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강론자료

연중 27 주일.....2006.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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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6-10-07 ㅣ No.832

 

연중 27 주일 (나해)

             창세기 2,18-24      히브리 2,9-11       마르코 10,2-16

     2006. 10. 8. 무악재

주제 : 내 삶의 동반자

 찬미 예수님!

추석 명절기간 잘 지내셨습니까?  잘 지내신 분들만 이 자리에 오셨겠지요?  혹시라도 우리가 추석명절 기간을 지내면서 마음이 불편하고, 형제나 자매들에 대하여 만족하지 못한 마음이 있었다면, 그런 분들은 사람들 사이에 일어난 문제들의 탓을 하느님께 떠넘기면서, 내가 불편한 마음을 갖고 있으면서도, 기도한다고 하면서 미사시간에 아무런 일도 없는 것처럼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차라리 한 주일 건너뛰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떨어져 있던 부모와 형제자매들을 만나는 추석명절 기간에도 세상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안개 낀 도로에서 자동차가 정신없이 부딪히기도 했고, 돈 때문에 형제와 자매가 서로 목숨을 상하게 한 일도 있었으며, 소중한 보금자리가 화마(火魔)에 휩쓸려 사라진 일들도 있었습니다.  이런 일들은 우리가 삶의 주변을 좀 더 조심해서 대할 수 있다면, 줄어들 수 있는 불편함이요 안타까움일 것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일들이 있었던 연휴를 지내고, 우리가 복음을 통해서 들은 ‘아내와 남편에 관한 말씀’은 그다지 속편한 소리는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들 삶에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감정조절을 잘하고, 마음을 잘 다스린다면, 좀 더 나은 생활을 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나와 같은 귀중한 존재(存在)’로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소유(所有)’로 대하던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가 오늘 복음입니다.  유대인들을 가리켜 지혜가 뛰어났던 민족이라고 합니다만, 그들이 세상 모든 일들을 훌륭하게 대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이 세상 삶을 위하여 내려주셨던 율법을 핑계로 하여,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됩니까?’ 라고 물은 질문은 대단히 이기적인 질문입니다.  성경에 나온 것이니까, 우리가 그대로 흉내내도 괜찮겠지 하는 마음은 품지 말아야 합니다.  복음서에 나온 그 말씀을 읽는 우리가 사는 세상은 성경이 쓰일 때와는 다른 세상이므로, 요즘 말로 바꾸어 알아듣는다면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됩니까?’ 하는 드러난 질문 말고도, ‘아내가 남편을 버려도 좋습니까?“라고 묻는 질문도 그 안에 포함되어 있는 이야기로 알아들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질문은 남편이 아내를, 아내가 남편을 삶의 반려자요 동반자로 대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어떻게 하면 잘 이용하고 내다버릴 수 있는지 ’가치 중심‘으로 대할 때, 나오는 태도입니다. 


세상살이에서 사람이 모든 일을 자기 마음대로 해도 좋다는 허락을 하느님에게서 받았다면, 우리가 무슨 생각을 하든지, 그리고 어떤 행동을 하든지 아무런 거리낌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에서 항상 내 생각대로만 해도 좋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복음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왜곡된 심성을 갖고 질문하는 사람들의 태도에는 예수님의 응답이 옳게 들릴 리가 없습니다.  내가 다른 사람을 내 판단에 따라 소홀하게 대하면, 다른 사람들에게서 나도 똑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을 생각하지 못할 때, 우리 삶에는 주의를 말하는 ‘노란 불’을 넘어서 삶의 위협을 알리는 ‘빨간 불’을 볼 수도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노란불이라면 그런대로 대처할 시간이 있을지 몰라도, 우리 삶 앞에 빨간불이 켜졌다면 준비할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세상살이에서 꽤나 큰 힘을 갖고 있습니다.  수많은 동식물들의 이름을 정하고, 나름대로의 기준을 세워서 ‘내게 필요한 것이나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구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구별하는 능력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할 것은, 그 존재들을 올바로 대하는 마음자세입니다.  이름을 붙이고 구별하는 뛰어난 아담의 능력을 보신 하느님은 그의 짝으로, 아담에게  아내를 마련해줍니다.  이 일은 남편과 아내 둘 사이 관계가 경쟁관계나 한쪽편의 종속관계가 아니라 서로 돕고 살아가는 존재, 겉으로 보이는 드러난 형태는 다르지만 사람이라는 뛰어난 존재를 서로 반씩 채우면서 하나를 이루는 생명체라는 것을 알려주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관계에서 이랗게 귀중하게 여겨야 할 정신이 깨어질 때, 우리 삶에는 심각한 문제가 생기는 것을 넘어서, 삶이 파괴되기 시작합니다.  세상 삶에서 필요하고 중요하게 여겨야 할 정신을 몰라서 제대로 살지 못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내가 아는 당연한 것은 다른 사람들은 지켜야 할 일이지만, 나는 소홀하게 여겨도 괜찮다는 생각 때문에 사람들은 작은 문제를 크게 만드는 것입니다.


세상 삶에 겸손한 자세는 꼭 필요합니다.  큰소리쳐서 될 일이 있고, 자신 안에서 들려오는 작은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만 해결될 수 있는 일들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이루는 가정 안에서 배우자를 나는 어떻게 대하는지, 그리고 자녀들 앞에서 상대방을 어떻게 대하도록 본보기를 보이는지 잠시 돌이켜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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