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6일 (일)
(녹) 연중 제11주일 어떤 씨앗보다도 작으나 어떤 풀보다도 커진다.

강론자료

주님 수난 성지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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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01-04-06 ㅣ No.312

同床異夢

 

 

 교회는 오늘부터 주님의 수난과 십자가의 길 그리고 영광스러운 부활을 기억하는 "聖週間"을 지내게 됩니다.

오늘 우리는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하고 주님을 환영하던 군중을 봅니다. 그런가하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고함을 치던 군중의 모습도 보게됩니다.

 

 한자성어 중에 "同床異夢"이란 말이 있습니다. 사전을 찾아보니 "같은 침대에서 다른 꿈을 꾼다는 뜻으로 같은 행동을 하면서도 속으로는 각각 딴 생각을 함을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와 같은 동상이몽은 결국 꿈을 깨면 서로 자기의 길을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이런 경우를 많이 보게됩니다.

 

 김 대중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미국의 부시 대통령도 어쩌면 같은 자리에서 회의를 하지만 동상이몽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김 정일 국방위원장과도 정상회담을 하였던 김 대중 대통령의 입장이 참 난처하겠다 싶습니다.

 

 정치인들은 특히 이런 경우가 많아서 자신의 이익과 야망을 위해서 수없이 침대를 바꾸기도 합니다.

사기꾼들도 이런 경우가 많아서 많은 사람들의 꿈과 삶을 망가트리고 결국은 자신도 망하는 것을 보게됩니다.

 

 정직과 성실 그리고 신용과 의리로 살지 않고 줄에 기대고 시류에 편승하고자하는 사람들은 특히 "同床異夢"이라는 병에 자주 걸리는 것을 봅니다. 그런 사람은 병이 치료되어도 곧 다시 재발하곤 합니다.

 

 "떡 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은데 김칫국 먼저 마신다."는 말도 있습니다.

본당에서 생활하다보면 이런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본당 신부님의 눈에는 보좌 신부님이 영 맘에 차지 않고, 하는 일들이 불안하기만 한데, 보좌 신부님은 본당 신부님이 보좌 신부를 믿고 신뢰하기 때문에 아무 말씀을 하지 않는 걸로 착각할 때가 있습니다.

 

 연말에 다음연도의 예산을 심의하다보면 서로 다른 꿈을 꿀 때가 많습니다. 주일학교 교사분들은 내년에는 주일학교 예산을 10%는 올리려고 마음을 먹고 있고, 본당 신부님은 전년대비 동결 내지는 삭감을 생각하고 있고, 중간에서 보좌신부님은 참 입장이 곤란한 경우가 있습니다.

 

  2000년 전 예루살렘에서는 同床異夢이란 병에 걸린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김칫국먼저 마시려고 했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자신들의 꿈이 깨지자 예수님의 곁을 떠났고, 급기야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고함을 치기까지 했습니다.

 

 하느님 나라라는 침대에서 예수님과 당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고함을 쳤던 사람은 전혀 다른 꿈을 꾸었습니다.

오늘 저는 예수님의 꿈은 무엇이었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했던 사람들의 꿈은 무엇이었는지 알아보고 싶습니다.  그래야 우리는 "同床同夢"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예수님의 꿈은 무엇이었습니까!

우리는 진복 팔단의 가르침에서 예수님이 이루고자하는 꿈의 밑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

자비를 베푸는 사람

온유한 사람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

연민을 가지는 사람

하느님의 일을 위해 박해를 감수하는 사람

진리를 위해 투신하는 사람

바로 이런 사람이 되고자하는 꿈을 가졌습니다.

 

 예수님의 꿈은 돈과 명예과 권력과 욕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자기 자신의 십자가를 기꺼이 지고 갈 때, 벗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려는 결심이 있을 때, 섬김을 받기보다는 섬기려는 삶을 살아갈 때, 일곱 번 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는 넓은 마음을 가질 때, 나의 뜻보다는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랄 때 이루어지는 꿈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고함을 쳤던 사람들의 꿈은 예수님의 꿈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그들은 뿌리지 않고도 거두려는 꿈을 꾸었습니다.

그들은 남을 밟고  일서 서는 꿈을 꾸었습니다.

그들은 봉사와 희생에서 얻는 기쁨보다는 쾌락과 향락에서 얻는 기쁨을 꿈꾸었습니다.

그들은 욕망을 위해서는 벗도 버릴 수 있고, 의리와 사랑도 버릴 수 있고, 주님께 대한 믿음도 버릴 수 있다는 버릴 수 있다는 꿈을 꾸었습니다.

결국 "적과의 동침"은 계속될 수 없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2000년전 예루살렘 군중이 흔들었던 그 나무 가지를 손에 들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환영하던 그 군중들처럼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행렬을 했습니다. 이제 우리의 삶은 우리의 꿈은 "同床同夢"이어야 합니다.

행복할 수 있는 길, 영원한 삶에로 초대될 수 있는 길, 참된 진리를 만날 수 있는 길이 여기에 있습니다.  

혹 예수님의 꿈과 다른 꿈을 꾸고 있다면 이제라도 그 꿈을 버리고 예수님과 같은 꿈을 꾸시기 바랍니다.

 

 "그리스도 예수는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나 당신 자신을 낮추셔서 죽기까지 아니 십자가에 달려서 죽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도 그분을 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하늘과 땅 위와 땅 아래에 있는 모든 것이 예수의 이름을 받들어 무릎을 끓고 모두가 입을 모아 예수 그리스도가 주님이시라 찬미하며 하느님 아버지를 찬양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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