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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신학ㅣ사회사목

[사목] 논평1: 통합사목은 교회의 보편성과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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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6-02-07 ㅣ No.346

<논평 1> 통합사목은 교회의 보편성과 통한다

 

 

한국 천주교회에서 아직 공식적인 용어로 자리 잡지 못한 ‘통합사목’이라는 주제와 소공동체 사목의 관계성을 논한 발제자의 논문은 현재 한국 천주교회가 미래 전망을 모색하는 데 빛을 던져주는 의미를 지닌다고 하겠다. 그렇기 때문에 이 논평을 맡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관례상 아래에서는 발표하신 전원 신부님을 논자(論者)로 호칭하겠다. 

 

평자는 논자의 기본 취지에 전반적으로 동의한다. 특히 누룩과 겨자씨 같은 ‘가능태’로서의 소공동체, 그리고 통합사목의 원리로서 대형 본당이 안고 있는 익명성과 비인격성, 탈주체성을 극복하는 대안으로서 ‘작은 공동체가 주는 힘’, 그리고 교회의 사명을 수행하는 데에서 ‘통합적’ 기능을 가지는 소공동체에 대해서 동감한다. 

 

그리고 일단 통합으로 번역된 integral이 가톨릭(Catholic) 교회의 명분(名分)과 합치된다는 점에서 integral pastoral이란 비전을 환영한다. 참고로 ‘가톨릭’의 의미를 매우 적절하게 설명한 예루살렘의 성 치릴로(386년 사망)의 말을 인용해 본다. 

 

“교회는 온 세계를 두루 아우르기 때문에 ‘가톨릭’이라 불린다. (…) 교회가 보편적으로 가르치되 모든 도리(道理)를 하나도 빠짐없이 가르치기 때문에 (…) 교회가 통치자나 백성들이나, 배운 사람이나 배우지 못한 사람이나 구별 없이 모든 계층의 사람들을 참된 신앙의 품으로 데려오기 때문에 그리고 교회가 어떤 죄악이라도 모두 돌보고 치유해 주기 때문에 (…) 그리고 교회가 온갖 덕목을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에 (…) 그리고 모든 종류의 영적 은총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가톨릭’이라 불린다”(「교리강론」, 18장 23항).

 

논자가 제시한 방안들에 전적으로 찬동하면서, 평자의 이해가 미치지 못한 부분이나 다르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에 대하여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본다.

 

첫째, integral이라는 용어이다. 논자는 두문자어(頭文字語 acronym) AsIPA의 Integral을 ‘통합’이라고 번역하여 사용하고 있다. 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통합’은 “(둘 이상의 조직이나 기구 등을) 하나로 모아 합치는 것”이나 “심리학 용어로서 인격의 구성 요소가 조화로운 구조를 이루는 일”의 의미를 지닌다. 그러니까 통합은 서로 별개의 것이 합하여 하나를 이루는 의미를 강하게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영어로 integral은 두루 아우르고 모두를 포괄하여 부족함이 없다는 의미를 더 강하게 풍기지 않나 생각한다. 이런 의미라면 오히려 개신교회에서 사용되고 있는 통전(統全)이라는 용어가 적합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제안한다.

 

둘째, 우리가 지금까지 늘 가지고 있었던 딜레마로 과연 한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소공동체’와 다른 ‘단체’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곧 소공동체가 과연 ‘단체’를 integral한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셋째, 통합사목과 관련하여 논자가 언급한 여러 요소들을 어떻게 구조화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에 대한 ‘미래사목연구소’의 대안을 소개하고자 한다. 논자는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유기체’로 바라보며 ‘하느님 백성’과 ‘친교의 공동체’ 개념을 받아줄 통합사목의 원리로서 소공동체를 ‘소공동체 안에서 영성적 통합’, ‘교회 사명의 수행의 통합적 기능’, ‘교회구조의 통합적 기능’으로 나누어 전개하였다. 소공동체가 교회의 ‘영성’과 ‘사명’ 그리고 ‘구조’를 통합하는 사목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논지에 적극 동감하면서, 평자는 이미 똑같은 취지로 소공동체 중심의 본당 활성화 모델 ‘EP-1234’를 개발 중임을 밝힌다.

 

[사목, 2005년 6월호, 차동엽(인천교구 미래사목연구소 소장 ·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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