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8일 (화)
(녹)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사목신학ㅣ사회사목

[가정사목] 가정 그 살맛나는 보금자리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2 ㅣ No.62

가정 - 그 살맛나는 보금자리

 

 

머리말

 

사랑하는 형제 ? 자매 여러분,

오늘 예수 마리아 요셉의 가정 축일을 맞이하여 우리 모두는 주님 앞에서 가정의 소중함과 아름다음을 되새겨 보고자 합니다.

 

가정은 혈연으로 맺어진 자연적 공동체이며, 남편과 아내, 조부모를 포함한 부모와 자녀, 그리고 형제자매와의 인간 관계가 가정 안에서 형성됩니다.

 

그런데 현대 가정은 핵가족화로 말미암아 가정 공동체의 구성원이 감소되어 보다 폭넓은 인간 관계를 갖지 못하고 더욱이 살기에 바쁜 현대인들은 가정에 대한 시간과 관심을 충분히 갖지 못하여 가족 구성원끼리의 대화가 미흡한 실정입니다.

 

가정은 또한 여러 세대가 모여 보다 깊은 예지를 얻고 개인의 권리를 사회생활의 다른 요청과 조화시키기 위하여 서로 협력하는 곳이므로 사회의 기초를 이루는 곳입니다.

 

가정 공동체는 “그 나름대로 교회의 고유한 구원 사명에 참여하는 만큼 교회의 신비에 접목 ”(가정 공동체 49항)되고 교회 공동체의 한 말씀과 성찬으로 성숙되어 가는 “교회적 일치의 특수한 표출이고 실현이기 때문에 가정 교회”(가정공동체 21항)라 불리는 것입니다.

 

 

풀이말

 

1. 부부사랑 - 생명에의 봉사

 

가정의 기본 임무는 생명에 봉사하는 것입니다. 가정은 출산을 통하여 하느님의 모상을 사람에게서 사람에게로 전달하는 것입니다.(가정공동체 28항)

 

오늘의 사회가 위기 상황이라고 한다면 이것은 그 무엇보다도 가정이 “기본 가치 붕괴의 혼란”(가정공동체 6항)에 의해 위협 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정의 기본 가치가 붕괴될 때 인간 관계의 참다운 의미나 생명의 존엄성, 자기 증여적 헌신이나 봉사 등의 터전 자체가 붕괴되기 때문에 혼인과 가정의 쇄신이야말로 바로 ‘하느님 백성과 사회 쇄신’의 핵심인 것입니다(가정 공동체 3항). 그래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우선 신자 가정이 본보기로 “가정은 본연의 것이 되어라”(가정공동체 17항)고 호소하십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몸도 마음도 정신도 하나를 이룬 전인적 부부 일치의 모습(창세 2, 24참조)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렇듯 그리스도교적 의미로 가정은 무엇보다 인류구원을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의 계약을 상징하는 혼인 성사에 의해 이루어지는 사랑의 공동체입니다. 이 부부의 사랑은 그 본연의 성격상 생명에의 봉사를 지향하고 생명에의 봉사의 본질은 자녀출산과 자녀교육으로 완성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가정이 보다 그리스도교적일수록 더욱 인간적인 가정이 된다”(제 5차 주교시노드, “현대의 그리스도인 가정에 보내는 메시지”, 21항)고 선언한는 것입니다.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께서는 생명 유지라는 숭고한 임무를 인간에게 맡기시어 인간으로 하여금 인간 품위에 알맞는 방법으로 이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생명은 그 수태되는 순간부터 성심껏 보호해야 하므로 낙태와 유아 살해는 가증할 죄악입니다.

 

부부의 사랑과 생명 전달의 책임을 조화시키는 인간 행위의 윤리성은 의향의 순수성이나 동기 평가에만 달린 것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 행위의 본성에 바탕을 둔 객과적 기준으로써 결정되어야 하는데 이 기준은 상호 헌신과 인류 번식의 온전한 의의를 참 사랑에 곁들여 보전하는 것이라야 합니다. 이는 인간의 영원한 목적과 관련시켜 생각해야 함을 뜻합니다.

 

2. 부모의 역할

 

가정은 보다 풍요로운 인간성을 길러내는 학교와 같으므로 부부의 다정한 마음의 일치와 상호 협의가 필요하고 자녀 교육을 위한 부모의 쉴 줄 모르는 협력이 요구됩니다. 특히 자녀의 종교교육과 성소계발에도 힘써야 합니다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제103조 1항)

부모는 하느님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리와 의무에 따라 자녀가 그들 나름대로의 독자적인 삶을 영위할 만큼 충분히 성장할 때까지 자녀를 교육하고 돌보아야 합니다.

 

부모는 자녀들의 육신 뿐 아니라 영혼까지도, 아니 오히려 육신보다도 영혼에 대해서 더 관심을 기울이고, 염려해 주고, 지도해 주는 그런 사랑이 있어야 합니다. 즉 자녀의 입장에서 자녀를 이해해주는 ‘눈 높이 교육’이 매우 중요합니다.

 

3. 자녀 양육

 

가정은 어린이들과 젊은이들이 사랑, 자제, 인내, 정결의 덕을 높이고 실천하도록 교육하는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장소입니다(교황청 가정평의회, ‘인간의 성, 그 참모습과 참뜻, 제48항). 뿐만 아니라 가정은 모든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회에 있어서의 제 덕행을 가르치는 최초의 학교입니다.(그리스도교 교육선언 제3항)

 

자녀들은 살아있는 화살이고, 부모는 이 화살을 쏘는 활이라고 한 말대로 자녀들의 행복과 불행은 화살을 쏘아 보내는 부모에게 달려있는 것입니다. 현대 교육의 목표를 지육, 덕육, 체육이라고 한다면 부모가 자녀를 교육할때에도 지식과 인격과 건강을 그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아무튼 자녀의 인격교육에서 가장 절실히 요청되는 것은 부모의 모범입니다. 행동으로 자녀에게 보여주는 훌륭한 모범처럼 더 위대하고, 깊은 감동과 존경을 일으키는 웅변이 어디 있겠습니까?

 

가정은 그 본질상 사랑을 바탕으로 한 공동체이고 사회적인 기초 공동체인 동시에 하느님 나라가 먼저 실현되어야 할 작은 교회입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도 “가족들이 서로 사랑하고, 함께 하느님께 기도하며, 가정을 교회의 가정적 성소로 삼을 때 가정은 그 맡은바 사명을 다 할 수 있다.”고 말하며, 신자 가정들은 특별히 “그들의 전생활을 통하여 복음에 충실하며, 그리스도교적 결혼생활의 모범을 보여준다면, 세상에 그리스도를 가장 웅변적으로 증언하는 것이 된다.”고 천명하고 있습니다(평신도 사도적 교령 11항).

 

가족 상호간에 신뢰하는 마음을 갖고 지극히 사소한 기쁨이나 슬픔이라도 나의 것으로 함께 나누는 곳이 가정이요, 어떠한 잘못이나 실수라도 서로 이해, 용서해 주고 받아주는 것이 가족입니다. 가족이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가져야 합니다.

 

신자 가정은 구성원의 친교를 견고케 하기 위하여 먼저 가족간의 대화 시간별이나 월별로 공동 반성의 기회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제103조 2항)

 

결국 오늘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의 질에 따라 내일의 사회와 내일의 교회가 달려 있습니다.

 

 

맺음말

 

21세기 가정은 지금보다도 가정의 개인화, 독신 가구와 혼전 동거의 증가, 생명공학 산업과 매스 미디어의 팽창으로 생명 존중과 인간 존엄의 상실, 이혼 증가, 가족의 기능 약화가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2000년 대회년을 은총과 자비의 때로 믿고 있는 우리 가정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회칙 [생명의 복음]에서 강조한 생명의 불가침 정신으로 되돌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하루에 10분 성서를 읽거나, 월1회 가정 성시간 혹은 가정 주일을 함께 지내거나, 대림절에 대림환을 가족이 함께 만들고 초를 켜는 방법, 사순절에 비하고 가족이 서로 발이나 손을 씻어주고, 성모 성월에는 가족이 함께 조졸한 성모의 밤을 지내는 것, 순교자 성월에는 순교 성지를 가족이 함께 방문하고, 로사리오 성월에는 온 가족이 묵주의 9일 기도를 같이 봉헌하고, 위령성월에는 묘원을 방문하는 등 전례 행사의 참여와 신심 행사를 각 가정에 맞게 거행한다면 가정 교회의 모습은 더 잘 드러날 것입니다.

 

하느님께 기도하는 가정, 하느님을 배우는 가정, 하느님의 거룩한 교회와 연결되는 가정, 가장이 솔선수범하여 그 가족이 따르는 가정, 곧 2천년전 예수 마리아 요셉의 가정을 묵상하면서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가정’이기를 기도합시다.

 

여러분 모든 가정에 하느님의 풍요로운 축복을 기원합니다.

 

[출처 : 인천교구 가정사목부 자료실, 정인상 신부(1999. 11. 9. 작성)]



353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