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6일 (일)
(녹) 연중 제11주일 어떤 씨앗보다도 작으나 어떤 풀보다도 커진다.

강론자료

사순 5 주일-다해-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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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신부 [gold] 쪽지 캡슐

2001-04-12 ㅣ No.313

사순 제 5 주일 (다해)

 

        이사 43,16-21        필립 3,8-14         요한 8,1-11

    2001. 4. 1.

 

주제 : 용서는 나를 위한 최소한의 일

 

오늘은 새로운 달의 첫날이며 또한 사순 5 주일입니다.

여러분은 새로운 달 4월의 첫날을 잘 맞으셨습니까?  오늘 사순 5 주일, 만우절입니다. 만우절은 거짓말을 해도 괜찮다고 믿는 날로 서양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합니다. 선한 사람이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고 거짓을 말해도 괜찮다는 설을 따른다면, 진실하게 사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도 될 것입니다.

 

이제 사순절도 한 달을 훨씬 넘겼습니다. 남은 시간보다는 지나간 시간이 더 많습니다. 우리에게 구원의 선물을 약속하는 부활절도 그만큼 가깝다는 것이고, 우리가 준비할 시간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는 말도 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사순절을 보내는 시기에 우리 삶에 특히 필요한 마음 자세는 어떤 것인지를 이야기해주는 독서와 복음을 읽고 들었습니다. 오늘 말씀의 주제는 '용서'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용서는 매우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사랑보다 더 힘든 것이 용서이고, 삶에 새로운 희망을 주는 것이 용서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면, 우리가 삶에서 얼마나 자주 실천하고 사는지 살필 수도 있어야 합니다.

 

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모습은 파격적입니다.  로마 제국 아래서 자치민족으로 허락 받았던 율법의 독특성을 과감히 무시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율법을 통치자의 입장에서 본 것뿐이고, 율법이 제정된 참된 의미는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곳에 하느님의 뜻이 통하게 하자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 소신에 따라 예수님은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 가운데 '너희 가운데 멀쩡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부터 죄 지었다고 하는 저 여인에게 돌을 던지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주문에 올바로 응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을 알면서 하신 일입니다.

 

우리 사회에도 꼭 필요한 일은 용서입니다. 이 용서는 하느님도 관심 갖는 사항입니다. "지나간 일을 생각하지 말 것이며, 흘러간 일에 마음을 묶어두는 어리석음을 버리라"는 것입니다.  우리 삶을 좁게 만드는 어리석음을 버리고 용서하는 일에 나서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마치도 무슨 벼슬이나 되는 것처럼 어리석음을 고집합니다. 이것은 하느님이 원하시는 일은 아닙니다. 아마도 참된 용서의 기쁨을 맛보지 못했기에 나타난 현상일 것이고, 참되게 용서받을 수 있는 준비를 하지 않고 살기 때문에 드러나는 일입니다.

 

용서는 사랑보다 힘든 일입니다. 제가 사제로서 하느님의 용서를 여러분에게 수 차례 이야기하더라도 여러분이 몸으로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다면 하느님의 용서는 공허한 외침에 불과한 것으로 머물고 마는 것입니다. 이 용서 가운데 꼭 필요한 것은 다른 사람에게 하는 용서가 아니라 자신에 대한 용서입니다. 다른 사람을 용서하는 일은 한번 해치우면 끝나는 일이지만, 자신을 용서하는 일에는 자신을 사랑하는 일도 포함해야 하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용서가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아주 묘한 일입니다. 용서와 사랑을 가까운데 머물게 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바오로 사도께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우리가 신앙인으로 갖는 삶의 목표를 잊지 말고 눈에서 놓치지 말고 달려야하는 일입니다.

 

오늘은 사순 5 주일입니다.

예수님께서 먼저 실천하셨고, 하느님도 관심을 갖고 계시는 과거에 연연해하는 불만을 과감하게 벗어 던지고 하느님과 일치하려는 목표를 이루도록 해야 할 일입니다. 잠시 우리의 마음을 돌이키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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