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일 (토)
(홍)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의 영성: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루카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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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9-23 ㅣ No.315

[레지오 영성]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루카1,38)



어떤 청년이 예비자 교리를 가르치시는 신부님께 계속 질문을 했습니다. 신부님이 다음  교리를 가르치려 하면 또 질문을 합니다. “신부님!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요. 처녀가 아기를 낳았다는 얘기를 어떻게 믿어요?” 신부님은 화가 나서 그 청년의 귀를 잡아당기며 이렇게 대답했답니다. “야 임마! 당사자인 요셉 성인도 받아들였는데 네가 무슨 상관이야!” ^^

그렇습니다. 당사자인 요셉 성인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받아들였습니다. 마태오  복음 1장 20절과 21절에서 요셉은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생각을 굳혔을 때, 꿈에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할 것이다.”라고 용기를 주었답니다. 그래서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대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였습니다.(마태 1,24)

당사자인 성모 마리아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받아들였습니다. 루카복음 1장 28절에서 31절에 가브리엘 천사는 마리아에게 ‘성모송’의 시작기도 부분인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라고 할 때 마리아는 몹시 놀라 그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습니다. 가브리엘 천사는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하며 마리아에게 용기를 주었답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하자 가브리엘 천사는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라고 위로하였습니다. (루카 1,34-37) 가브리엘 천사의 위로를 받으신 성모 마리아는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즉 “아멘”하고 용기 있게 대답하였답니다.(루카 1,38)


이해할 수 없는 일도 순명의 삶으로

부모님으로부터 사랑을 받으며 자라나신 예수님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아버지의 뜻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루카복음 22장 39절에서 44절에 예수님께서는 최후의 만찬 때 성체성사를 세우신 후 올리브 산으로 가시어 제자들에게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여라.”하시며 “아버지, 아버지께서 원하시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라고 피와 땀을 흘리시며 기도하셨습니다.

우리도 요셉 성인처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생겼을 때 두려워하지 말라는 수호천사가 명령하는 대로 받아들이는 순명의 삶을 살아갑시다. 우리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하는 일이 생겼을 때 성모 마리아처럼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이루어지소서.” 즉 “아멘!”이라고 기도하며 그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주님의 무한한 섭리에 맡겨드립시다.

우리 마음 안에 있는 어떤 근심 걱정으로 진땀이 흐를 때 주님의 말씀대로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합시다. 그리고 우리 죄를 대신하여 피땀을 흘리시고 수난하신 예수님이 영성체를 통해 우리와 함께 계시니 우리도 우리가 지은 죄와 온 세상의 죄를 조금이라도 기워 갚는 마음으로 그 고통을 주님과 함께 기쁘게 받아들이시기 바랍니다. 아멘.


삶의 아픔을 북녘동포 위한 희생으로 봉헌해야

사랑하는 레지오 단원 여러분!

2013년 올해는 레지오 마리애 한국 도입 60주년이며 한국 전쟁 정전 협정 60주년이기도 합니다. 한국 정전 협정과 함께 레지오 마리애 한국 도입 60주년을 맞는 우리들의 감회가 남다르리라 생각합니다. 지금으로부터 230여 년 전 장하신 우리 신앙 선조들이 주님의 복음을 받아들이기 위해 묵주기도를 바치면서 목숨을 걸고 수 없이 다니셨던 동지사 오가던 길을 생각합니다.

순교자들이 흘린 피가 신앙의 씨앗이 되어 이 땅 곳곳에 주님의 기쁜 소식이 전해지던 어느 날 예기치 못했던 한국 전쟁이 일어나 복음을 전하시던 많은 성직자와 수도자와 선교사들이 순교하였습니다. 그토록 서로 피를 흘리고 수많은 희생을 겪은 후 이제까지 북녘 땅에는 복음이 전파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주님의 기쁜 소식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북녘 동포들을 위해 우리 레지오 단원들이 무엇을 실천할 수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그 지나온 60년 동안 우리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은 우리에게 이해할 수 없는 삶의 십자가와 노고와 실패 속에서도 마리아의 깃발 아래 모여 묵주기도를 바치며 열심히 봉사해 왔습니다. 이제 레지오 마리애 회갑을 맞이하여 또 다시 희망을 갖고 북녘 동포를 위해 기도하고 희생과 봉사하며 살아갑시다. 그래서 북녘 땅에서도 그 언젠가 “오마니시오, 모후시여...”라는 레지오 단가가 널리 울려 퍼질 수 있도록 열심히 묵주기도와 희생을 바치면서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우리 모두 아직도 남북으로 갈라져 신음하고 있는 이 땅에 하루 빨리 평화통일이 이루어지도록 순교자들의 모후이신 성모님의 도움을 청합시다.

순교자 성월을 지내면서 우리 장하신 순교자들이 온갖 이해할 수 없는 환난과 박해 속에서 묵주기도를 바치며 성모님의 도움으로 그 아픔을 기쁘게 받아들이셨음을 본받고 싶습니다.  우리도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이해할 수 없는 환난과 박해로 아픔을 느낄 때마다 엄지손가락으로 그 아픈 곳에 작은 십자표를 그으며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이루어지소서.” 또는 “아멘.” 등... 화살기도를 바치면서 그 아픔을 북녘동포를 위해 희생으로 기쁘게 봉헌하며 살아갑시다. 이때에 주님께서는 우리들의 아름다운 기도와 희생을 보시고 우리들과 북녘 동포에게 풍성한 축복을 내려 주실 것입니다. 아멘.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3년 9월호,
임상무 베네딕토(서울대교구 풍납동성당 주임신부, 동서울 Re. 담당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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