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강론자료

2011-0710.....좋은 열매를 맺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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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1-07-09 ㅣ No.1051

연중 15 주일(가해)
이사야 55,10-11 로마 8,18-23 마태 13,1-9 (또는 13,1-23)
2011. 7. 10. 등촌3
주제 : 좋은 열매를 맺으려면.....
무척 더운 때가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곁에 있기라도 하면 그 열기가 다가올 것만 같고, 습도는 높아서 짜증나기 쉬운 때가 되었습니다. 사람의 사명(司命)이나, 신앙인의 사명이 남에게 짜증을 내는데 있는 것은 아니지만, 때로는 그런 판단을 하기 전에 먼저 짜증을 내는 때가 됐습니다.
 
우리 밖의 상황이 이러할 때에는, 세상 어떤 이야기를 들어도 마음에 와 닿게 하기가 힘들 것입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우리가 우리 생각대로 날씨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마음을 달리 갖는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세상 모든 존재들에게는 각자 맡겨진, 실천해야만 할 사명이 있습니다. 물론 그 사명이 어떠어떠한 것이라고 누군가가 알려주는 때도 있고, 우리가 듣지 않으려고 거부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차이에 따라서 삶의 결실은 아주 달라지겠지만, 우리는 그 과정에 대한 것을 생각하기 전에, 내게 다가온 결과에 대해서만 불만으로 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불만으로 대한다고 해도 달라지는 일은 아무 것도 없는데도 말입니다.
 
오늘 복음은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이야기입니다. 예수님 말씀에는 씨앗이 떨어진 장소에 따라 그 삶의 결과를 달리한다는 씨앗의 이야기도 있고, 마지막 좋은 땅에 떨어진 씨앗들 가운데는 결실의 차이를 보였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렇게 씨를 뿌리는 사람과 그 씨앗의 비유이야기를 읽고 들으면서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하셨습니까? 이에 대한 대답은 당연히 2가지 중 하나일 것입니다. 순간적으로나마 나는 올바른 생각을 했다는 분도 있을 것이고, 생각은 무슨??~~ 요즘처럼 더운 때에 어떤 생각을 하겠습니까?’ 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어떤 자세를 가졌을지는 모르지만, 그 자세와 태도에 따라 삶의 결실은 달라질 것입니다. 그 정도는 다 아는 얘기지요? 하지만 다 아는 이야기라고 하는 것과 각각의 순간에서 우리가 하는 행동이 다르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사명은 무엇일까요? 오늘 복음과 독서에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어떤 사명을 맡겨주셨는지 그 내용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여러분에게 복음을 들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느냐고 물었지만, 모든 사람에게 하나같이 적용할 수 있는 딱 한 가지 대답은 없습니다.
 
세상 사물을 관찰했던, 이사야예언자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와 눈에게도 하느님께서 맡겨주신 사명이 있다고 했습니다. 비와 눈에게 하느님은 과연 어떤 말씀으로 사명을 알려주셨을까요? 마찬가지 방법을 적용하면, 우리 귀를 울리며 들려온 하느님의 말씀, 사람이 알아들을 법한 하느님의 말씀을 나는 들은 일이 없기에, 나는 하느님에게서 받은 사명이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가 실천해야 할 일이나 사명을 우리에게 설명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비와 눈에게도 사명이 있다고 했는데, 비와 눈보다 더 뛰어난 존재라고 할 사람이 받은 사명은 과연 무엇이며, 우리들 각자는 그 사명을 어떻게 알아들었고,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 새겨보는 일은 아주 중요합니다. 비와 눈보다 낫게 살 것이냐, 아니면 그저 그렇고 비와 눈보다 못하게 살 것이냐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사명을 실천하다보면, 우리 삶에 자동적으로 따라붙는 것이 있는데, 그 녀석들은 고통과 고난입니다. 이 소리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명을 실천하는 일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경우, 그 고통과 고난을 미리 두려워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포기하는 마음으로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내가 고통과 고난을 피해갈 수는 있지만, 당연히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사명을 실천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이렇게 사명의 실천을 회피하면, 사명에 따른다고 하는 좋은 결실은 그래도 우리 삶에 찾아올까요?
 
이왕이면 고통과 고난도 없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명을 실천하는 방법이 있다면 참 좋겠다고 할 것입니다. 누구나 바랄 법한 이야기지만, 그렇게 우리의 사정을 딱 맞춘 일이 세상 어디에 있겠습니까?
 
해방의 자유는 압제를 당했다가 그것을 이겨낸 사람만 느낄 수 있는 선물입니다. 땅에 떨어진 씨앗이 좋은 열매를 맺으려면, 열매를 맺기 전에 죽어야 한다는 것은 진리입니다. 하느님께서 내게 맡기고 실천하도록 하신 사명을 제대로 안다면 그것은 우리 삶의 끝을 행복과 축복으로 이끌고 갈 것입니다. 여러분은 그렇게 믿지 않으시겠습니까?
 
무더운 여름, 날이 갈수록 더워지고 습도는 높아지는 때, 우리가 어떤 자세를 가져야 우리의 미래 삶에도 희망이 올 수 있고, 현실의 삶에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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