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의 영성: 성모님과 같은 순종과 믿음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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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 영성] 성모님과 같은 순종과 믿음으로
우리 교회는 왜 성모 마리아를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공경하는가? 성모님의 미모가 뛰어나서도 아니고, 단지 예수님을 낳았기 때문도 아니다. 성모님이 아름다우신 이유는 그분의 믿음과 순종에 있다. 성모 마리아는 구세주의 탄생 소식을 가장 먼저 접한 분이며 또한 맨 먼저 그 소식을 받고 전적으로 받아들인 분으로서 교회의 가장 뛰어난 구성원이시다.
그렇기에 성모 마리아는 오랫동안 교회의 모상으로서 공경되어 왔다. 이는 성모 마리아가 처음 가브리엘 천사로부터 예수의 잉태를 전해 듣고 그것을 믿었다는데서 시작된다. 당신은 하느님의 아들을 잉태하셨을 뿐만 아니라 성 요셉과 함께 그를 유대인 전통에 따라 키우기까지 하셨으나, 그가 골고타 언덕에서 죽을 때까지 당신 아들의 성실한 제자가 되기도 하셨다. 그가 죽을 때 성모는 십자가 아래에 서 계셨다.
성모 마리아가 교회의 모델이란 것은 당신이 하느님의 목소리를 들었고 또 그대로 실천했기 때문이다(마르 3, 35). 이것이 바로 교회의 기본적인 사명이며 제자들의 존재 이유이다. 성모 마리아와 마찬가지로 교회도 하느님의 성실하고 순종적인 종이 되라고 불림을 받았다. 교회에서 일어난 무슨 일이든 좋은 것은 우리들의 공로가 아니라 하느님께 그것을 돌린다. 왜냐하면, “전능하신 분께서 우리에게 큰일을 해 주셨고, 주님은 거룩하신 분”이기 때문이다. 교회는 성모 마리아가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성실히 따르는 모습처럼 그와 똑같이 스스로의 모양을 만들어 가야 한다.
성모님은 그리스도와 교회를 이어주는 중재자
처녀 마리아가 아기를 갖게 될 것이라는 가브리엘 대천사의 예고를 들었을 때 우선 마리아의 마음은 온갖 근심으로 차올랐을 것이다. 그러나 마리아는 아직 일어나지 않을 미래에 대한 걱정에만 매달려 근심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펼치실 새로운 희망에 마음을 연 것이다. 그리하여 마리아는 순명한다.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 인류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순명의 소리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죄악은 불순종이다. 아담과 하와의 불순종으로 출발한 인류는 하느님께 대한 끊임없는 불순종을 저지름으로 인하여 세상에 죽음이 들어오게 되었다. 그러나 이 천진난만한 10대의 처녀 마리아는 오직 하느님께만 순종함으로 인하여 인류에게 생명의 근원이신 구세주께서 오시는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 마리아의 이 고백은 언제나 마음속에 잔잔한 감동을 준다. 성모님의 군대로 자처하는 레지오 단원들은 언제나 성모님의 이 고백을 실천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마리아는 하느님과 인간의 유일하고 참된 중개자인 성자를 낳은 모친이 되는 만큼 그리스도의 구원활동과 밀접하고 탁월한 관계를 지닌다. 그리스도가 유일하고 참된 중개자이지만, 성모님도 그리스도와 교회를 이어주는 중재자이시고, 교회도 그리스도와 세상을 이어주는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어머니로서 승천 후에도 그리스도와 함께 인류구원에 온전히 이바지하고 자신의 전구(轉求)로써 교회에 구원의 은총을 얻어준다. 마리아는 순례하는 나그네인 교회를 천상에서 보살피며 하느님의 백성이자 당신의 자녀들을 구원으로 인도한다. 이 때문에 교회는 마리아를 변호자, 보조자, 협조자, 중개자라고 불러 왔다.
또한 마리아는 교회의 생명이요 머리인 그리스도의 모친으로서 그리스도와 신비적으로 결합된 신부인 교회, 즉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하느님 백성의 영적 모친이 된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희생으로 하느님의 자녀가 된 그리스도인들은 장차 그리스도와 함께 천상의 유산을 이어받을 ‘공동상속자’(로마 8:17)로서 성부를 영원한 아버지로 섬기게 된다. 그리스도의 모친 마리아는 그리스도인의 영적 모친으로서 하느님의 백성에 속하는 각 사람이 “성숙한 인간으로서 그리스도의 완전성에 도달하게 되기를”(에페 4:13, 골로 1:28) 바란다.
마리아는 신앙의 대상이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의 모범
레지오 단원들은 늘 성모님의 순종과 믿음을 본받아 주님의 나라를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성모님의 군사들이다. 군인들에게 군인정신이 중요하듯이 레지오 단원들에게는 성모님의 정신이 있어야 한다.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가 회칙 ‘구세주의 어머니’를 반포하고 역사상 두 번째의 성모 성년(1987년 6월 7일 ~ 1988년 8월 15일)을 선포한 바 있다.
이 회칙에서는 마리아의 구세사적 위치를 그리스도의 구원 신비 안에서 재조명하고 재확인했으며 마리아는 결코 신앙의 대상이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의 모범임을 명시했다.
성모님은 우리의 신앙의 대상이 아니라 모범이시다. 모든 레지오 단원들에게 말하고 싶다. ‘성모님의 모범을 따르라’고... 일생을 아들 예수님만을 바라보며 살았던 성모님의 모습을 닮자고 말하고 싶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5년 6월호, 김명현 미카엘 신부(대전교구 사목기획국장, 대전 Re. 담당사제)] 0 2,296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