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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와 마음읽기: 모래를 금으로 바꾸어 놓는 힘(개인 활동 배당의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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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9-24 ㅣ No.344

[레지오와 마음읽기] 모래를 금으로 바꾸어 놓는 힘(개인 활동 배당의 위력)



옛날 모(某) 나라에 잔치를 좋아하는 왕이 살았다. 그가 베푸는 연회에서는 늘 향기로운 술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신하가 왕에게 감사의 표시로 기발한 생각을 해냈다. 신하들이 술을 한 병씩 가져와 한데 모아 잔치에 쓰기로 한 것이다. 왕은 크게 기뻐하며 그 혼합된 술맛이 어떨지 자못 궁금해 하며 그날을 기다렸다.

때가 되어 신하들은 연회장 입구에 준비된 큰 술통에 각자 준비한 술을 담았다. 잔치가 시작되면서 왕이 처음으로 그 술을 맛보았고 여러 신하들 또한 그 술이 어떨지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런데 왕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왜 그랬을까? 그 술은 맹물이었던 것이다. ‘나 하나쯤이야’란 결과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재미있는 이야기다.


이런 생각이 현실 속에서 드러난 사건이 있다. 1964년 뉴욕에서 제노비스라는 여인이 정신병자에게 공격당하여 살해된 사건으로, 38명의 목격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여인이 무참히 폭행당하는 30분 동안이나 한 명도 신고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 전대미문의 사건은 그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어 책과 영화, 노래의 소재가 되기도 했고 나아가 다수의 사회심리학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상황에 대한 책임감 목격자 수만큼 분산돼

빕 라타네(Bibb Latane)와 존 달리(John Darley)는 이 사건을 계기로 실험을 했다. 이 사건의 목격자 수가 많은 것이 오히려 사람들에게 어떤 행동도 하지 않게 한 이유라고 가정한 실험이었다.

첫 번째 연구는 거리에서 한 학생이 간질발작이 일어난 것처럼 연기하여 목격자의 수에 따라 도움을 받는 확률을 보았다. 두 번째는 대기실 문 안으로 연기가 새어 들어가게 하여 건물에 불이 났을 지도 모르는 비상상황을 연출, 대기실안의 사람 수에 따라 몇 명이 화재 경고를 하는 지 보았다. 이 실험의 결과, 그들의 가정대로 사람들은 목격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 상황을 바라보기만 할 뿐, 어떤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방관자 효과’ 혹은 ‘구경꾼 효과’라고 하는 이 현상은 어디서나 적용될 수 있다. 즉 자동차고장으로 난처한 상황에 빠진 운전자를 돕는 것이나 가게에서 물건을 훔치는 사람을 신고하는 것, 기타 긴급 상황 시 전화하는 것 등 여러 위기상황에서 사람이 많을수록 그것을 해결하려는 사람이 적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상황에 대한 책임감이 목격자의 수만큼 분산되어 각 개인이 느끼는 책임감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방관하는 목격자에게 도움을 불러일으키는 방법은 없을까? ‘설득의 심리학’의 저자 로버트 치알디니에 의하면, 군중 속에서 친절하게 보이는 사람을 구체적으로 지목하여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분명하게 일러주는 것이다. 즉 주위의 한 청년에게 심장마비가 일어났으니 구급차를 불러달라거나, 당뇨병 환자라서 인슐린 주사를 빨리 맞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도움을 청하는 것이다. 이는 특정한 한 명을 지적하여 할 일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책임감을 집중시켜, 그 사람으로 하여금 행동하게 하는 원리이다.


활동배당, 레지오 사업을 성공시키는 방법

이런 심리학적 원리에 맞는 레지오의 운영형태가 있다. 바로 개인적인 활동 배당이다. 원래 레지오는 각 단원에게 활동배당을 하도록 되어 있어 단장은 여러 활동분야를 조사, 알맞게 조정하여 활동배당을 하고, 단원들은 자신이 맡은 활동을 올바로 수행하는 책임을 지게 된다. 이것은 단장에게나 단원들에게나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 장치가 결국 단원들의 책임감을 일깨우고 나아가 레지오 사업을 성공시키는 주요한 방법이 된다고 심리학 실험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B형제는 어려서부터 유난히 정의로웠다. 자신의 일보다는 나라나 세계적 문제에 관심이 많아 나름대로 살기 좋은 세상을 위하여 대학시절 대부분을 운동권에서 보냈다. 졸업 후에도 정치적 행보를 그치지 않았지만 여러 사건으로 정치에 회의를 느끼고 세상이 그리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후 결국 평범한 자영업자가 되었다. 이로 인해 그 형제는 자연히 세상을 아주 비관적이며 비판적으로 보게 되었고 그런 삶은 그리 행복하지 않았다. 그 뒤 친구의 권유로 영세를 받고 레지오 단원이 되면서 달라졌다. 그는 말한다.

“처음엔 어떻게 활동을 해야 할지 몰랐고, 활동이 과연 효과가 있을지 의문스러워 하기도 싫었습니다. 그런데 단장님이 구체적으로 활동대상자를 지목하여 활동방법을 알려주시니 안할 수도 없고하여 시작한 것인데... 억지로 한 것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저의 활동으로 그들과 그들 주변이 변하는 것을 보면서 세상이 조금씩 좋아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의 젊었을 때 꿈이 실현된다는 것을 느껴 요즘은 살맛납니다.”


이 형제의 경우를 교본에서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레지오 조직은 (이런) 신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사도직 활동을 배당함으로써 그들이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을 불어 넣는다. 그리하여 그들이 점차 레지오 안에서 훈련되고 성장함에 따라 스스로 자신의 믿음을 다른 이들에게 전파하는 기회를 찾아 나서게 되는 것이다.(489쪽)”

또 교본에는 “일단 일을 맡게 되면 영광스럽고도 막중한 책임을 실패 없이 해내도록 도와주시는 손길이 따른다.(67쪽)”라고 하니 한 번 믿음으로 배당받은 대로 활동해 볼 일이다. 왜냐하면 교본에는 “책임은 참으로 모래를 금으로 바꾸어 놓는 힘을 지니고 있다!(250쪽)”라고도 되어 있기 때문이다.

참고도서
현실주의자의 심리학 산책 - 지식갤러리
59초 - 웅진 지식하우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4년 1월호, 신경숙 데레사(독서치료전문가, 인터넷중독 전문상담사, 서울서초여성회관 독서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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