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의 영성: 겸손이 주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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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 영성] 겸손이 주는 것
레지오 마리애는 겸손이 성모님께 대한 모든 봉헌에서 필수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교본 제3장 ‘레지오의 정신’은 교본에서 가장 짧은 장(章)이지만, 첫째 줄에서 겸손에 관하여 레지오 영성의 온전한 내용을 아주 명쾌하게 요약했습니다. “레지오 마리애의 정신은 성모 마리아의 정신이다. 레지오는 무엇보다도 성모님의 깊은 겸손을 따르고자 갈망한다.”(교본 28쪽 4~9째줄)
겸손의 본질은 감사와 찬미
겸손의 본질에 대한 바오로 사도의 설명을 보겠습니다. “그대가 가진 것 가운데서 받지 않은 것이 어디 있습니까? 모두 받은 것이라면 왜 받지 않은 것인 양 자랑합니까?”(1코린4,7) 라고 사도는 말했습니다.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과 누리는 것 모두는 하느님의 엄청난 선물입니다. 우리는 스스로 세상에 태어나지 못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으로 태어났으며 그분의 섭리로 살아갑니다. 겸손은 모든 선과 우리가 받는 은총이 오는 절대적 원천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그에 합당한 감사와 찬미를 드리는 것입니다. 시에나의 카타리나 성녀는 ‘당신은 창조자이시고 나는 피조물입니다’라고 했습니다. 겸손은 모든 사도직 활동을 성취하는데 그리고 사도직 성화의 원천이 되지만, 스스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려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성모님은 절대자이신 하느님과 아무 보잘것없는 절대 무(無)인 자신의 피조물 상태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근본적 진리를 그 누구보다도 깊이 알고 계셨습니다. 그분은 그녀가 살아있는 것과 누리는 모든 것이 하느님의 커다란 선물임을 한 순간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분의 기도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자비하시고 무한한 인자로움에 대한 감사와 찬미를 드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분은 이렇게 찬미했습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할 것입니다.”(루카1,47~48)
마니피캇(성모찬가)이 행동단원과 협조단원 모두의 마음과 생각을 하나로 묶어주는 위대한 기도임은 놀라운 것이 아닙니다. 마니피캇은 모든 자만심을 치료하는 놀라운 해독제이며, 특히 레지오 정신을 말살하는 좀 더 교활한 형태의 자만심의 치료에 아주 효과가 있습니다.
성모님은 겸손의 표본
성모님의 겸손을 자세히 알려면 교본 제6장 2항 ‘성모님의 겸손을 본받음은 레지오 활동의 뿌리이며 수단이다’를 읽어보십시오. 이 짧은 훈화에서 그 놀라운 가르침을 모두 말하거나 요약할 수는 없지만 레지오 영성에 많은 것을 말해주는 구절을 인용해보겠습니다.
“왜 성모님을 겸손의 표본이라고 말하는가? 성모님은 자신이 어떠한 인간의 자손들보다도 더욱 완벽하게 구원되었음을 알고 계셨기 때문에 겸손하실 수 있었다. 성모님은 …(중략)… 누구보다도 많은 은혜를 받았으므로 하느님께 누구보다도 더 많은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성모님의 비할 데 없이 우아한 겸손의 태도는 꾸밈없이 매우 자연스럽고 한결같았다. 그러므로 레지오 단원이 성모님의 태도를 두루 살펴본다면, 자신이 하느님 앞에 어떤 존재인가를 인정하고 솔직히 받아들이는 것만이 참된 겸손의 본질임을 알게 될 것이다.”(교본 51쪽 6~18째줄)
성모님은 그 누구보다 하느님의 끝없이 깊은 겸손을 제일 잘 알고 있는 증인이십니다. 그분은 인류역사를 바꾼 ‘천사의 아룀’의 때에 하느님으로부터 최상의 예우를 받았습니다. 이에 대하여 교본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천사는 일방적으로 소식을 전하는데 그치지 않고, 여인에게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주었다.”(교본 411쪽 14~16째줄)
나자렛에서 숨어 지내던 오랜 세월 동안 그분은 하느님께서 몸소 어머니의 역할을 어떻게 가르쳐 주시는지 매일 보았습니다. 그분은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는 상상도 못할 예수님의 모습을 결코 잊지 못했습니다. 창조주이신 하느님이 피조물의 발아래 꿇어앉으신 겸손한 모습을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갈바리아 산에서 그분의 눈에 보인 하느님의 겸손은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성모님은 이러한 경험을 통해서 겸손이 몸에 배었습니다. 주님의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매고 나에게 배워라’(마태11,29) 라는 말씀을 성모님보다 더 잘 알아들은 사람은 없으며 그분이 레지오에 가르치신 것이 이와 같은 겸손입니다.
레지오는 성모님의 깊은 겸손을 천명
이런 이유로 교본도 ’레지오는 성모님의 깊은 겸손을 따르고자 갈망한다.(교본 3. 레지오의 정신, 28쪽 4~9째줄)’라고 말합니다. 레지오의 겸손에 대한 명확한 천명 뒤에는, “내가 약할 때에 오히려 강하기 때문입니다.”(2코린12,10) 라는 엄청난 복음적 지혜가 들어 있습니다.
‘겸손하지 않고서는 성화될 수가 없다’(교본52쪽 12째줄)는 교본의 말처럼, ‘겸손하지 않고서는 효과적인 레지오 활동이 될 수가 없다’는 것을 단원들은 알아야 합니다. 레지오가 성모님 정신으로 모든 사람에게 다가가라는 것은 누구든지 최상의 존경과 겸손으로 대하라는 뜻입니다. 어떤 형태의 우월의식도 레지오의 정신과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성모님의 겸손을 따르는 레지오 정신은 봉사활동뿐만 아니라 주회합에도 적용됩니다. 회합을 하다 보면 모범 쁘레시디움에서 조차도 의견대립으로 긴장감이 흐르는 팽팽한 분위기가 생길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 취할 첫 번째 조치는 성모님께 대한 우리의 봉헌, 특히 그분의 겸손을 다시 돌아보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성인의 말을 인용하면서 훈화를 마치겠습니다.
“참된 겸손은 겸손한 척 꾸미지 않으며, 겸손이라는 말을 전혀 입에 올리지 않는다.”(신심생활 입문 3부 수덕 제5장 내적 겸손) 아멘.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5년 6월호, 글 비드 맥그리거(OP 꼰칠리움 영적지도신부), 역 구자륭 토마스 아퀴나스(서울 Se. 국제서기)] 0 2,770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