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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ㅣ기도ㅣ신앙

[기도] 기도 배움터: 나의 가장 소중한 기도 주님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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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12-21 ㅣ No.748

[기도 배움터] 나의 가장 소중한 기도 주님의 기도

 

 

얼마 전에 뉴스에서 영화배우 오마샤리프가 별세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사실 저는 이 배우가 어떤 영화에 출연했는지 잘 모릅니다. 제가 아는 유일한 것은 오마샤리프가 ‘베드로’라는 영화에서 베드로 배역을 아주 감동적으로 잘 했다는 것입니다. 수많은 책들 중에서도 꼭 소장하고 싶은 책이 있듯이, 이 영화는 가지고 다니면서 개인적으로도 시간을 내서 다시 보고, 여러 신자분들과도 함께 보자고 이야기하는 그런 저의 소장용 영화 중의 하나입니다. 이 ‘베드로’라는 영화에서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이 박해와 어려움 중에 항상 모여서 바치는 기도가 있었습니다. 바로 ‘주님의 기도’였습니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다른 청원기도를 멋지게 할 수도 있었을 텐데, 베드로와 사도들이 바친 기도는 영화 내내 주님의 기도였습니다. 그런데 주님의 기도를 바치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얼마나 감동적인지 모르겠습니다. 사도들은 주님의 기도를 바치면서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사도들은 주님의 기도를 바치면서 무엇을 떠올렸을까요? 예수님께서 자신들에게 이렇게 기도하라고 하시면서 주님의 기도를 직접 바치셨던 그 모습을 떠올리고 그런 마음으로 주님의 기도를 하려고 하지 않았을까요? 우리도 지금 그 모습을 떠올리면서 주님께서 직접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를 한 번 해봅시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너무 빠르지 않게 천천히 한 구절 한 구절 마음을 담아서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는 신학생들과 기도에 대해 나눔을 하면서 복음 말씀을 하나하나 분석하고 이것은 무슨 뜻이고 저것은 어떤 의미인가를 파헤치려고 하기 보다는 먼저 복음말씀을 아주 단순하게 읽어보자고 이야기를 합니다. 이것이 주님의 기도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기도의 모범으로 가르쳐주신 기도인데 그 의미를 알아들으려면 머리를 싸매고 골똘히 생각한 후에야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어렵게 만들어 주셨겠습니까? 아니지요. 아주 단순하고 쉽게 만들어주셨을 것입니다. 아주 단순하게 한 구절씩 한 구절씩 충분히 음미하면서 기도를 해보면 좋겠습니다. 첫 구절인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를 입으로 말했는데, 그 말씀이 너무도 고맙고 기쁘다면, 머무르고 싶은 마음이 일어난다면, 그냥 다급하게 다음 구절로 넘어가지 말고 충분히 음미하면서 머물러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기도를 하다보면 우리도 제자들이 했던 마음으로 주님의 기도를 바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주님의 기도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기도의 모범으로 당신이 직접 남겨주신 유일한 기도인데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에게는 그렇게 소중한 것으로 남아있지 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얼른 빨리하는 기도, 다른 기도들과 함께 하는 기도, 기도에 대해서 가르칠 때나 공식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을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주님의 기도가 우리에게 정말 소중한 기도, 개인적으로 자주 바치는 기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미사 때 사제가 주님의 기도를 바치자고 권고하는 이끔말을 기억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사제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하느님의 자녀되어 구세주의 분부대로 삼가 아뢰오니…” 주님의 기도는 하느님의 자녀로서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바치는 기도입니다. 우리는 이 기도 안에서 하느님의 아들딸로서 하느님께 마음을 두고, 하느님의 뜻에 우리의 뜻을 일치시키고, 하느님께 의지하면서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삶을 살아갈 것을 결심하고, 하느님의 도우심을 겸손되이 청하게 됩니다. 주님의 기도를 바치면서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우리의 삶을 보다 더 충실히 살아갈 것을 결심했으면 합니다.

다른 모든 기도를 하는데 있어서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이 주님의 기도를 하면서 특히 우리의 마음을 다해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기도에 관한 책을 쓰신 어떤 분이 이런 말씀을 하신 것을 본 일이 있습니다. “당신이 마음을 담지도 않고 아무 생각 없이 건성으로 드린 기도를 왜 하느님께서 마음을 담아서 들어야 하는가?” 그렇지요. 맞는 말씀이지요. 이건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기도를 하는데 있어서 꼭 우리의 마음을 담아야 합니다. 우리의 마음을 담지 못하면 그것은 정말 요란만 떨고 있는 것에 불과합니다. 주님의 기도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기도일수록 더욱 조심해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우리의 마음을 담아서, 정말 그렇게 되기를 바라면서 하느님의 자녀로서 주님의 기도를 다시 한 번 천천히 음미하면서 바쳐 봅시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 주님께서 우리에게 특별히 주신 기도라는 것을 의식하면서 한 달 동안 주님의 기도를 마음을 모아 정성껏 바치는 노력을 하면서 지냅시다.

† 어느 수녀원 제의방에 “주님, 이 미사가 저의 첫 미사인 것처럼, 저의 마지막 미사인 것처럼 봉헌하게 하소서”라고 씌어 있었습니다. 우리도 우리의 처음이자 마지막 기도인 것처럼 우리의 마음을 모아 기도 하나하나를 정성껏 바치려고 노력하면서 이 한 달을 지냅시다.

* 최규화(요한 세례자) 신부는 2000년 사제 수품 후, 2009년 로마 그레고리오 대학교에서 석사 학위(교의 신학)를 취득 하였다. 현재 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 신부로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외침, 2015년 12월호(수원교구 복음화국 발행), 글 최규화 신부(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 교의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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