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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의 영성: 새로운 복음화와 레지오 마리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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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9-20 ㅣ No.268

[레지오의 영성] 새로운 복음화와 레지오 마리애



2012년 우리 교구장님들의 사목교서의 주제는 “새로운 복음화”가 대부분입니다. “새로운 복음화”의 내용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지향하는 “복음화”와 다르지 않습니다. 교회 내면에 시선을 돌려 쇄신을 도모하고, 외적으로 세상을 복음화하려는 양방향성을 가집니다. 21세기 시대적 상황의 특징인 ‘변화와 도전’에 새로운 방법과 새로운 표현으로 새로운 열정을 가지고 대처하려는 것입니다.


새로운 복음화

서울대교구 사목국에서는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개념 연구와 사목적 모색에 관한 연구보고서를 발간하며, 새로운 복음화라는 용어의 의미와 역사적 배경 및 사목적 관련성 등을 요약적으로 정리하였습니다. 내용 중에 다음과 같은 제안이 있습니다.

(1) 새로운 복음화는 현장을 중심으로 펼쳐져야 한다.
(2) 새로운 복음화는 적극적인 사랑의 실천을 내용과 방법으로 삼아야 한다.
(3) 새로운 복음화의 새로운 방법은 인격적인 만남을 통해 구체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4) 새로운 복음화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우선적인 선택을 새로운 방법으로 삼는다.
(5) 새로운 복음화의 방식은 정의에 기반해야 한다.
(6) 새로운 복음화 활동은 ‘생명윤리’와 ’환경생태윤리‘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7) 한국 사회는 자살, 낙태, 사형제도 등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죽음의 문화’를 양산하고 있다. 이에 맞서 가톨릭교회는 하느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인간 생명의 가치를 살려내고 ’생명의 문화‘를 피워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복음화는 우리 자신부터

우리 교회에는 평신도 운동 단체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꾸르실료, ME, 레지오 마리애 등이 많은 단원들과 역량으로 아주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이들 평신도 사도직 단체들은 외국에서 도입되어 한국에서는 아주 활성화되어 있는데, 정작 우리에게 전해준 그 나라 교회에서의 역할은 아주 미미합니다.

그 이유가 혹시 사도직 단체들의 ‘교만’ 때문은 아닌지... ‘교만’의 반대말은 ‘겸손’입니다. ‘겸손’의 원어는 ‘먼지, 진흙, 땅’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땅이란 쓰레기, 오물 등 모든 것을 받아들여 꽃을 피우고 생명이 움터나게 하는 곳입니다. 세상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겸손’이며,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곧 ‘교만’입니다.


뿌리부터 활력을

2021년 레지오 마리애 100주년을 꿈꾸면서 각 쁘레시디움들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계획을 세우고, 그것이 가능하도록 꾸리아가 도와주고, 꾸리아를 꼬미시움이, 꼬미시움을 레지아가, 레지아를 세나뚜스가, 세나뚜스를 꼰칠리움이 도와주는 것이 ‘보조성의 원리’입니다. 레지오 마리애는 쁘레시디움이 없이는 유명무실한 단체입니다. 쁘레시디움들의 협의체가 꾸리아입니다. 꼬미시움은 꾸리아들의 협의체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쁘레시디움만이 실제적인 레지오 마리애이므로 존재의 근본인 쁘레시디움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레지오 마리애가 활성화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쁘레시디움이 갖고 있는 가장 어려운 점은 활력을 잃어 버렸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현재 쁘레시디움들이 “할 일이 없다, 해도 재미가 없다, 해도 남이 알아주지 않는다, 본인들도 하면서 억지로 한다”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유는 우리 레지오 마리애가 10-20년 전과 다르다는 것입니다. 1978년 신설된 서울 세나뚜스가 200만 신자에 20만 단원을 목표로 5개년 계획을 세워 열절한 노력과 성모님의 특별한 은총으로 1985년도에 목표를 이루어냈습니다. 1984년도 200주년 행사를 하면서 300만 신자에 30만 단원을 목표로 한 것이 1991년에 이루어졌습니다. 나아가 2008년 말에 500만 신자에 50만이 넘는 단원 현황입니다. 그런데 왜 쁘레시디움이 활력이 없다고 할까요?


10년 뒤의 우리 모습에 대한 비전과 실행이 있어야

아마 그때 너무 잘 나가서, 자신의 처지에 맞지 않는 삶을 살고 있어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잘 나가던 과거를 회상하며 오늘의 처지를 비관하기보다는, 자신에 맞는 삶을 살아나가야 하겠습니다. 10년 전보다 지금이 낫다고 말하기 어려운 마음이, 10년 뒤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도 생기는 것입니다. 결국 10년 뒤 레지오 마리애의 비전이 분명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신자 수가 100만 명에서 500만 명으로 증가된 게 30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지난 번 ‘아시아 평신도 대회’ 때 모인 각 나라의 대표들이 우리나라의 이런 현상을 보고 ‘기적’이라는 말로 표현하였습니다. 아직도 아시아의 52개국 중 30여개의 나라가 종교탄압으로 박해를 받고 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목숨을 건 신앙생활을 하고 있고, 종교의 자유는 있지만 선교의 자유가 없는 나라도 있습니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는 너무 복에 겨운 것이 아닌지요? 너무 여유로운 상황이 아닌가요? 우리가 가진 소중한 것을 소홀히 대하는 것은 아닌지요?

앞으로 10년 후의 레지오 마리애는 두 가지는 분명해지리라 봅니다. 첫째는 인간 수명의 연장으로 고령단원이 많아질 것입니다. 둘째는 청소년 단원들이 줄어들 것입니다. 레지아의 종합보고를 받으면서 걱정을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이런 두 현상을 겸손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레지오 마리애가 성모님의 군대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반성이 있어야 합니다. 그 중 하나는 과거를 돌아보고 실수하지 않는 것이며, 또 하나는 10년 뒤의 우리 모습에 대한 비전과 실행이 있어야 합니다. 교만해서 축소되고 없어진 단체들을 교훈삼아 겸손 되게 다른 사람의 마음에 드는 행동과 생활을 하여야 하겠습니다.

사람들은 어려운 때일수록 뭉치기 쉽고 정신을 차리게 됩니다. 레지오 마리애가 가지고 있는 어려움들을 또 다른 발전을 위한 단계로 바라보는 자세가 곧 새로운 비전이 됩니다. 서로 격려하고 칭찬하고 감사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것이 현실을 직시하여 식별하고 개선하기 위한 올바른 출발입니다.

이제, 새로운 사순절을 시작하면서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주님”이신 그분과 함께 일상을 살면서 우리를 위로해 주시기를, 격려해 주시기를, 사랑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새로운 하루를 시작합시다.

새로운 복음화의 제안이 레지오 마리애 쁘레시디움 차원에서 진지하게 논의되기를 기대합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2년 2월호, 글 민병덕 비오(
서울대교구 사목국장, 서울 Se. 담당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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