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0일 (목)
(녹) 연중 제11주간 목요일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강론자료

2012-0603...주일...삼위일체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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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2-06-02 ㅣ No.1239

삼위일체 대축일 (나해)

신명 4,32-34.39-40 로마 8,14-17 마태 28,16-20

2012. 6. 03.  등촌3

주제 : 삼위일체에 대해서 알아듣기(!)

오늘은 삼위일체 대축일입니다. 삼위일체는 사람의 세상이 아닌, 하느님에 관한 신비를 인간의 말로 설명하려는 것이고, 하느님께서 사람이 그렇게 알아듣도록 알려주신 것으로, ‘계시라고도 합니다. 신학적인 설명을 따르면, 하느님은 하나이시지만, 사람이 알아듣고 느낄 때에는 셋으로 알아들을 수밖에 없는 신비의 대상이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설명하는 신앙의 내용을 라틴말로 하면, ‘Unus Substantia, Tres Persona’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신학에서 이렇게 설명하는 말은 없습니다만, 이 희한하게 만든 라틴말을 번역하면, ‘한 본체, 세 위격이라는 말이 됩니다.

 

하느님을 우리가 이런 표현으로 부르고 이해하면, 달라지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사람이 세상사물에 대해서 알아들으려면, 나누고 붙이고 더하고 빼면서, 이름으로 규정하고, 그렇게 이름을 붙인 대상을 이해하는 과정을 거칩니다만, 하느님에 대해서도 우리가 잘 알아듣겠다고, 세상사물에 적용하는 이러한 과정을 거치더라도 하느님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한 본체, 세 위격이라는 말은, ‘몸은 하나이지만 인격은 세 개라는 표현으로 알아들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조심스러운 것은 이렇게 하느님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사용하는 표현이 교회의 기본적인 신앙의 진리를 해치는 것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인간의 시각과 인간의 입장에서 하느님을 이해하려고 덤비는 것 자체가 아주 큰 문제일 수 있습니다. 쉬운 말로 하느님을 설명하자면, ‘하느님은 몸은 하나이지만 인격에 해당하는 그 격은 세 개이니, 삼중인격자와 비슷하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이렇게 부른다면, 이것은 모독(冒瀆)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에 대해서 우리가 제대로 표현할 방법은 사실상 없기에 이런 표현을 쓰는 것뿐입니다.

 

삼위일체에 대한 전통적인 가르침은 이렇습니다. 하느님은 하나이시다. 성부이신 하느님은 창조자로서 그 모습을 드러내셨고, 성자이신 하느님은 구원자로서 우리에게 오신 분이며, 성령이신 하느님은 교회공동체를 통하여 하느님의 업적이 지속되도록 하시는 하느님이라고 말입니다. 어떤 설명을 하더라도 하느님을 설명할 수는 없으니, 같은 말을 하는 것은 이만큼만 하겠습니다.

 

오늘 2개의 독서와 1개의 복음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설명하려는 내용입니다. 신명기독서의 말씀은 사람들이 구원자이신 예수님을 알기 전, 창조주이신 하느님께서 하신 구원의 길을 강조하는 내용입니다. 성부라는 표현이 나오지는 않습니다만, 한 민족 전체를 다른 민족에게서 구원해내시는 좀 더 힘이 강한 하느님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독서로 들은 로마인들에게 쓴 편지에는, ‘우리가 옳은 길로 나가도록 힘을 주시는 하느님의 영, 성령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그 영의 힘을 입어 우리는 하느님을 아버지요, 아빠로 부르며, 하느님의 축복을 받을 수 있는 상속자가 되게 해주신다고 증언하는 내용입니다.

 

마태오가 쓴 복음을 통해서 들은 내용에는, ‘세상에 구원자로 오신 예수님께서 하늘로 승천하시는 때에,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마지막으로 남기신 뜻을 전하는 내용입니다.

 

세상일에 바쁘게 사는 우리는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분의 뜻에 대한 내용들을 대하면서도 그 내용들을 충실하게 알아듣고 실천하기보다는 현실 삶의 사정을 들어서, 너그러우신 하느님은 인간의 힘이 얼마나 바쁜지 알아주셔야 한다고 강변(强辯)합니다. 그나마 그렇게 기도라는 형식을 통해서도 우리의 뜻을 하느님께 드러낸다면 그나마 조금은 다행인 사람들일 것입니다. 더 많은 경우, 신앙인의 길을 시작했으면서도 하느님을 만나는 것을 피하는 사람들이 되어 살아가고, 하느님이 나를 위해서 해준 일이 무엇이냐고 묻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서글프고도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렇게 서글프고 안타까운 일을 보게 되면 우리는 질문할 수 있습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무엇부터가 잘못된 일이냐고 말입니다. 하지만 정말로 안타깝게도, 우리가 이렇게 하는 질문에는 대답을 얻을 방법이 없습니다. 애초에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생각이 없는 사람이, 곤경에 빠졌을 때 탄원하는 소리를 듣고 하느님께서 하시는 소리를 하느님의 소리로 알아들을 리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것도, 하느님께서 내 곁에 계심을 제대로 깨달을 수 있는 것도 진짜 신앙인만이 얻을 수 있는 은총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미사== 신앙인의 길이란 무엇이겠습니까? 하느님께서 창조하시고, 우리가 구원의 길로 갈 수 있도록 알려주신 하느님의 뜻을 존중하면서, 하느님의 축복에 참여할 수 있도록 사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럴 때에 우리는 인생을 통해서 도움이 되는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함께 노력하기로 다짐해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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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중 미사== 오늘 이 미사 때에는, 이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이름으로 지난 8개월 쯤 기간을 준비해온 예비신자들에게 세례를 줄 것입니다. 이 세례는 오늘 복음에서도 들은 예수님의 명령을 실천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20명의 새로운 신앙인들과 함께, 이들보다 먼저 신앙인이 된 사람들도 같은 사랑의 길을 갈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의 도우심을 청하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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