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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와 마음읽기: 성모님께서는 그들을 어떻게 생각하실까(뒷담화 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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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9-24 ㅣ No.335

[레지오와 마음읽기] 성모님께서는 그들을 어떻게 생각하실까(뒷담화 잘하기)



대화는 사람과 동물을 구별하는 주요한 특성 중 하나이다. 우리가 말을 하다보면 대화의 주제가 사람일 때가 적지 않아 자연스레 그 자리에 없는 특정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가게 된다. 소위 말하는 뒷담화이다. 그 사람에 대한 좋고 나쁜 이야기를 떠나서 이런 뒷담화 후에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혹시 기억하는가? 대체로 말을 나눈 상대와 비밀을 공유한 은밀한 관계가 된 기분을 느끼게 된다.

특히 그 사람에 대한 나쁜 평가를 서로 나눈 후에는 더욱 강하게 느끼게 되는데 실제로 어느 여중생이 친구를 사귀는 가장 빠른 방법으로 다른 친구에 대한 흉을 같이 보는 것이라고 할 정도니 뒷담화가 주는 친밀감은 강하다.

뒷담화가 이런 힘을 갖는 데는 이유가 있다. 뒷담화는 존 포엘 신부의 대화수준 4단계에 따르면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 판단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3단계와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수용해주는, 공감이 바탕이 되는 4단계의 대화 수준이기 때문이다. 3단계 이상의 대화에는 상호 신뢰가 있어야 하는데 이 정도 수준의 대화가 되면, 서로는 가족과 같은 유대감을 느끼게 된다. 게다가 놀랍게도 우리는 좋아하는 것보다는 싫어하는 것에 의견이 일치할 때 더 친밀감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니 뒷담화는 더욱 매력적이다.


싫어하는 것에 일치할 때 더 친밀감 느껴

그렇다면 이런 뒷담화는 나의 이미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오하이오 대학의 존 스코론스키 연구팀은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는 행위, 소위 말하는 ‘나쁜’ 뒷담화가 어떤 부정적인 면이 있는지를 실험하였다. 실험은 참여자들에게 비디오를 보여주고 비디오에 나오는 사람을 평가하게 하는 것이었다. 비디오 내용은 한 배우가 자신의 친구나 친지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인데 주로 그 친구나 친지의 나쁜 점을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예를 들면 “그 00는 동물을 아주 싫어해. 오늘 거리에서 강아지를 보더니 비키라고 발로 차지 뭐야!”라는 등이었다.

비디오를 보여준 후 실험참여자에게 그 배우에 대한 성격을 평가해달라고 하니 놀랍게도 대부분의 참여자들이 그를 아주 부정적으로 표현했다. 참여자들은 그에 대해 알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그는 그저 자신의 친지나 친구에 대한 나쁜 점을 말했을 뿐인데도 말이다.

이런 효과를 심리학에서 ‘자발적 기질 전이’라고 한다. 즉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어떤 사람에 대하여 이야기를 들을 때, 말하는 사람이 묘사하는 사람의 특성을, 그 말을 하는 사람의 특성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내가 대화의 화제에 오른 사람의 좋은 점을 이야기하면 상대는 나를 좋은 사람으로 여기고, 반대로 실수나 나쁜 점을 이야기하면 그런 부정적 인상을 나에게 전이시켜, 내가 그런 사람인 것처럼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 그러니 결국 남의 흉이 나에게 돌아오는 격이 된다.


‘나쁜’ 뒷담화는 성모님과 하자

실제로 ‘나쁜’ 뒷담화를 하고 난 뒤 마음은 그리 편하지 않다. 그런데 생활이나 활동을 하다보면 결점이 남다르게 커서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어 비난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 중에는 활동 대상자들과 동료 단원들, 심지어는 성직자들 중에도 있을 수 있다.

그들은 온화함을 깨는 발언이나 행동으로 관계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기도 하니, 마음이 많이 어려워져 아예 가까이 하지 않는 게 상책이라는 생각에 피하게도 된다. 하지만 그것마저 힘들면 그 어려운 마음을 풀기 위해서라도 나도 모르게 ‘나쁜’ 뒷담화를 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간단한 방법은 ‘나쁜’ 뒷담화 이후에 ‘but(그러나)’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이다. 즉 본의 아니게 남의 결점을 이야기했다면 바로 ‘but(그러나)’이라는 단어로 이야기를 연결하라. 그러면 자연스레 그 사람에 대한 좋은 점이 나오게 될 것이다.

이 방법은 샌드라 머레이와 존 홈스가 결혼생활을 지속하는 부부와 헤어지는 부부 사이의 대화를 분석하여 연구한 결과이다. 결혼생활을 지속하는 부부의 경우는 많은 결점들을 나열하고 난 뒤에라도 ‘but(그러나)’라는 단어를 쓰지만 반대의 경우는 아예 이런 단어가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but(그러나)’ 단어가 불만스러운 상대의 부정적 측면을 완화시켜주고 둘의 관계를 지속시켜 준다는 것이 그들의 연구결과이다.

사실 참기 어려운 사람을 받아들이는 좋은 방법은 교본에 나와 있듯이 그러한 사람들을 성모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실까를 염두에 두는 것으로, 에델 퀸(Edel Quinn 1907-1944)은 남의 결점이 눈에 띄었을 때 반드시 성모님과 의논하는 것을 하나의 생활 습관으로 삼았다고 한다. 또한 많은 성인들이 억울한 비난을 받았던 것을 기억하라고도 교본에 되어 있으니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을 받아들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나쁜’ 뒷담화를 성모님과 하는 것이다. 그러면 누가 알겠는가? 내가 찾지 못한 ‘but(그러나)’을 성모님께서 찾아 주실 지도….

참고도서
1. 유쾌한 심리학 - 베이직북스
2. 59초 - 웅진 지식하우스
3. 현실주의자의 심리학 산책 - 지식 갤러리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3년 4월호,
신경숙 데레사(독서치료전문가, 인터넷중독 전문상담사, 서울서초여성회관 독서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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