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6일 (일)
(녹) 연중 제11주일 어떤 씨앗보다도 작으나 어떤 풀보다도 커진다.

강론자료

연중 19 주일-다해-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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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신부 [gold] 쪽지 캡슐

2001-08-10 ㅣ No.340

연중 19 주일 (다해)

 

        지혜 18,6-9      히브리 11,1-2.8-19      루가 12,32-48

    2001. 8. 12.

 

주제 : 하느님의 사랑을 얻을 수 있는 삶?=충실함

 

한 주간 안녕하십니까?

무더운 여름을 지내시느라고 모두들 고생이 많으실 것입니다.  논밭에 뿌리내린 작물도 비가 오고 무더운 여름을 잘 지내야만 가을에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고, 우리는 그렇게 식물들이 애써 만든 결실을 이용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겪는 고생도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우리가 어떻게 지냈는가에 따라 인생의 가을에 어떤 결실을 맺었는지, 그렇게 맺은 결실을 보고 우리가 웃으며 만족할 것인지, 아니면 부족하다는 생각을 가질 것인지 그 모습이 달라질 것입니다.

 

사람에게 주어진 인생의 길이는 얼마인지 모릅니다. 가끔씩 발표되는 평균수명을 기억하면 70년에서 80년 사이가 되기는 합니다만, 그 길이도 모든 사람에게 똑같지는 않은 일입니다. 어디까지나 평균일 뿐입니다. 그 인생 기간동안 우리가 어느 분야에 땀을 흘렸는지, 그리고 그 땀이 어떤 결실을 맺었는가에 따라 우리 삶의 모습도 분명 달라질 것이고, 그 삶의 모습은 또한 우리가 내 삶의 목적을 무엇이라고 생각했는가에 따라 그 결실은 달라질 것입니다.

 

복음에 나오는 것처럼, 신앙인으로서 올바른 정신을 갖고 하느님이 선언하실 세상의 완성을 때를 기쁘게 맞이할 수 있도록 사는 사람이라면 아무도 손해를 끼칠 수 없는 아주 확실한 장소에 우리는 재물을 쌓을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까지 살지 않거나 우리 인생에서 정성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남 좋은 일 다 시켜주고 자신은 쭉정이를 차지할 결과를 맺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이 향하는 바를 미리 꿰뚫어보신 예수님은 '우리의 재물이 있는 곳에 우리의 마음이 있다'고 하십니다.  우리 인생에 있어 재물이 꼭 필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 필요한 것만큼 갖춰야 할 것은 올바로 사용하는 일이고 올바른 곳에 보관하는 일입니다.

 

가톨릭 신학에는 '종말론'이라는 분야가 있습니다. 종말이라는 낱말의 국어사전 뜻은 '끝판'이라는 말이기에 좋은 의미는 아니라고 말 할 사람 많을 것입니다. 동시에 우리는 종말에 대해서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만, 신학에서 하는 이야기는 보통 알려진 말과는 달리 '종말(終末)'은 '세상의 완성'을 가리킵니다. 인간으로 세상에 할 일은 다 마친 상태이고 하느님의 다스림이 시작되는 때, 즉 하느님 나라의 시작을 가리키는 낱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 우리가 사용하는 말뜻에 따라 슬퍼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게 다가올 종말에 대한 나의 자세가 어떤가에 따라 주인이 해주시는 시중을 받을 수 있는 삶이 되겠는지, 불충한 자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쫓겨날 삶이 될 것인지 구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다스림을 우리가 부담스럽고 피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종말은 무서워 할 필요가 없는 일입니다. 제자들의 질문에 응답하는 예수님의 이야기에 나오는 비유도 같은 내용입니다. 예수님이 설명하는 삶의 방법은 내게 맡겨진 일을 성실하게 잘 수행하는 사람이 되라는 것이지, 세상을 대하되 무조건 두려움에 떨고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을 향하여 가끔씩 불평과 불만을 표현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봐야 달라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고 내 발걸음만 무거워지는 것인데,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그렇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 삶이 고달프고 힘들지 않다면 우리는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따라서 마음의 자세를 바꾸어서 우리 인생이 고달프고 힘겨울수록 하느님이 다스리실 세상이 빨리 오기를 원해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이 준비하시는 그 세상에 들어갈 자격을 갖춘 사람은 구약의 아브라함이 보여주었던 삶처럼 순수한 믿음, 지금 눈앞에 펼쳐진 인간의 조건에 슬퍼하지 않고 그 너머를 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삶이 힘겹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에게 그 삶을 허락하신 하느님이 원하시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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