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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뿌리의 작가 알렉스 헤일리의 늦은 도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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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의 작가 알렉스 헤일리의 늦은 도전
"뿌리"의 작가 알렉스 헤일리는 미국 해안 경비대에서 20여년을 근무했다. 그는 이 기간을 작가가 되기 위한 수업기간이었다고 털어 놓았다. 화물선을 타고 나갈 때마다 약 2개월간을 바다에서 보내야만 했던 그는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를 보며 작가에 대한 꿈을 키워 나갔다.
그러나 당장 직장을 그만두고 작가로 나서기에는 그의 실력이 형편 없다는 것을 그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고향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배위에서의 생활, 외로운 바다풍경 등 일상적인 얘기들을 편지로 보내면서 그는 점점 글쓰기에 대한 재미를 붙여 나갔다. 고된 일을 하면서도 틈틈히 편지와 일기쓰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그에게 어느날 동료 승무원이 찾아왔다.
"알렉스, 자네가 편지 쓰기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왔네. 제발 내 대신 애인에게 편지 한 통만써 주게. 난 글이라면 너무 서툴러서 ...."
알렉스는 기꺼이 그 일을 맡았다. 소문이 삽시간에 배안에 퍼지자 너도나도 알렉스에게 연애 편지를 부탁했다. 이것 역시 거절하지 않은 알렉스는 밤을 새우면서 편지를 썼다. 그 때 그는 어렴풋이 '나도 작가가 될 수도 있겠구나'라는 작은 희망을 가슴에 품게 되었다.
그는 그렇게 20년을 배위에서 지냈다. 물론 편지쓰기 담당은 늘 알렉스였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어느날이었다. 알렉스는 '작가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드디어 배에서 내렸다. 직장을 그만둔 후 그는 본격적으로 20여년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써보기로 마음먹은 것이었다.
지독한 가난과 중년의 나이, 실패할지도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도 기꺼이 새로운 세계에 뛰어 든 알렉스, 그러나 그에게 20년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이 있었다.
[좋은생각, 1994년 12월호, p.97] 0 787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