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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신학ㅣ사회사목

[사목] 한국 천주교회의 통합사목 모델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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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6-02-07 ㅣ No.353

한국 천주교회의 통합사목 모델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

 

 

1. 교회와 사회

 

1) 한국사회에 대한 이해

 

한국사회에 대하여 1970년 이후 장기적인 관점으로 이해의 지평을 넓힐 필요가 있다. 1970년대, 특히 1975년에 남북한은 거의 비슷한 경제수준이었다가 그 이후부터 남한의 경제가 북한을 앞지르기 시작하였다. 이때는 비록 경제수준은 나아지기 시작하였지만, 오랜 군부독재에 반대하는 민주화 운동이 계속해서 일어났으며, 미국 등에서 남한의 인권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 한편, 한국 천주교회 내에서도 인권운동에 대한 관심이 싹트기 시작하였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1980년대는 1980년의 광주 민주화 운동 이후 전두환 군부 독재 아래서 인권탄압이 가중되었고, 이는 열광적인 민주화 운동으로 이어졌다. 한국 천주교회도 여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였는데, 이러한 영향으로 해마다 신자 수가 많이 증가하였다. 

 

1990년대는 1993년에 문민정부가 출범하였고, 1998년에 국민의 정부가 출범하는 등 민주화가 상당히 진전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1997년의 IMF 경제위기도 함께 맞이하였던 시기로 사회의 극단적인 양극화가 시작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천주교회의 신자 증가율은 계속해서 둔화되었으며, 이에 따른 교회 내 쇄신 차원에서 교구 시노드가 추진되기 시작하였다. 

 

2000년대는 2003년에 참여정부가 출범하였으며, 선진국 진입의 기반을 마련하고자 노력하는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2008년에는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측되며, 2010년대는 3만 달러를 향하여 나아가는 시대일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고소득 시기에 교회 내에서 시대적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통합사목 모델을 수립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

 

북한은 1970년대 이후 30년 이상을 1인당 국민소득 1000달러 수준을 밑도는 상태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을 장악한 1998년 이후 북한의 경제는 점차 성장하고 있다.

 

2) 남북한과 중국에 대한 이해와 장기 전망

 

중국 경제를 남북한과의 관계에서 파악하면, 1990년대 남한에서 중국으로 많은 기업이 이동하였다. 서울 올림픽 이후에 임금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노동력 부족으로 남한의 기업들이 중국으로 대거 이동하였다. 특히 산둥성과 광둥성으로 집중적으로 이동하였다. 그 결과 중국 연안 도시들은 소득수준이 급격히 상승하였다. 최근에는 중국 연안에서도 노동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임금도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화의 급진전으로 전력 공급이 부족하여 생산 차질이 나타나기도 한다. 

 

향후 북경 올림픽 이후 중국의 변화와 관련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망을 할 수 있다. 먼저 연안지역 고임금화가 지속되고, 노동자 수의 급격한 증가와 분배 욕구 확대로 새로운 노동운동이 발생할 것이다. 또한 기업 선진화를 위한 사회 민주화 요구로 시민운동이 부상하며, 서비스 산업의 발달로 제조업에서의 인력난이 발생하고, 이에 따른 중년 여성 근로자 고용 증대 및 고령화에 직면할 것이다. 따라서 2008년 이후 2003년 기준 1인당 국민소득보다 5천 달러 정도 상승함으로써 저임금 환경을 유지하고 있을 북한으로 대규모의 기업 이동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러한 중국과 북한의 변화는 천주교의 새로운 선교지로 중국과 북한이 급격히 부상한다는 의미이며, 이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3) 한국의 경제규모와 세계경제에 대한 장기 전망 

 

한국의 경제규모는 2004년 현재 세계 10위 수준이다. 한국이 앞으로 지향하여야 할 경제개발모델 역시 강중국(强中國)이다. 강중국이란 인구가 5천만에서 8천만 명 사이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산업을 10개 이상 보유한 국가를 말하는데, 독일과 영국 그리고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대표적인 국가들이다. 

 

2015년(10년 후), 2020년(15년 후), 2030년(25년 후)의 각국의 세계 경제규모 순위에 대한 장기전망을 살펴보면, 한국은 8위 또는 6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장기적으로 중국과 인도의 약진이 예상되며, 한국은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과 치열한 경쟁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앞으로 강중국으로서 세계 경제규모 7위권으로 진입하려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산업을 10개 이상 육성하여야 하며, 제조업으로서 항공기 산업과 첨단지식 기반 제조업으로서 생명공학, 서비스 산업으로서 금융, 의료, 교육과 디자인, 패션, 영화, 문화 등을 육성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한국 천주교회는 강중국으로 분류되는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 대하여 많은 지식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강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4) 한국사회의 경제 발전과 위기: 인구, 에너지, 고용

 

한국이 이와 같은 세계적인 경제규모로 발전하는 데 제약조건은 인구 감소, 에너지 부족과 실업률 증대 등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인구 감소를 적극적으로 억제하기 위한 출산장려정책이 절실하다. 우리나라는 이미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 인구의 7.2%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였으며, 2026년에는 20.0%로 초고령 사회에 도달할 전망이다. 

 

이 인구 고령화 현상과 관련하여 적실성 있는 노인 정책이 요구되는데, 한국 천주교회가 이러한 사회적 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정책적 대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실버타운과 병원, 지역의 자원봉사 체제를 결합하는 모델은 한국 천주교회가 가장 강점을 지닌 영역일 것이다. 그리고 자원봉사 체제의 활성화는 사회적 일거리 창출이라는 측면에서 고용 확대로 이어질 것이다. 결국 통합사목 모델을 개발하려면 먼저 한국사회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깊은 이해가 전제되어야 하며, 이에 맞갖은 모델을 개발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2. 교회와 개인

 

1) 조직 수준별 통합사목 모델 방향

 

통합사목 모델은 각 조직 수준을 모두 통합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한국 천주교회에서는 그동안 교구 수준과 본당 수준에서는 풍부한 논의가 있었으나, 주교회의, 지구, 소공동체 수준에서는 상대적으로 논의가 부족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보완이 절실하다.

 

소공동체 수준을 강화하려면 각 조직 수준의 지원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주교회의 수준은 한국 천주교회의 모든 소공동체를 인터넷과 방송을 통하여 시공간적으로 통합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곧 정보통신기술로 각 조직 수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깊이 숙고하여야 한다.

 

2) 주교회의 수준

 

통합사목 모델을 정립할 때 주교회의는 통합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고등교육원을 설립하여 통합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통합사목연구소를 설립하여 통합 소공동체론을 개발하여 각 교구에 대한 컨설팅 기능을 수행하는 기구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선진국의 주교회의 운영 모델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이와 아울러 선진국과 교구 간 교류체계를 확보하여 각 교구 내의 본당별로 교류 본당을 지정하여 정기적 교류가 가능하도록 하고, 더 세부적으로 본당 내의 지역별 교류체제까지 확보함으로써 한국 천주교회 신자의 세계화와 복음화를 이끌어야 할 것이다. 

 

한편, 북한과 중국의 경제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새로운 집중적인 선교전략이 요구되며, 이제는 각 교구의 북한과 중국의 지역별 분담체제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또한 선진국 교구 또는 본당과의 교류, 북한과 중국의 지역별 분담에 대한 체계적 계획 추진을 주교회의가 담당하여야 할 것이다.

 

3) 교구 수준

 

교구 수준의 통합사목 모델을 개발하려면 교구 시노드의 통합화/표준화, 교구 조직의 통합화/표준화, 교구 위원회의 통합화/표준화, 교구 규정의 통합화/표준화(공식화 단계에 대한 상호간 벤치마킹 촉진), 교구 수준의 지원체계의 통합화/표준화, 교구 수준의 사목자료 제공체계의 통합화/표준화가 필요하다. 곧 경험의 교류를 위한 교구 수준의 종합적인 비교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교구 수준에서 신학교를 갖는 체제로 전환하였으므로 이를 기반으로 교구에는 사목대학원과 사목연구소를 설립하여 본당과 소공동체 사목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사목대학원은 인구 고령화에 대비하여 은퇴한 고급인력을 소공동체 사목현장에 투입하기 위한 인적 자원 양성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사목대학원을 통한 인적 자원과 재정 확보는 사목연구소의 인프라로서의 의미를 갖게 된다. 따라서 본당별로 매학기 1인 이상을 사목대학원에 입학시키는 정책을 펼친다면 본당과 소공동체 사목의 좋은 동반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4) 지구 수준

 

지구 수준은 통합사목에 대한 경험이 가장 적은 부분이며, 도시화가 진전됨에 따라서 가장 절실하고도 시급히 통합사목 모델을 정립하여야 할 영역이다. 이미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의 직선제가 시행되면서 지방자치가 강화되고 있으므로, 각 교구의 지구 단위를 지방자치단체 영역과 일치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공동사목에 대한 경험을 통합화하고 표준화시킬 필요가 있으며, 이에 대한 실증연구가 필요하다. 

 

한편, 지구 수준의 사목평의회를 발족하여 활성화시킴으로써 본당 간 경험을 교류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행사를 공동 개최하도록 할 수 있다. 지구 수준에서 실버타운을 만들어 병원, 노인복지기관 그리고 자원봉사 체계를 결합시키는 모델을 구축한다면 노인문제와 고용문제에 대응하며 소공동체의 활성화를 지원하는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청소년 복지기관, 장애인 복지기관, 여성 복지기관을 적극적으로 위탁운영하며 지구 내 본당의 자원봉사 체계를 결합시키는 모델도 가능하다. 그리고 교회에서 설립한 초중고 각급 학교도 이러한 개념에서 접근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교구 단위로 이러한 분야의 실태를 실증연구하여 종합적으로 지향하여야 할 대안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5) 본당 수준

 

본당 수준의 조직운영을 살펴보면 기능별 조직에서 매트릭스 조직으로, 그리고 매트릭스 조직에서 사업부제/팀제 조직으로 이행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곧 본당 사목평의회와 단체 중심의 본당운영을 기능별 조직이라고 한다면, 소공동체와 본당 수준 단체가 공존하는 체제에서 본당을 운영하는 것을 매트릭스 체제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소공동체가 중심이 되는 본당 운영을 지향한다면 그것은 사업부제 내지 팀제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사업부제 또는 팀제 조직이 정착하려면 우수한 인적 자원의 확보와 본당 수준, 지구 수준, 교구 수준, 주교회의 수준의 지원체계가 확보되어야 한다. 

 

또한 본당 사목평의회의 본당 총회 활성화와 소공동체의 참여(본당 총회를 본당 사목평의회의 중심적 활동으로 격상, 본당 총회에 각 구역장과 반장 참여), 본당 사목평의회의 상임위원회 활성화와 소공동체의 참여(사목평의회 상임위원회에 구역장 대표 참여), 본당 사목평의회 분과위원회와 소공동체의 유기적 관계 확보(분과위원회 참여자의 소공동체 참여), 본당 단체와 소공동체의 유기적 관계 확보(본당 단체 참여자의 소공동체 참여), 구역별 인적자원 양성 체계 확보(각 구역에서 1인 이상의 사목대학원 수료자 확보) 등이 필요하다.

 

6) 소공동체 수준

 

우선 소공동체는 가톨릭 2000년 역사 경험의 총합이어야 하며 완전하여야 한다는 명제에서 출발하여야 한다. 또한, 정보기술(IT)에 힘입어 주교회의(거시)와 소공동체(미시)의 통합화를 실현함으로써 한국 천주교회 소공동체의 공간적 시간적 통합화를 달성해야 한다. 소공동체 수준의 통합사목 모델을 개발하려면 대도시, 중소도시, 농어촌 지역의 본당을 지정하여 실증적인 연구를 해야 할 것이다. 

 

연구방향은 본당 수준 분과위원회와 단체의 소공동체 안에서 찾아야 한다. 곧 소공동체 관점에서 각 구역 소속 신자가 각 분과에 소속되어 있는 정도를 파악하고, 소공동체 소속 신자의 균형 있는 참여가 확보되도록 배려하며, 소공동체 안에 다양한 경험이 교류할 수 있도록 활동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소공동체 수준에서 해외 네트워크(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영국, 스페인)를 확보하여, 각국 자매교구, 자매본당, 자매지역과 소공동체 수준에서 교류를 확대함으로써 소공동체 단위의 활성화를 이끌 수 있을 것이다.

 

 

3. 통합사목 모델 연구방법론

 

1) 연구방법론 체계

 

한국 천주교회의 통합사목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방법론으로는 우선 교회 외부환경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이루어지고, 다시 교회 내부 여건에 대한 조직 수준별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연구방법적으로는 문헌 분석, 설문 분석, 심층 인터뷰, 사례 분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따라서 단순한 설문 분석만으로는 통합사목 모델을 개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 

 

특히, 교구별 비교연구와 대도시, 중소도시, 농어촌 지역 본당의 사례 분석을 통한 통합사목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를 토대로 사목 매뉴얼을 작성하여 제안하는 것이 최종 연구물이어야 한다.

 

2) 교회 내부 여건 분석의 상세방법론 

 

통합사목 모델 연구를 위한 내부 여건 분석의 상세방법론은 다음과 같다. 먼저 제도 분석과 통계 분석이 이루어져서 기초적인 파악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설문 분석과 제도의 운용실태 분석이 있어야 한다. 그 다음에 조직 수준별 주체에 대한 면접을 통한 심층적인 분석과 현행 정보화 수준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개선방안을 도출하여야 한다. 그리고 위의 분석을 통하여 내부 여건의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도출하고 강점과 약점 그리고 개선방안을 이끌어내야 한다.

 

[사목, 2005년 7월호, 최정철(인하대학교 경영대학원 겸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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