

성체로 힘을 얻고 성체의 사랑을 몸소 실현하는 이 수녀님들의 삶을 보고, 힌두교도들은 그리스도인을 「주는 사람」이라고 여기게 되었다.

마더 데레사는 증언한다.

『「그리스도인은 어떤 사람입니까?」

어떤 사람이 힌두교도에게 물었습니다.

그는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주는 사람입니다」.

여러분에게 부탁할 것이 있습니다.

싫증내지 말고 주십시오. 그런데 남은 것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상처를 받을 때까지, 고통을 느낄 때까지 주십시오』

(마더 데레사 지음, 김순현 옮김, 「즐거운 마음」, 오늘의 책, p75 참조)

성체를 자신의 몸에 온전히 받아들인 사람은

자연히 「주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

이것이 성체를 모시는 그리스도인이 가야할

유일한 길이다. 생명의 빵 안에 오시는 예수님을 받아들이면 이제 우리의 삶에서 예수님이

드러나야 하는 것이 필연인 것이다.

이 점에 대한 마더 데레사의 다음의 증언은

우리를 위한 호소력 있는 권고이다.

『우리는 생명의 빵을 받아들임으로써 예수

자신을 받아들입니다. 날마다 우리 수녀들은

영성체가 끝난 후에, 뉴먼 추기경이 지은 기도를 바칩니다.

「예수님,/ 제가 가는 곳마다 당신의 향기를

발하게 하소서. 당신의 영과 생명으로 저를

가득 채우소서. 제 온 몸을 소유하셔서,/ 제 삶이 당신의 광채가 되게 하소서. 저를 통해서

빛을 발하시고,/ 제 속에 계셔서,/ 제가 만나는 모든 사람이/ 제 영혼에서 당신의 모습을 보게 하소서. 그들이 더 이상 저를 보지 않고,/ 예수만을 보게 하소서. 저와 함께 머물러 주소서.

그리하면 제가 당신처럼 빛날 것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빛이 되는 만큼 반짝일 것입니다.

오 예수님,/ 저는 아무 빛도 아니오니,/ 빛은

모두 당신에게서만 옵니다. 저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빛을 비추시는 분도 당신입니다.

당신께서 가장 사랑하시고,/ 제 주위의 사람들에게 빛을 비추시는/ 그 길에서 당신을 기리게 하소서. 저로 하여금 설교하지 않고도 당신을 전하게 하시고,/ 말이 아니라 모범으로 당신을 전하게 하시고,/ 제가 하는 일의 호소력으로,/ 제 마음이 당신을 향해 품은 충만한 사랑으로/ 당신을 전하게 하소서. 아멘」』

(마더 데레사 지음, 김순현 옮김, 「즐거운 마음」, 오늘의 책 2003, p36~p37)

 

물론, 뉴먼 추기경의 기도가 우리 삶 안에서

현실이 되려면 우리 안에 성체의 은총이 함께 해야 한다. 그러기에 마더 데레사는 이 아름

다운 기도를 영성체후 묵상 기도문으로 선택했던 것이다.

 

필자는 미용실 자매님들에게서, 또는 택시 기사님들에게서 천주교 신자에게서는 뭔가 남다른 인간미가 풍긴다는 말을 곧잘 들어왔다.

이는 천주교 신자들이 비교적 성서말씀을 자주 접하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해가 안

가는 칭찬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미사를 드리다가 불현듯 『아하 그 비밀이 「성체」에 있었구나!』하고 깨닫게 되었다.

 

사람들에게는 체질(體質)이라는 것이 있다.

체질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구분된다.

타고난 체질이 있는가 하면, 후천적으로 형성되는 체질이 있다. 그런데 후천적인 체질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이 음식이다.

그 사람이 먹은 음식이 그 사람의 후천적인 체질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래서 채식이냐 육식이냐, 건강식이냐 아니냐에 따라서 알칼리성체질이냐 산성체질이냐, 몸짱형이냐 비만형이냐,

느긋형이냐 조급형이냐 등등이 결정된다.

우리의 심신은 먹은 음식에 의해서 결정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육적 양식이 저러하건대, 저 란치아노의 성체

기적에서 의학적으로 예수님의 심장조직의

살로 검증된 성체가 우리 안에 들어와 끼치는

영향력은 과연 얼마나 더 크겠는가 하는 조심스런 발상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요컨대, (매일) 성체를 모시고 사는 우리는 이미 성체체질(聖體體質)로 변해 있다.

예수님의 성품, 예수님의 가없는 희생적 사랑이 어느덧 우리 안에 배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예수님의 향기를 풍기고 있는 것이다.

 

차동엽 신부(미래사목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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