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3일 (월)
(홍)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소작인들은 주인의 사랑하는 아들을 붙잡아 죽이고는 포도밭 밖으로 던져 버렸다.

교회문헌ㅣ메시지

복음의 기쁨 해설7: 첫걸음 내딛기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1-18 ㅣ No.621

[홍기선 신부의 복음의 기쁨 해설] (7) 첫걸음 내딛기


길 잃은 양을 찾아 떠나야 하는 목자의 사명

 

 

「복음의 기쁨」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한 뒤, 9개월 만에 나온 권고문인데, 온전히 그 기간 동안 작성된 문안이라고는 볼 수 없다. 1979년에 멕시코에서 개최된 제3차 라틴 아메리카-카리브 주교회의 정기총회의 결과물인 푸에블라 문헌에 이미 뼈대가 되는 개념이 다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2007년에 브라질에서 개최된 제5차 라틴 아메리카-카리브 주교회의의 「아파레시다」 문헌에는 더 진척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이 두 문헌의 기저에는 1975년 복자 바오로 6세 교황의 2가지 권고문, 「그리스도인의 기쁨」(Gaudate in Domino)과 「현대의 복음 선교」(Evangelii Nuntiandi)가 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교황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자신의 숙성된 묵상의 결과물을 갖고 있었고 그 내용을 교황 직위에 오르면서 조직적으로 재편성하여 온 세계에 발표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미 걷는 법을 배웠으니

교황은 권고문을 통해 현대의 복음 선포자들에게 용기를 북돋우고 담대하게 시작하도록 재촉하고 있다. 마치 첫걸음을 떼는 어린이를 조심스레 바라보며 전진하도록 사랑의 눈길을 보내는 부모의 심정으로 독려하고 있다. 교황은 두려움을 갖지 말라고 한다. 이미 주님께서 우리에 앞서 복음을 선포하셨고 갖가지 어려움 가운데 열매 맺고 기뻐하셨기에, 더이상 의심하며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하셨다. 생명을 바치며 우리를 사랑하신 주님이 우리에게 당신을 따르라 하시기 때문이다. 당신께서 모범을 보여주시면서 “그대로 실천하면 너희는 행복하다(요한 13,17)”고 하셨다.

교황은 아주 상세히 시작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먼저 첫걸음부터 떼어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과 결과도 일러주며 용기를 북돋아 주고 있다. 첫걸음을 뗀 후에는, 사람들의 삶에 참여하고, 그들과 함께 가고, 인내하라고 주문하신다. 밀밭의 가라지를 추수 때까지 내버려 두는 것처럼, 그들 가운데 생길 수 있는 불협화음과 작은 소란에 불평하거나 지나친 반응을 하지 말라는 주문이다. 인내하며 때를 기다리면, 주님께서 열매 맺도록 이끌어 주신다고 했다. 그러면 공동체는 기쁨으로 가득 차게 될 것이고 이 기쁨은 전례의 아름다움으로 표현되어 공동체 전체가 축제를 지내게 될 것이라 했다. 이 축제는 전례를 통해서 표현되는 것으로 “복음화 활동을 경축하는 것이며 자신을 내어주는 새로운 힘의 원천이 될 것이다”(24).

“그러기에 두려움 없이 첫걸음을 내딛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며 다른 이들에게 다가가고 멀어진 이들을 찾으며 큰길에 나아가 버림받은 이들을 초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공동체는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와 그 무한한 힘을 경험하였기에 자비를 베푸려는 끝없는 열망을 지니고 있습니다”(24).

교회로부터 멀어진 이들과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이들을 초대하여 그들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주고 그들도 존엄한 존재임을 스스로 확인하게 해주라는 것이다. 교회가 그들을 상처 입은 그리스도로 대하라고 명하신다. 이는 주님께서 마태오 복음 25장을 통해 말씀하신 내용이다. 최후의 심판 때 밝혀질 내용이고 심판의 기준이다. 가장 보잘것없다고 여겨지는 사람에게 베푼 호의와 사랑이 바로 당신에게 보인 애덕 실천이라는 말씀이다.


목자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나

교황은 일상 강론과 일반 알현 때, 자주 “양 냄새 나는 목자”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자신의 안위만을 신경 쓰느라 폐쇄적인 교회가 되기보다는, 거리로 나와 다치고 상처 입고 더럽혀진 교회를 원한다고 말씀하셨다. 양 냄새 나는 목자란 양들과 함께 있기에 당연히 그들의 냄새가 밴 목자다. 이리로부터 양들을 보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치는 목자이고 추위와 굶주림에 떨고 있는 양들을 껴안고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치유하기 위해 약을 발라주는 목자이다. 자신이 양들을 위해 존재하고 있음을 양들이 알뿐만 아니라 온 몸으로 느끼도록 하는 목자이다. 그래서 양들은 그들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그들을 따르게 되는 것이다.

[평화신문, 2015년 1월 18일, 홍기선 신부(춘천교구 사목국장)]



1,666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