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6일 (일)
(녹) 연중 제11주일 어떤 씨앗보다도 작으나 어떤 풀보다도 커진다.

강론자료

성령강림 대축일-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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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신부 [gold] 쪽지 캡슐

2001-06-05 ㅣ No.328

성령 강림 대축일

 

        사도행전 2,1-11         1고린 12,3ㄴ-7.12-13       요한 20,19-23

 

    2001. 6. 3. (주일).

 

 주제 : 하나 되게 하는 힘....성령의 역할

 

교우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은 교회의 생일, 성령강림 대축일입니다. 우리는 흔히 생일에 자신을 위해서 고생한 부모님이나 다른 대상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자신이 축하 받기를 바랍니다. 일반적으로는 그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만, 하느님께서 축복의 선물을 주시려는 교회의 생일, 성령강림인 오늘은 우리가 생각을 달리 가졌으면 합니다.  

 

오늘은 2천년 전에 처음으로 사도들의 생활을 완전히 바꾸어놓은 날, 오순절입니다.  이 오순절은 지중해성 기후 지역에서는 농토에서 수확한 밀을 봉헌하는 축제일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승천을 바라봤던 사도들이 농경축제를 지내지는 않았겠습니다만, 사람들이 봉헌하는 축제일에 하느님께서 그 정성을 받아들이시고, 당신의 선물을 주시는 날이 오늘 성령강림 축제일입니다.  

 

하느님께서 파견하시는 위로자, 빠라끌리또 성령이 사도들에게 내려온 것은 예수님의 약속이 실현되는 것이었습니다. 수난을 겪고 부활을 눈으로 봤지만, 불안한 마음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예루살렘 다락방에 모여 있던 것이 제자들의 현실이었습니다. 그 때 찾아온 하느님의 선물이 바로 성령입니다. 사람들에게 다가온 성령을 받은 사람들이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용서하는 일, 삶의 힘을 안겨주는 일'이었습니다. 그것을 요즘의 표현으로 바꾸면 '하나되게 하는 힘'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한마음으로 사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생활에서 소홀하기 쉬운 것일수록, 그리고 실천하기 어려운 것일수록 자꾸만 강조합니다.  교통질서가 그 중의 하나일 것이고, 사람들이 상대방의 마음을 갖고 세상을 볼 수 있어야 싸움이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이 그 하나이며, 자신이 갖고 싶은 것을 조절하고 자신의 것을 내어주는 것을 이야기하는 사랑이 또한 그 어려운 일의 하나입니다.  

 

한 가족이 행복해지고, 한 공동체가 제대로 움직이려면 올바른 목표가 설정돼있어야 하고 올바른 방법대로 일이 진행돼야 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마음과 몸이 하나'가 돼야 하고, 서로 다른 몸을 가진 사람들이 협력하고 사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결혼식 때에 '성할 때나 병들 때나 아플 때나 평안할 때에도 항상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서로 다짐하는 것이며, 그 약속을 소리내어 말할 때에 혼인이 이루어진다'는 선언을 듣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은 그 중요한 순간에 자신이 선언했던 다짐에 따라 삶을 만드는 것입니다.

 

제자들이 다락방에 숨어있다가 처음에 성령의 선물을 받고 대중(大衆)앞에 섰을 때, 사람들은 놀랐습니다. 언어가 다른 사람들이 모였는데도 똑같은 소리로 듣는다는 놀라움은 성서가 기록하는 부차적인 모습입니다. 유다인들이 무서워서 숨어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사람들 앞에 나타나 자신들의 믿음을 큰소리로 말하며, 두려움을 떨쳐버린 일'에 놀란 것이 먼저입니다.  하느님의 힘은 그렇게 갑작스레 사람들을 바꾸는 특성이 있습니다. 2001년을 지내는 우리 삶에 그 놀라운 일이 반복되지 않는 것은 현실에 매여 사는 우리가 하느님의 놀라운 힘을 이해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 때문입니다.  

 

사람이면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고, 공동체나 단체이면 같은 생각일 수 있는 일이 같은 목표를 갖고 움직이는 것입니다.  '갈라지지 않은 마음, 서로를 이해해주고 격려해주는 마음, 다른 사람이 겪는 곤경에 대해서 나 몰라라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우리가 가진 일반적인 마음입니다. 하느님의 성령은 우리의 바람을 이루어주시기 위해서 2000년이 지난 지금의 세상에도 다시 선물을 주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늘 우리 앞에 다가오는 하느님의 선물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뜻을 살필 줄 아는 눈이 있어야하고, 그 선물을 우리 삶에 드러낼 수 있는 힘이 필요한 것입니다.

 

특히 오늘 성령 강림 대축일에 우리가 마음을 모아 살아가는 가정, 교회, 나라, 세상 사람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일치의 마음을 갖기를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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