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9일 (수)
(홍)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가톨릭 교리

본당신부의 지상 교리: 치유하시는 그리스도 - 고해성사와 병자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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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2-10-21 ㅣ No.678

[본당신부의 지상 교리] 치유하시는 그리스도 - 고해성사와 병자성사


우리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입문성사(세례, 견진, 성체성사)를 통해서 그리스도의 새 생명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고통과 질병과 죽음을 겪을 수밖에 없고 또 죄 때문에 그 귀한 생명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죄와 질병으로 아픔을 겪는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성령을 통하여 교회 안에서 치유와 구원 활동을 계속하시고자 치유의 성사를 마련해 주셨는데, 고해성사와 병자성사가 그것입니다.


고해성사란?

고해성사는 한마디로 하느님과 죄인의 화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톨릭교회 교리서」는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교회의 모든 지체, 누구보다도 우선 세례 후 대죄에 떨어져 세례로 받은 은총을 잃고 교회의 친교에 손상을 입힌 사람들을 위하여 고해성사를 세우셨다. 고해성사는 죄인들에게 회개하고 의화의 은총을 회복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한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446항)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교 입문자는 죄를 용서하는 세례를 받고 새 생명을 받았음에도, 남아있는 본성의 불완전함과 나약함 때문에 죄로 기울 수 있습니다. “세례 받은 사람에게 사욕이 남아있는 것은, 그리스도인답게 살기 위한 싸움에서 그리스도의 은총으로 도움을 받아 승리를 얻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 싸움은 주님께서 끊임없이 우리를 부르시는 거룩함과 영원한 생명으로 돌아가는 회개를 위한 싸움입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426항).


고해성사의 유래와 발전

고해성사의 목표가 죄인과 하느님의 화해라는 말은 하느님에게서 멀어진 죄인이 구원됨을 의미합니다. 성경 본문(마태 18,15-20; 요한 20,21 이하)에 기초하여 발전한 고해성사는 일곱 성사 중에서 가장 많이 변화된 성사로서, 오늘날과 같은 형식이 되기까지 약 12세기가 걸렸습니다.

6세기까지 여러 가지 참회예식을 개발한 교회는, 배교자들 때문에 이를 공개적으로 거행하다가 나중에는 개별적으로 행하였던 것인데, 이러한 참회예식이 오늘날과 같은 고해성사의 형태로 발전한 것입니다.


고해성사와 성체성사의 관련성

고대교회의 참회예식이 거행된 배경으로 교회의 파문 원칙을 들 수 있습니다. 교회 공동체의 친교로부터, 곧 성찬의 식사로부터 근본적으로 제외된 죽을죄를 지은 사람이 영성체를 하려면 공개적인 화해가 필요했고, 이런 이유와 필요성에서 고해성사가 발전되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오늘날 교회는 중대한 이유가 있고 고해성사를 볼 기회가 없는 경우에, 자신이 대죄 중에 있음을 자각하는 이는 진실한 통회를 하고 빠른 시일 안에 고해성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면 주님의 몸을 영할 수 있다고 가르칩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중죄를 자각하는 일에서 고해성사가 중요하다는 것과, 그럼에도 고해성사가 성체성사를 위한 절대적이고 유일무이한 필수준비조건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죄인 자신이 진실로 뉘우치고 고해성사에 참여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며, 우리 죄를 용서해 주시는 주님의 몸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죽을죄를 지은 사람은 미사 전에 고해성사를 받을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고해성사에 참여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중한 죄를 지은 사람이 아니라면 영성체 전에 고해성사를 반드시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미사 시작 부분에서, 이미 저지른 잘못에 대한 성찰과 죄의 고백을 하고 사제가 사죄경을 바치며, 또 영성체 때 받아 모시는 주님의 몸은 우리 죄를 용서하시는 속죄의 봉헌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성체를 모신 사람의 가벼운 죄들은 성체성사를 통하여 용서되는 것입니다. 또한 영성체는 성체를 모신 사람의 사랑이 타오르게 하고, 사랑의 동력을 통하여 영적인 에너지가 증대되게 합니다.


참회자의 행위 : 통회와 고백과 보속

교회는, “죄인은 회개하기 위하여 기꺼이 다음과 같은 참회의 행위가 필요하다. 마음에는 통회가, 입에는 고백이, 행위에는 온전한 겸손과 유효한 보속이 있어야 한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450항)고 가르칩니다.

먼저 참회하는 사람의 가장 중요한 행위인 통회는, 양심성찰을 통해, 지은 죄에 대해 아파하면서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그 죄를 미워하는 것을 말합니다.

다음으로 고해성사의 핵심 부분인 고백은 진지한 성찰로써 알아낸 모든 죄를 열거하면서 고백하는 것입니다. 교회는 죽을죄를 꼭 고백할 것과 일상적인 잘못인 소죄까지도 고백하도록 크게 장려합니다. 왜냐하면 이는 양심을 기르고, 나쁜 성향과 싸우며, 그리스도를 통해 치유를 받고, 성령의 생명 안에서 성장하도록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용서는 죄를 없애주지만 죄의 결과로 생긴 모든 폐해를 고쳐주지는 못하므로, 그 죄를 갚으려면 적절한 방법으로 죄를 보상하거나 속죄해야 하는데, 이것을 보속이라고 부릅니다.


병자성사란?

“앓는 이들을 고쳐주어라.”(마태 10,8)라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 따라 사도시대 교회는 앓는 사람이 있으면 교회의 원로들을 부르고, 원로들은 앓는 사람을 위하여 기도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그에게 기름을 부었다고 성경은 전하고 있습니다(야고 5,14-15). 이렇게 시작된 병자성사는 교회가 특별히 병으로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자 베푸는 성사입니다.

교회의 가르침에 따르면 병자성사는 “생명이 위급한 지경에 놓인 사람들만을 위한 성사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분명히 이 성사를 받는 적절한 시기는 이미 신자가 질병이나 노쇠로 죽을 위험이 엿보이는 때로 여겨집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514항). 병자성사를 이미 받은 이라도, 그가 건강을 회복했다가 다시 중병에 걸리게 되면 다시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중한 수술을 받기 전에 병자성사를 받는 것은 합당한 일이고, 급격히 쇠약해지는 노인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병자성사의 거행과 효과

병자성사는 가정에서나 병원이나 성당 어디에서든 전례적이고 공동체적으로 거행되는 것이지만, 교회는 (가급적 먼저 고해성사를 베풀고, 병자성사 뒤에 성체성사를 거행하는 순서로) 주님의 파스카를 기념하는 미사 중에 거행하기를 특별히 권장합니다.

“병자성사의 근본적인 은총은 중병이나 노쇠 상태의 어려움들을 이겨내는 데에 필요한 위로와 평화와 용기의 은총입니다. 이 은총은 하느님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새롭게 하고, 마귀의 유혹, 곧 죽음 앞에서 번뇌와 좌절에 빠지는 유혹에 흔들리지 않게 해주시는 성령의 선물입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520항).

병자성사는 일차적으로 병자들의 영혼을 치유하고자 베푸는 성사이지만, 하느님께서 원하신다면 육체도 치유하는 성사인 것입니다.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시고, 영혼과 육체의 병을 치유해 주시는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드리며, 그분께서 마련해 주신 고해성사와 병자성사에 더 열심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참여해야 하겠습니다.

* 조현권 스테파노 - 대구대교구 신부. 산격본당 주임이며,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겸임교수, 주교회의 교리교육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경향잡지, 2012년 10월호, 조현권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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