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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의 영성: 성모님에 대한 올바른 공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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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9-24 ㅣ No.333

[레지오 영성] 성모님에 대한 올바른 공경



가끔 비신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개신교는 예수님을 믿고, 천주교는 성모님을 믿는 종교가 아닌가요?”하고 엉뚱한 질문을 한다. 천주교와 개신교는 모두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흠숭하는 그리스도교(基督敎)인데, 이 둘을 구분하는 쉽고 명확한 구분을 찾지 못하는 비신자들의 입장에서는 개신교회에는 없으나 천주교 성당의 입구나 앞마당에는 늘 서 계시는 성모님의 상을 떠올리며 천주교는 성모님을 하느님으로 흠숭하는 종교라고 착각하는 것 같다.

그런데 막상 교회 안에서 신자들과 가끔 대화를 나누다보면 특히 젊은 층 가운데에서 “전 아직 성모신심이 없는 것 같아요”라는 말을 하는 이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게 된다. 정작 비신자들은 천주교는 성모님을 주신(主神)으로 모시는 종교라고 착각하고 있는데, 신자들은 오히려 성모님에 대한 신심을 갖는 것을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천주교 신자들, 특히 레지오 마리에 단원들은 성모님에 대한 공경의 방법을 교회가 제시하는 대로 올바로 알아야 하고, 성모님에 대한 공경의 의미와 방식을 오해하고 혼동하고 있는 신자들이나 비신자들에게도 명확히 이해시킬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는 의무와 권리가 있다. 교황 바오로 6세께서는 성모신심과 관련된 혼란을 막기 위해 1974년 2월2일 주님 봉헌 축일에 복되신 동정 마리아 신심의 올바른 방향과 발전을 위한 사도적 권고인 ‘마리아 공경(MARIALIS CULTUS)’을 발표 하셨다. 따라서 레지오 마리에 단원이라면 교황님의 이 권고를 꼭 읽어주기를 간곡히 청한다.

사도적 권고는 우선 성모신심은 교회가 공적으로 권장하는 신심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예수님의 구원 과정을 묵상하도록 하는 전례주년의 편성을 보면 예수님의 구원 사업에 긴밀히 협조하셨던 성모님과 관련된 대축일과 축일들 그리고 기념일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즉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사업을 그 처음에서 끝까지 가장 가까이에서 협조하셨던 성모님의 모습을 기념하고 경축하도록 공적으로 초대하고 있는 것이다.


성모님에 대한 신심은 ‘공경지례(恭敬之禮)’

더구나 가톨릭 신앙의 중심인 성체성사의 예식서를 보면 하느님의 어머니요, 교회의 어머니이시며, 원죄 없이 잉태되신 평생 동정녀로서의 성모님에 대한 교회의 신앙이 분명하게 제시되고 있다. 따라서 성모님에 대한 신심은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인 그런 신심이 아니라 가톨릭 신자라면 반드시 가져야 하는 신심인 것이다.

그런데 가톨릭 신자로서 반드시 가져야 하는 성모님의 대한 깊은 신심은 교회가 제시하는 올바른 길 위에 서 있어야 한다. 우선 성모님에 대한 신심은 ‘공경지례(恭敬之禮)’이지 결코 ‘흠숭지례(欽崇之禮)’가 될 수 없다.
 
흠숭지례는 오직 만물의 창조주이신 삼위일체 하느님께만 올릴 수 있다. 성모님을 세상의 창조주로서 받들거나, 구원 은총의 근원적인 원천이 예수님이 아니라 성모님이라고 믿는 신심은 하느님이 아닌 것을 하느님으로 섬기는 우상숭배가 된다. 성모님께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유롭게 최상의 공경을 드려야 하나, 그 어떠한 경우에도 하느님께만 올릴 수 있는 흠숭을 드려서는 안 되는 것이다.


둘째로 성모 신심은 언제나 성자 예수 그리스도와 연결되어야만 한다. 하느님의 인간 구원에 있어서 그리스도를 배제한 성모님을 생각할 수 없듯이, 예수 그리스도와 연결되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고취시키지 않으며 오히려 예수 그리스도를 배제시키는 성모신심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셋째로 성모신심이 예수 그리스도와 밀접히 연결되어야 하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성모신심은 교회 안에서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이루어져야 함을 알 수 있다. 교회는 하느님의 백성이 친교를 이루고 있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신비로운 몸이다. 즉 가톨릭교회는 볼 수 없는 그리스도를 볼 수 있게 하는 그리스도의 성사로서 교회안의 7성사를 통해서 그리스도께서 수행하신 구원 사업을 이 지상의 끝 날까지 영속시키고 있는 것이다.
 

레지오 단원들은 그릇된 성모신심을 적극적으로 거부해야

예수님의 탄생에서부터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에 이르기까지 예수님의 지상 여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 하셨던 성모님은 천상의 모후로서 하늘에 오르신 후에 교회의 모습으로 이 지상에 현존하시는 그리스도의 구원 사업을 가장 가까이에서 돕고 계신다. 따라서 교회에 가르침에 반하는 성모 신심은 그 자체로 있을 수가 없다. 더구나 교회의 성사적인 가르침에 반하는 성모님의 메시지나 신심은 그리스도의 신비로움 몸인 교회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키고 사랑하는 성모님에게서 기인할 수가 없는 것으로, 이러한 메시지나 신심은 성령에게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따라서 성모님의 군대인 레지오 마리에 단원들은 성모님에 대한 교회의 교의를 왜곡시키려는 시도나 성모님께 올리는 신심 행위의 한계를 넘어서는 과장을 금지하고 성모님의 사명을 흐리게 하는 행위를 그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거부해야 한다.

성모님께서는 우리를 당신 아드님의 복음에로 초대하고 계시기 때문에 성모신심의 최종 목적은 그리스도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의 복음에 따라 사는 삶이다. 따라서 복음적 삶의 실천 없이 이기적인 욕심에 사로잡혀 외적행위에만 집착하고 기이한 현상만을 쫓는 성모신심 생활은 그 누구보다 성모님께서 가장 슬퍼하시는 것이다.


레지오 마리에 단원들이 성모님 공경에 있어서의 잘못된 오류와 탈선을 바로 알고 이를 주의할 때, 담대하고 자유로우며 온전하게 참된 공경을 성모님께 올릴 수 있다.

이때 비로소 성모 신심이 본연의 활력 얻고 순수해져서 성모신심을 통해 예수님에게서 기인하는 풍부한 영적인 은총의 보화들이 신자들에게 흘러 넘쳐 복음적 삶이라는 충만한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4년 3월호,
황태종 요셉(신부, 제주교구 성소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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