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강론자료

2011-1127...대림1주일...새로운 한 해의 시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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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1-11-26 ㅣ No.1125

대림 1 주일(나해)

이사 63,16-17.19; 64,2-7          1코린 1,3-9       마르코 13,33-37

2011. 11. 27. 등촌3

주제 : 새로운 한 해의 시작에.....

한 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인사말을 달리하고 나면,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났기에 이런 소리를 듣는 것이지.......하는 질문을 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날입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큼지막하고 길쭉한 달력으로는 아직 11월의 하순을 지내고 있지만, 전례에서 사용하는 달력의 계산법으로는 한 해의 시작시간을 대림절부터 셈하기 때문에 오늘이 새해를 시작하는 날(이고, 유대인들의 시간 계산법에 따르면 해가 진 다음부터 새로운 날의 시작이 되니 오늘 이 시간이 새로운 해를 시작하는 날)이 되는 것입니다.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전례력 가해의 묵은해를 지냈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연중시기를 마쳤고, 대림1주일이라고 말하면서 새로운 한 해라고 말합니다. 어떤 차이가 있는 구별이겠습니까?

 

인문과학에서, 시간은 직선으로 흘러간다고 하지만, 우리는 삶에서 느끼는 시간의 흐름을 직선으로 생각하거나 셈하지 않고, 세상의 목숨이 다할 때까지 그 시간의 흐름을 빙글빙글 돌아가는 시계의 시침과 분침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새로운 한 해를 시작했다고 말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마음 자세를 갖기는 참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연중시기의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들었던 전례의 말씀이나, 대림절을 시작으로, 새로운 한 해를 시작했다고 하면서 듣는 성경말씀의 배경에는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말씀의 표현만 생각하면 두렵고 힘든 말씀을 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조용히 침묵 가운데서 생각하라면, 각자의 판단은 다르다고 하겠지만, 예수님께서 우리 삶에 찾아오시는 것을 누구나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 달, 24일 밤이 되면, 우리는 예수님께서 우리 삶에 구세주로 오셨음을 기억하고 축하하는 축제를 거행할 것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그 순간이 되면 자세는 다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심각한 질문이 생깁니다. 구세주의 탄생순간이라고 정해진 시간이 되면 기뻐하고 환영한다면서, 그 시간을 미리 준비한다고 하는, 그에 앞서는 대림시기에 우리가 듣는 말씀은 왜 우리를 두렵게 하고, 겁나게 하느냐는 것입니다. 참 알 수 없는 일이라고 해야 하겠지만, 이런 차이점은 왜 생기는 것이겠습니까? 질문은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어디서 들을 수 있겠습니까?

 

놀라운 일이 생길 것이 분명한데, 그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가 그 놀라운 순간이 되면 허둥대는 것이 사람의 삶입니다. 미리 준비하면 그런 일이 없으리라는 것을 모두 다 안다고 말하겠지만, 실제로 그에 맞춰 움직이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사람이라는 존재가 애초부터 그렇데 행동하도록 태어나지 않은 탓일 수도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을 맡기고 먼 길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주인을 맞이하는 방법은 어떠해야 하겠습니까? 예수님은 오늘 복음말씀을 통해서, 그 상황에 우리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물으십니다. 대답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작든 크든 내가 받았다고 생각하는 권한을 나만 생각하면서 낭비하듯 사용하다가 그 순간을 맞이하는 방법일 것이고, 두 번째는 같은 권한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내 삶에 찾아오는 그 놀라운 순간이 나를 기겁하게 만드는 순간이 아니라, 내가 항상 준비했으므로 정말로 나를 감동시키는 순간이 되도록 만들겠는지를 묻는 것입니다. 어떤 선택이 가능하겠습니까?

 

내가 살아있는 재미를 느낄 것 같고 활기가 있을 법한, 첫 번째 말씀드린 방법대로 시간을 사용하다가 놀라운 순간을 맞이한다면, 그렇게 사는 것이 그의 삶에 영원한 행복을 가져오는 기쁨의 순간이 될 수 있을까요? 이런 첫 번째 방법과는 달리, 좀 더 신중한 자세로 다른 이도 생각하면서 재미없을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 두 번째의 방법대로 살다가 예상하고 기대하던 대로 놀라운 순간을 맞이한다면 그의 삶에 찾아온 놀라운 순간은 아마도 아주 큰 기쁨이 될 것입니다.

 

대림절 끝에 맞이하게 되는 성탄절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찾아오시는 순간입니다. 이 순간이 기쁨의 시간이 되게 만들 수도 있고, 피하고 싶을 만큼 두렵고 힘든 시간이 되게 만들 수도 있는 능력이 사람에게는 있습니다. 우리의 선택에 따라서 달라질 일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맞이하겠습니까?

 

이사야예언서를 통해서 들은 말씀을 한 폭의 그림으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먼저 말씀드린 첫 번째 방법에 따라 산 사람의 모습이 될 것입니다. 그와는 다르게 예수님을 모셔 들였기에 우리 삶이 풍부해졌다는 것을 체험한 사람이라면, 그분을 다시 맞이하게 될 두 번째 대림 때는 분명히 기쁨과 행복의 순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한 해, 새로운 대림절이 시작됐습니다. 해마다 정해진 때가 되면 당연히 맞이하는 성탄절이 진정으로 우리에게 기쁨과 행복이 되는 시간이 되기를 지금부터 올바르게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오늘은 그 일을 시작하는 첫 번째 날, 대림절을 시작하는 날입니다.

 

다가오는 성탄절이 기쁨이 되기를 함께 노력하고, 하느님의 자비를 청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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