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7일 (월)
(녹) 연중 제11주간 월요일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강론자료

예수아기의 성녀 데레사.....2006.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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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6-09-30 ㅣ No.826

 

선교의 수호자,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대축일 [1001]

              이사야 66,10-14ㄷ          1고린 7,25-35               마태 18,1-5

      2006. 10. 1. (주일) 무악재


주제 : 24살의 성인(1873-1897.9.30)

오늘은 선교의 달 첫 번째 날, 선교의 수호자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녀 대축일입니다. 이 성녀의 특징을 설명하는 긴 이름을 줄여서 ‘소화 데레사’ 성녀라고 부르는 축일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선교란, 내가 믿고 따르는 신앙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야기하고, 그들이 우리가 드러내는 삶에 함께 하기를 초대한다는 의미가 있는 말입니다. 


오늘 기억하는 예수 아기의 동정성녀 데레사는 세상 삶의 길이가 24년 밖에 되지 않는 아주 짧은 생애를 세상에서 살다 가신 분입니다.  더더구나 그녀의 삶은 우리들처럼 세상풍파에 이리저리 시달린 것도 아니고, 가르멜 수도회라는 엄격한 수도회의 담 너머에서 사셨던 분입니다.  봉쇄구역 안에 살았던 분이기에 그녀의 삶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만, 그녀는 자기 삶의 실천방향을 사랑이라는 데서 찾았던 분입니다.


요즘 사람들도 누구나 사랑을 실천하면서 산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말은 사실일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어느 날 갑자기 사랑이 사라진다면, 그리고 사람들이 더 이상 사랑하기를 포기한다면 지금과 같은 모습도 더 이상 유지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아직 사람들 사이에는 사랑이 남아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그 사랑의 범위가 좀 더 넓어져서,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면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 있을 ‘높아지는 문제, 높아지고 싶은 문제’를 말합니다.  예수님의 뒤를 따랐던 제자들이었지만, 높아지고 싶다는 문제에서는 어쩔 수 없는 사람이었다는 것이 서글픈 문제입니다.  제자들은 높아지는 데에 무슨 특별한 조건이 있을 거라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들은 그 조건에 어느 정도 가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싶어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대답은 차원이 다른데 있었습니다.  특별한 조건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삶을 드러내려고 하지 않는 겸손이라는 예상외의 조건을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오늘 선교의 달의 첫째 날에 기억하는 소화 데레사는 24년이라는 짧은 생애를 수도원 안에서 살았지만, 겸손이라는 특징을 보여준 분이었고, 교회는 그분을 선교사업의 수호성인으로 공경합니다.


하느님의 세계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분명 다르다는 것이 오늘 전례의 말씀이나 데레사 성녀의 삶을 통해서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뭔가 이룬 것 많고, 드러낼 수 있는 이름이 있을 때, 성공한 삶으로 평가하는 세상의 기준이 하느님 앞에서는 통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오늘 복음에도 나오는 내용이고, 데레사 성녀의 삶을 통해서도 배울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피부에 와 닿는 일이 아닐 때에는 그렇게 놀랍고도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가르침도 쉽사리 인정하지 않습니다.  현실에 바쁜 삶이기는 하지만, 몰라서 실천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알면서도 거부하는 것은 몰라서 하지 않는 것보다는 더 큰 문제입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것을 모두 안다고 해도, 내 삶으로 드러내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혼인해서 함께 살고 있는 부부가 있다면, 자기 배우자의 의향이나 삶을 더 먼저 생각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두 번째 독서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혼인한 사람이 배우자를 먼저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혼인하지 않은 몸으로 살았던 바오로 사도는 혼인의 가치를 무시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우리가 어떤 삶을 살든지 하느님의 뜻을 멀리하지 않기를 바랐다는 것입니다.


데레사 성녀가 혼인하지 않은 몸으로 살았다는 것이 짧은 생애를 살았어도 성인으로 존경하게 하는 원인이 된 것은 아닙니다.  누구나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우리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몸의 상태가 아니라, 겉으로 드러나는 몸의 행동을 지도하는 마음의 자세, 영혼의 움직임이 더 큰 작용을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오늘은 봉쇄 수도원 안에서도 끊임없이 복음전파를 위해서 기도하고 하느님의 뜻이 이 세상에 이루어지기를 기도했던 가르멜회의 수도자, 작은 꽃 데레사의 삶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우리가 그녀의 삶에 관한 짧은 묵상을 하면서, 성녀로 공경 받는 것을 부러워할 수도 있습니다만, 그것으로만 끝난다면 우리는 시간을 낭비하는 사람들이 될 것입니다.


작은 일을 크게 봤던, 성녀의 삶을 기억하면서, 세상 삶에서 우리도 작은 일들에 대하여 올바른 자세를 가질 수 있도록 함께 도우심을 청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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