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미술ㅣ교회건축
성당 이야기32: 로마네스크의 고전주의 - 이탈리아 로마네스크 |
---|
[성당 이야기] (32) 로마네스크의 고전주의 이탈리아 로마네스크
지난 회까지 프랑스에서 시작하여 독일과 영국에 이르는 로마네스크 성당에 대해서 나누었습니다. 프랑크 왕국의 카롤루스 대제가 꿈꾸었던 로마 제국의 계승은 로마적인(로마네스크) 건축이 알프스 이북의 지역에서 발달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양식이 다른 공간으로 시간을 타고 넘어가면 새로운 요소들이 입혀지게 마련입니다. 프랑스로 건너간 로마의 건축도 그렇게 변화를 거듭하여 새로운 양식의 건축을 세상에 내어놓은 것입니다. 이번 회에 소개하는 이탈리아의 로마네스크 성당들도 유사한 변화와 발전의 과정을 겪게 됩니다. 그런데 이 경우는 로마의 건축이 로마적인 건축으로 건너갔다가 로마로 되돌아온 것입니다. 그래서 로마적인 건축이 로마의 건축을 만나는 과정은 다른 나라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탈리아의 로마네스크는 알프스 이북의 로마네스크에 비해서 로마 고전주의와 갖는 연속성이 훨씬 깊습니다. 이미 초기 그리스도교 건축이 로마 고전주의를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로마네스크 양식의 네이브월을 구성하는 아치, 오더, 볼트 등의 요소들과 바실리카에서 발전한 라틴 크로스 평면 역시 로마 고전주의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탈리아 로마네스크는 로마네스크의 고전주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탈리아 로마네스크가 동시대의 발전된 양식을 외면한 것은 아닙니다. 이탈리아는 알프스 이북의 로마네스크에서 나타난 선진 건축술을 받아들여 이탈리아에 맞게 재생산하였습니다. 따라서 이탈리아의 로마네스크 성당들에서 유럽 로마네스크의 요소들이 부분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그러면 다음 회에서 이탈리아 로마네스크를 대표하는 밀라노의 성 암브로시오 바실리카, 피렌체의 성 미니아 바실리카, 피사의 주교좌성당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2020년 7월 26일 연중 제17주일 의정부주보 7면, 강한수 가롤로 신부(민락동 성당 주임, 건축신학연구소)] 0 2,327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