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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 가톨릭 영성 산책13: 성사 생활과 함께 일상에서 실천하는 영성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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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8-03 ㅣ No.706

[전영준 신부의 가톨릭영성 산책] (13) 성사 생활과 함께 일상에서 실천하는 영성 생활

 

반복되는 미사가 지루하시다고요?

 

 

가톨릭 교회가 거행하는 일곱 성사 중에는 단 한 번만 받는 성사도 있고, 여러 번 받을 수 있는 성사도 있습니다. 지난 번에는 주로 한 번만 받는 성사를 중심으로 영성 생활과 관련지어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여러 번 받을 수 있는 성사를 영성 생활과 관련지어 살펴보고자 합니다.

간혹 신자 중에 어떤 분은 미사와 관련된 불만 아닌 불만을 표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매번 참여하는 미사에서 듣는 경문 내용이 거의 비슷하고 지루하기도 해서 꼭 매주 혹은 매일 미사에 참여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이런 논리로 생각한다면, 매번 미사를 집전하는 사제는 어떻겠습니까? 따라서 우리는 매번 거의 같은 미사 경문을 읽기 때문에 지루하다는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영성적인 관점에서 성체성사를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영성 생활을 살아가며 추구하는 것은 주님 현존을 느끼고 주님과 하나 되는 합일을 체험하는 것이며, 이웃 사랑 안에서 이웃과 더불어 주님께 나아가는 여정입니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 하느님 은총을 가시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성사 생활 중 성체성사는 우리 영적 여정에 더욱 커다란 도움이 됩니다.

성체성사를 통해 접하는 성체와 성혈은 우리 구원을 위해 내주신 예수님 몸과 피입니다. 우리는 이 성체와 성혈로 이미 부활해 승천하심으로써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던 예수님을 오늘날 다시 체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성체성사에 자주 참여하고, 성체 조배처럼 성체 신심을 자주 실천한다면 주님 현존을 가까이 느끼며 영적 여정의 발전에 커다란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우리는 미사 중에 영성체를 통해 예수님을 내 안에 모시게 됩니다. 영적 여정의 궁극적인 목적이 주님과 하나 되는 것이라면 영성체를 통해 예수님을 내 안에 모시는 것이야말로 주님과 하나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기이한 현상을 동반하는 신비 체험을 기대하기보다는 차라리 성체를 영함으로써 주님과 하나 되는 것이 더욱 분명하게 신비 체험을 하는 것입니다.

게다가 우리는 성체성사에 참여한 이웃과 함께 같은 빵을 먹음으로써 이웃과 영적으로 하나 되는 체험도 하게 됩니다. 이웃과 하나 된다는 것은 결국 교회 공동체를 건설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 교회 공동체를 통해 다른 이에게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성체성사의 영적인 관점에서 미사에 접근한다면 미사가 결코 따분한 시간이 아니라 영적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중요한 시간임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관점에서 매일 미사에 다가가야 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고해성사와 병자성사도 영성적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영성 생활에서 영적 성장을 위해 악습을 끊고 성덕을 활성화하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악습을 끊기 위해서 자신에게 습관이 된 죄가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만약 죄에 물들었다면 죄를 끊기 위한 하느님 도움도 필요할 것입니다. 이 모든 과정이 고해성사를 통해 이뤄집니다. 고해성사를 준비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깊이 성찰하고, 죄 고백을 통해 하느님과 화해를 시도하게 되며, 사죄경을 통해 하느님 은총으로 영적인 발전을 이룩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은 병자성사를 통해서도 유사하게 나타납니다. 그러므로 고해성사를 귀찮은 의무 정도로 여길 것이 아니라 영적인 발전을 이루는 방법이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이와같이 성사 생활도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 영적 발전에 커다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새삼 깨달을 수 있습니다. 가톨릭 교회가 성사 생활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영성 생활은 결코 요란스럽거나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영성 생활은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찾아 실천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모두 영성 생활을 실천한다는 마음으로 성사 생활로 나아가 보길 바랍니다.

 

[평화신문, 2015년 8월 2일, 전영준 신부(가톨릭대 신학대학 영성신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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