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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와 마음읽기: 죽음 속에서 생명을 볼 수 있게 하라(믿음의 필요성 깨닫게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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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9-24 ㅣ No.341

[레지오와 마음읽기] 죽음 속에서 생명을 볼 수 있게 하라(믿음의 필요성 깨닫게 하기)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어김없이 상영되거나 거론되는 소설,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롤’에는 구두쇠 스쿠루우지와 세 유령이 나온다. 자신의 이기심으로 외롭고 불쌍한 인생을 살면서도 그것을 의식하지 못했던 스쿠루우지는 크리스마스 전야에 세 명의 유령을 만나면서 비참한 자기 삶을 보게 된다. 즉 과거와 현재 유령을 통해서는 현재 삶의 비참함을, 그리고 미래 유령을 통해서는 미래 삶의 비참함을 보게 되는데, 특히 그가 황량하게 버려진 자기 무덤 앞에서 다른 사람들의 자신에 대한 평가를 들으면서, 자신이 얼마나 잘못 살고 있는지를 깨닫게 되는 장면은 이 소설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스쿠루우지의 변화는 결국 어떤 각도에서 지금의 삶을 보느냐에 따라 우리들의 삶에 대한 태도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즉 스쿠루우지의 변화는 현재가 아닌 죽음이라는 시점에서 현재를 봄으로써 시각과 생각의 변화를 가져온 셈이다. 그렇다면 소설이 아닌 현실에서도, 죽음을 생각하면 현재 삶에 대한 생각이나 태도가 달라질까?


죽음 생각하기만 해도 동기부여 효과

미시간 대학의 크리스토퍼 피터슨은 자신이 죽은 뒤에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기억할지를 상상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여러 가지 동기부여의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즉 사람들은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기만 해도 인생의 장기적 목표를 다시 확인하고 목표 실현을 향해 노력해온 것들이 얼마나 진전이 있었는지 등을 되돌아보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자선 단체에 점수를 메겨달라고 부탁했다. 예를 들면 ‘이 자선 단체는 사회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당신은 이 자선단체가 사회에 얼마나 필요하다고 생각합니까?’ ‘개인적으로 이 자선 단체가 얼마나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지요?’ 등 똑같은 질문을 장소를 달리하여 물어 보았다. 한 그룹은 별다른 특징이 없는 건물 앞에서, 또 한 그룹은 장의사 건물 앞에서 질문을 하였는데 특히 장의사 앞에서는 일부러 간판이 잘 보이는 곳에서 질문을 하였다. 그 결과, 장의사 간판이 잘 보이는 곳에서 질문을 받은 사람들이 더 너그러운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자신이 죽는다고 생각해 보라, 누구나 그 죽음을 준비하고 싶어질 것이다. 그래서 비종교인에게는 종교의 필요성을, 종교인에게는 열심한 신앙생활을 하고자 하는 의욕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이처럼 나도 언젠가 죽을 거라는 인식은 시각의 변화를 주어 현재를 다시 보게 한다. 가끔 치유프로그램 들 중에는 실제로 죽는다는 것을 체험하기 위해 직접 관(棺)에 들어가 보게 하거나, 유언장이나 묘비명을 써 보게 하는 시간들이 있는데 모두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가장 큰 봉사는 신앙의 진리 전해 주는 일

레지오 활동에 죽음을 생각하게 하는 것은 아주 유용하다. 예를 들어 외인권면에 시간을 내어 친절과 정성으로 활동을 하면서, 우리 모두 죽음을 맞아야 하는 존재임을 상기시키거나 아니면 적어도 스쿠루우지처럼 자신이 죽은 후에 사람들이 어떻게 말할 것인지를 생각하게만 해도 외인들이 종교의 필요성을 더 강하게 느낄 수 있다. 또한 냉담자들에게는 하루라도 빨리 주님 품안에서 생활하는 것이 인생의 지혜라는 생각을 주고, 함께 활동하는 레지오 단원들에게는 봉사의 의미와 함께, 봉사의 어려움을 견디어야할 이유를 가슴에 새길 수 있게 한다.

교본에도 ‘우리가 세상 사람들에게 베풀 수 있는 가장 큰 봉사는 신앙의 진리를 전해 주는 일이다. 즉, 하느님은 어떤 분이시고, 영혼이란 무엇이며,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지, 죽음 후에 인간은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해 말해 주는 일이다’(314쪽)라고 되어 있듯이 누구나 맞아야하는 죽음을 하느님 안에서 준비하게 하는 것은 우리들의 가장 큰 봉사가 되어야 한다.

Pr. 단장과 구역장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K자매가 냉담을 풀게 된 사연은 특별하다. 그녀는 결혼 전, 영세를 받고 그녀의 어머니까지 영세를 시키며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던 중,  개신교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다. 종교로 고민이 되긴 했지만 혼자라도 열심히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그 남자와 결혼을 하였다. 그런데 결혼 후 신앙생활은 생각처럼 그리 쉽지 않았다. 시댁의 눈치를 보며 주일미사를 나가는 것도 힘들었고 특히 천주교를 이해하지 못하는 남편을 설득하는 것도 힘들었다. 냉담을 하게 되었지만 마음은 늘 편안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아버지가 어머니의 도움으로 대세를 받고 선종을 하면서 상(喪)을 치루게 되었는데 아버지의 빈소에 찾아와 연도하는 신자들을 보고 남편의 마음이 움직이게 되었다. 고인(故人)과는 아무 관련도 없는 사람들이 일부러 시간을 내어 와서는 큰 목소리로 기도를 해 주는 것부터, 입관과 장지까지 정성을 다해 기도하고 도와주는 모습을 보고, 천주교가 진실로 죽음 뒤의 세계를 준비하는 곳이라는 확신을 얻게 된 것이다. 그 후 남편은 그녀를 따라 성당에 나오게 되었고 지금은 부부가 함께 봉사를 하며 서로의 신앙을 키워주고 있다.

미래를 잘 준비하는 것은 결국 현재를 잘 사는 것이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기쁘게 생활하는 것이 ‘행복하여라’라는 주님의 명령을 실천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 신앙인들에게는 죽음이 더 이상 죽음이 아니고 그 안에서 참된 생명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베르나르도 성인(St. Bernard)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보라, 신앙의 눈이 얼마나 깊고 날카롭게 꿰뚫어 보는지를! 갈바리아에서 그 신앙의 눈은 백인대장으로 하여금 죽음 속에서 생명을 볼 수 있게 하였으며, 꺼져 가는 숨결 속에서마저 그분이 바로 지극히 높으신 분이심을 알아볼 수 있게 한 것이다.”(교본 79쪽)

참고도서
1. 심리학과의 만남 - 시그마 프레스
2. 59초 - 웅진 지식하우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3년 10월호, 신경숙 데레사(독서치료전문가, 인터넷중독 전문상담사, 서울서초여성회관 독서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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