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6일 (일)
(녹) 연중 제11주일 어떤 씨앗보다도 작으나 어떤 풀보다도 커진다.

강론자료

2012-1031...수...내 행동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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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2-10-30 ㅣ No.1324

연중 30 주간 수요일 - 짝수 해 에페소 6,1-9            루카 13,31-35

 

2012. 10. 31. 등촌3

주제 : 내 행동은 무엇을 따르는가?

오늘은 유행가 가사에도 있는 시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물론 유행가에는 마지막 날짜보다는 마지막 밤에 얽힌 이별 얘기를 합니다만, 이런 특정한 날짜를 통해서 우리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살피는 것도 삶의 자세를 확인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세상에서 점유하고 있는 위치에 따라 여러 가지 일을 합니다. 그래서 그 위치에 맞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가 감히 내 삶을 평가하겠느냐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그 상황을 다르게 본다고 해도, 당사자가 남들이 바라보는 것과 같은 모양으로 자신을 보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을 우리가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그 기준이 아주 모호한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일은 다른 사람에게 올바른 삶의 기준을 알려준다고 하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독서에는 <자녀, 아버지, , 주인>에 해당하는 다양한 사람을 언급하면서, 바오로사도께서 그들에게 가르침을 주시는 내용이 나옵니다. 한때는 이 편지 내용을 핑계로 삼아, 바오로사도는 노예제도를 찬성했으니, 복음을 선포한 사람의 위치에 맞지 않았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적어도 그 시대에는 노예제도가 아주 보편화 돼있던 때였으니, 우리가 그 당시의 상황과는 다른 때에 살고 있으면서, 바오로사도를 그렇게 말해도 되는지 판단이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바오로사도가 노예제도를 당연한 것으로 여겼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각자의 현재 신분에 맞는 올바른 일을 하라는 차원에서 등장한 표현을 보고, 우리가 함부로 판단하는 것은 무리한 일이라고 말하는 것뿐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전하는 루카복음서를 읽고도 우리가 흥분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에 나온 첫째와 꼴찌를 얘기하면서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고 묻는 경우가 그에 해당할 것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먹고 마셨거나, 그분이 가르치시는 소리를 들었다는 것은 별로 의미 없는 소리입니다. 그렇게 현장에 있었거나 내 귀를 울린 소리가 내 삶의 변화를 만든 것은 아니라는 것이 루카가 전한 예수님 말씀의 의도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알아들어야 하겠습니까? 질문은 제가 합니다만, 그 대답을 모를 사람이 이 자리에 얼마나 있을까요? 어쩌면 제가 그 낱말의 뜻을 해석하겠다고 덤비는 것이 쓸데없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내가 귀를 열고, 당신의 말씀을 잘 들었습니다하는 소리보다는 내가 비록 온전하게 실천하지는 못했습니다만, 제가 삶에서 잘 살려고 애썼습니다하는 소리가 좋은 평가를 듣게 되지 않을까요? 알 수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사람이 자기 삶의 변화에 어떤 소리가 더 필요한 것이고, 어떤 소리가 내 삶에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는지 판단할 줄 알아야 합니다.

나는 네가 어디서 온 사람인지, 나는 네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엄청난 소리는 듣지 말아야할 것입니다. 그건 누구라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잠시 묵상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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