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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ㅣ복음화

냉담교우를 모셔오라11: 냉담교우 모시기 4단계 - 마음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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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0-11-14 ㅣ No.153

[냉담교우를 모셔오라] (11) 냉담교우 모시기 4단계 : 마음 열기


교회에서 받은 상처, 오감으로 대화하며 치유

 

 

"보라, 내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누구든지 내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면, 나는 그의 집에 들어가 그와 함께 먹고 그 사람도 나와 함께 먹을 것이다"(묵시 3,20)

 

 

공동기획 평화방송ㆍ평화신문/ 미래사목연구소

 

냉담교우는 말 그대로 '마음이 굳은' 상태이기에 웬만한 끈기 없이는 신앙 열정을 되찾아주기가 어렵다. 어떻게 하면 냉담교우가 마음을 열고 다시 신앙생활로 되돌아올 수 있을까? 이들의 마음을 교회로 돌리려면 냉담 원인과 이유에 따라 다양한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

 

냉담 원인 중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마음의 상처'(가족 간 종교 갈등, 신자ㆍ수도자ㆍ성직자에 대한 실망, 교회에서 느끼는 소외감 등)를 잘 위로해 주고, 성사에 대한 부담감만 해소해 줘도 냉담교우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4단계 '마음 열기'는 이러한 냉담 원인별 맞춤 선교의 구체적 방법이다.

 

 

상처 치유는 오감으로(五感)으로

 

냉담교우는 본당과 신자들 사이에서 크고 작은 상처를 받은 경우가 많다. '3단계 : 방문'에서 강조했듯이, 냉담교우들이 교회에서 받은 상처를 위로하고 치유해주려면 대화할 때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냉담교우를 만나면 사랑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오감으로 공감해야 한다. 오감은 후각(맑은 향기를 풍긴다), 눈(따뜻한 눈으로 본다), 귀(귀 기울여 들어준다), 촉감(위로의 손을 잡아준다), 언어(고운 말로 전한다)를 말한다.

 

(1) 맑은 향기를 풍긴다 : 냉담교우를 만날 때 단정한 외모관리가 필수다. 외모에 신경을 썼다하더라도 몸에서 발 냄새, 술 냄새, 담배 냄새 등 불쾌한 냄새가 나면 곤란하다. 여성 신자들의 경우 너무 진한 화장품 냄새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반대로 은은한 향기는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2) 따뜻한 눈으로 바라본다 : 대상자를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대화할 때는 눈을 살짝 마주쳐가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준다. 방문자가 눈을 다른 데에 두고 있으면 냉담교우는 '내 얘기를 잘 들어주지 않는구나' 하고 오해하기 쉽다. 너무 부담스럽게 쳐다보는 것도 역효과를 불러일으키니 주의해야 한다.

 

(3) 귀 기울여 듣는다 : 방문예절 중 맞장구법과 반복법을 얘기한 적이 있다. 단지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맞장구도 치고 반복도 하면서 나의 몸짓과 모든 행동을 동원해 귀 기울여 듣고 있음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4) 위로의 손을 잡아준다 : 감정적으로 힘들어 할 때 두 손을 꼭 잡아주거나 가볍게 토닥여주면 사랑이 촉감으로 전달돼 위로를 느낀다.

 

(5) 고운 말로 말해준다 : 우리 속담에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이 있다. 똑같은 이야기를 해도 대상자에게 위로가 되는 말, 기운을 북돋워주는 말이 있다. "내 친구도 비슷한 사고를 당했는데 금방 회복했다", "예수님 믿고 의지하면 금방 나을 수 있을 거야"라고 말하면 더욱 위로가 되지 않겠는가. 이렇게 오감을 활용해 냉담교우를 대하면 예수님 사랑을 구체적으로 드러낼 수 있다.

 

 

고해성사 부담 해소

 

냉담 원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고해성사 부담이다. 성사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적지 않은 신자들이 냉담 위기를 겪기도 하고, 교회로 다시 되돌아오기를 망설인다. 고해성사가 냉담의 원인이자 동시에 신앙생활을 다시 시작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냉담교우들에게 고해성사는 '의무'가 아니라 '하느님 은총'이라는 사실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 고해성사는 몸의 병을 치료하듯 영혼의 병을 치료할 수 있게 베풀어 주시는 하느님 선물이라고 이해시키는 것이다. 벌하시는 하느님이 아니라 사랑과 자비가 많으신 하느님이심을 깨달으면 신앙의 참 기쁨도 저절로 느끼게 된다. 우리가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청하는 것만으로도 용서를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도록 한다.

 

「101가지 고해성사 이야기」(성바오로출판사) 같은 신앙서적이나 평화신문 등 선교 매체를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성사 보기를 부담스러워하는 이들에게는 고해성사를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도록 이끈다. 냉담교우가 혼인장애 등으로 본당 신부와 상담이 필요한 경우에 면담을 주선하거나, 편안한 시간에 쉽게 고해성사를 볼 수 있도록 가까운 상설고해소를 안내하는 등 적극적 태도가 필요하다. 성사 보는 날에도 반드시 성당까지 같이 가줘야 한다.

 

 

밀린 교무금, 사목자와 상의해야

 

냉담교우들 중에는 교무금이 상당히 밀려있어 아예 성당에 나오지 않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교무금을 책정할 때는 형편이 좋았으나 나중에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이들도 있고, 한 달 두 달 미루다 한꺼번에 내기에 부담스러운 정도가 된 경우도 있다.

 

냉담교우들이 밀린 교무금 때문에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자존감을 살려주도록 한다. 죄책감을 갖고 무거운 마음으로 살아갈 것이 아니라 비록 조금씩이라도 형편대로 교무금을 책정하고 성의껏 납부해 신자로서 의무를 다하고 기쁜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음을 이해시키는 것이다.

 

단, 밀린 교무금을 삭감 또는 탕감해 주는 문제는 사목자 권한이므로 반드시 본당 신부와 상의해야 한다. 방문자가 임의대로 교무금 탕감 문제를 언급한다면 나중에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간혹 헌금 낼 돈이 없어서 주일미사에 참례하지 못하겠다는 냉담교우도 있다. 남들은 봉헌하러 나갈 때 나만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 부끄럽고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헌금 대신 예수님께 '편지'를 써서 봉헌함에 넣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다고 알려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냉담의 또 다른 이유는 생계문제다. 장사를 하거나 직장 문제로 소위 '먹고 살기 바빠서' 주일미사에 참례하기 어렵다는 이들에게는 가까운 성당에서 특전미사 또는 주일 새벽미사에 참례하도록 권유하거나, 주일 밤(9시 또는 10시) 미사를 봉헌하는 성당을 안내해 주는 등 직접적 해결책을 제시해 주도록 한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냉담교우에게는 특히 "당신은 소중합니다", "하느님은 당신의 처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당신' 자신을 사랑하십니다"라는 등 자존감을 살려주는 말을 자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평화신문, 2010년 11월 7일, 유태근(요한 세례자, 미래사목연구소 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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