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6일 (일)
(녹) 연중 제11주일 어떤 씨앗보다도 작으나 어떤 풀보다도 커진다.

강론자료

연중 22 주일-다해-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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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신부 [gold] 쪽지 캡슐

2001-09-01 ㅣ No.343

연중 22 주일 (다해)

 

        집회서 3,17-18.20.28-29 히브리 12,18-19.22-24ㄱ     루가 14,1.7-14

    2001. 9. 2.

 

주제 : 나는 얼마나 높아지려고 사는가?

 

한 주간 안녕하셨습니까?

오늘은 순교자 성월의 첫 번째 주일입니다.  순교자들은 '9월에만 기억하고 다른 시기에는 아무런 의미 없는 분들'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 삶이 바쁘기 때문에 우리는 흔히 9월에만 기억해도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9월에 기억하는 순교자들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들이 고난 속에 살았던 오직 한 가지 이유는 '신앙을 가진 사람'으로서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달리,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을 본다는 것이었고 그래서 세상에 대한 행동방식이 달랐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시기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다른 생각을 담아서 신앙인들의 삶을 힘들게 했던 것입니다. 순교자들이 특별한 삶을 지냈던 것은 세상 사람들이 흔히 갖는 것과는 다른 삶의 기준을 가졌기 때문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인생을 통하여 돈을 벌려고 애쓰고, 더 큰집을 마련하려고 노력하며,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더 큰 소리를 칠 수 있는 더 높은 직책을 가지려고 땀을 흘립니다. 그렇게 되는 것을 '인생의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부모들은 자녀들이 그 길을 가도록 재촉하며 애써 번 돈을 투자합니다. 그것이 세상 삶의 기준이므로, 그런 삶의 자세를 비판하는 소리를 아무리 해봐야 아무 소용도 없는 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내용은 보통 우리가 움직이는 삶의 기준을 무시하는 소리입니다. '①누가 혼인잔치에 너를 초대하거든 윗자리에 가서 앉지 말라'든가 ②'너는 점심이나 저녁을 차려 놓고 사람들을 초대할 때에 친구나 형제나 친척이나 잘사는 이웃사람들을 부르지 말라.'는 말은 현실의 우리를 모르고 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어떤 사람이 어리석어 보이는 이 말씀을 그대로 실천하려고 애쓰겠습니까?  그렇게 산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힘든 탓이고,  그렇게 산다고 해서 내 삶이 특별하다고 봐줄 사람 아무도 없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 일에 쉽게 나서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왜 그렇게 어려운 말씀을 하셨는지 알아봐야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내가 높은 사람이 되고 싶고, 내가 남보다 더 높은 자리에 앉고 싶기에 우리는 '잔치 집'에 가서도 나를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이고, 내가 중요한 사람이고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기에 다른 사람들은 나를 존경해주고 나에게 먼저 인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것 역시도 세상의 기준입니다. 그러므로 세상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기준은 신경 쓰지 않아도 별로 불편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신앙인은 보통 사람들도 아니고, 평범하게 사는 것으로 만족할 사람들도 아닙니다.

 

신앙인으로 살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집회서에 나오는 '유순하게 살아야 한다'는 권고를 흘려듣거나 '겸손해야 한다'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면 해야 할 올바른 일은 무시하고 좋은 열매만을 바라는 어리석은 사람과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신앙인의 삶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아무 것도 고민할 것 없는 세상에서 편하게 살다가 '쉬운 길'을 탈 없이 잘 걸어갔기에 순교자들이 영광스럽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높은 산을 정복하기 위해서 힘들게 올라가는 일보다는 그 산에 올라갔던 목적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이 더 위험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산을 올라갈 때에 겪는 어려움은 크게 보면서도 내려오는 일은 아주 쉬운 것으로 생각합니다.  내가 내 삶을 귀중하게 여기고 정성을 다하여 대하는 일은 훌륭한 일입니다.  그러면서도 왜 그렇게 하는지, 우리 인생이 갖는 목표나 목적을 가끔씩은 점검해 봐야 합니다.  '산이 높으면 골짜기는 깊은 법'입니다.

 

자신의 삶을 귀중하게 보려는 사람들은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일의 중요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 삶에 소홀하게 여겨도 좋은 순간은 없는 법입니다. 내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살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지금 하느님의 성전에 머문다고 생각한다면 그만큼 나의 삶이 신중해질 것이고, 내가 지금 하느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만큼 내 삶에 정성을 더하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삶을 귀중하게 보실 것입니다. 그것을 안다면 내 삶도 하느님의 뜻에 맞춰 변화시켜야 할 일입니다. 그렇게 산다면, 우리의 삶은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는 삶이 될 수 있을 것이며 하느님은 당신의 영광을 우리에게 나눠주실 것입니다.

 

우리의 삶이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고 있는지 돌이켜 보고 부족한 힘을 청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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