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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이야기36: 유비와 평행을 찾아서 - 고딕건축과 스콜라철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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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이야기] (36) 유비(analogia)와 평행을 찾아서 고딕건축과 스콜라철학
이제 먼지 수북한 ‘고딕’의 책장을 열겠습니다. ‘로마네스크’가 ‘로마다운’이란 뜻이었다면, ‘고딕’은 게르만족의 하나인 고트족을 가리키는 ‘고트인의’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고딕이 고트족에서 발생한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고딕’과 ‘고트족’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고딕’이라는 이름은,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인들이 이 양식을 두고 게르만족의 세련되지 못하고 야만적인 것이라고 경멸하면서 붙인 것인데, 계속 사용하면서 후대에 공식 명칭이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보면, 고딕양식이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시대 이후로 상당 기간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후 13세기에 접어들면서 역시 같은 장소에서 스콜라철학은 전성기에 접어드는데, 이때 샤르트르 등지에서 고딕건축 역시 전성기에 이르고 있었습니다. 이 시기는 성왕 루이 9세의 통치 기간(1226~70)에 속하는데, 알렉산더 할렌시스(1183~1245), 알베르투스 마뉴스(1193~1280), 성 보나벤투라(1221~1274), 성 토마스 아퀴나스(1225~1274) 등이 활동하던 시기입니다. 이렇게 보면 “초기 스콜라철학과 대비되는 전성기 스콜라철학 고유의 특징은 초기 고딕건축과 대비되는 전성기 고딕건축의 고유한 특징과 뚜렷한 유비(類比, analogia)적 관계”(파노프스키, 같은 책, 75쪽)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20년 9월 27일 연중 제26주일(이민의 날) 의정부주보 7면, 강한수 가롤로 신부(민락동 성당 주임, 건축신학연구소)] 0 1,994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