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사목신학ㅣ사회사목

[본당사목] 본당사 편찬 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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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3 ㅣ No.144

본당사 편찬 지침(주교회의 2001년 추계 정기총회 승인)

 

 

I. 본당사 편찬의 필요성과 목적 

II. 본당사 자료의 수집과 정리 

   1. 발췌 자료의 정리  

   2. 증언 청취 방법  

   3. 연표 작성 

   4. 통계 자료집 

III. 본당사의 시대 구분 

IV. 본당사 서술의 내용과 방향 

V. 본당사의 내용 구성 

   1. 개황 

   2. 전사(前史) 

   3. 관할 구역 

   4. 신자수 

   5. 역대 본당 사목구 주임 

   6. 성당 건축 

   7. 본당 운영 

   8. 사목 활동 

   9. 선교, 사회 활동 

   10. 앞으로의 과제, 특징, 전망 

VI. 본당사 서술의 주의 사항 

참고 문헌

 

 

I. 본당사 편찬의 필요성과 목적

 

한 나라의 교회사가 그 지역 교구사들의 집대성이라면, 교구사는 본당사의 집대성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본당사는 교회사의 기초이자 전제 조건이다. 본당(本堂, Paroecia)은 지역 단위 교회 내에 고정적으로 설립되어 있는 일정한 신자들의 공동체이다. 본당은 교구장 주교가 설립하거나 폐쇄하거나 변경할 수 있으며, 합법적으로 설립된 본당은 법 자체로 법인격을 가진다(교회법 제515조). 곧 본당은 주교의 관할 아래 놓여 있는 교구 내에 설립된 신자들의 공동체를 말한다. 본당의 어원인 ‘파로이키아’(Paroikia)라는 그리스어는 “낯선 이들의 공동체”라는 뜻을 가진 낱말이었다. 이 말은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이 세상에 매여 있지 않은 초대 교회의 그리스도교 신자 공동체를 의미하다가 점차 오늘날과 같은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 이 말이 중국에서 본당(本堂)으로 번역되었고 오늘날 한국 교회에서도 이를 사용하고 있다. 부분 교회로서 본당은 보편 교회가 갖는 모든 기본 성격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주교에게서 권한을 위임받은 주교의 협조자인 신부는 본당에 상주하면서 주교가 정한 관할 구역의 공동체를 위하여 사목한다. 그리고 본당은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곳으로서 성체성사를 비롯한 모든 성사가 집전되는 곳이며,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증인들의 공동체이고, 지역 내 모든 이에게 언제나 개방되어 있는 선교 공동체이다. 이와 같이 일정한 지역을 단위로 한 신자 공동체의 역사 과정에 관한 서술이 본당사가 될 것이다. 본당사는 본당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고 신자들에게 긍지와 사명감을 부여하여 신자로서 정체성을 갖게 하며, 본당의 역사 과정 안에서 하느님의 계시에 대한 신앙을 확인하게 한다는 점에서 그 편찬이 매우 절실하다. 

 

우선, 본당사 편찬은 그 본당 지역 안에서 이루어져 온 복음 전파와 신앙 실천의 양상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데 목적을 두어야 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본당사가 서술될 때, 그 본당사는 앞서 본당 사목에 관계하여 온 성직자나 수도자 그리고 일반 신자들이 남긴 사목 경험을 올바른 자료로 후대의 사목 관계자들에게 전달해 줄 수 있다. 

 

둘째, 본당사 편찬은 과거에 본당이라는 신앙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이 어떠한 활동 과정을 통하여 오늘날의 성숙된 교회를 형성할 수 있었는지를 이해시키는 데에 목적을 두어야 한다. 본당사 편찬은 그 지역에서 복음을 전파하는 데 따르는 여러 문제점을 극복하여 온 행동 방식을 오늘날의 신자들에게 주지시켜 지역 특성과 관련된 교회의 진행 방향을 설정하는 데 관건이 되기 때문이다. 

 

셋째, 본당사는 교구사나 교회사를 구성하는 데 기초적인 자료를 제공한다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편찬되어야 한다. 교구사는 산하 각 본당사를 기초로 하여 이루어지며, 또한 이것이 교회사의 기초가 되는 것인 만큼 본당사 편찬의 성패 여부가 교구사나 교회사에 그대로 반영된다고 할 수 있다. 

 

넷째, 본당사 편찬은 그 본당이 속해 있는 지역의 일반 역사를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이루어져야 한다. 일반 역사와 별개 차원에서 전개된 본당의 역사는 존재하지 않으며, 따라서 본당사는 곧 그 지역 전체사의 일부분으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본당사 편찬은 최소한 위와 같은 목적에 부합하도록 이루어져야 하며, 일단 편찬 계획이 수립된 뒤에는 올바른 본당사가 이루어지도록 모든 신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II. 본당사 자료의 수집과 정리 

 

본당사 편찬은 우선 자료를 수집하고 그 자료를 검토하고 정리하는 일에서부터 출발하여야 한다. 흔히 자료의 수집과 정리는 편찬 계획이 수립된 다음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보다는 오랜 기간에 걸쳐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수집된 자료일수록 누락되지 않고, 풍부한 내용을 지닐 수 있으며, 본당사 편찬에 소요되는 노력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본당사 편찬에 이용되는 자료로는 국외 자료(외국어로 쓰여진 자료, 예: 선교사의 서한문, 뮈텔 주교 일기, 시복 시성 자료 등), 발췌 자료(교회 내외의 각종 문헌과 문서, 예: 조선왕조실록, 경향잡지, 가톨릭 신문 등), 증언 청취, 본당 소장 자료(예: 세례 문서, 교세 통계표, 계약서 등), 사진 자료 등이 있다. 이 중에서 국외 자료는 번역이라는 어려운 작업이 따르나 본당 초창기의 역사를 밝혀 주는 중요한 자료로 인정되고 있고, 발췌 자료는 역사에 대한 식견과 자료 해석·정리의 능력이 요구된다는 어려움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1차 사료로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된다. 지금까지 간행된 본당사의 경우 이 두 자료를 이용한 것은 거의 없었으나 최근 들어 이들을 이용한 경우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1. 발췌 자료의 정리

 

교회 안팎에서 간행된 각종 정기 간행물의 기사를 발췌하여 정리하거나 그 밖의 문헌이나 문서들을 정리하는 것을 말한다. 

 

① 발췌 자료의 대상: ㉠ 정부의 공문서(조선왕조실록, 일성록, 승정원 일기, 공보, 관보 등 공문서에 수록된 내용 중 교회와 관련된 기사) ㉡ 각종 정기 간행물(각종 통신과 신문의 사건 기사, 잡지에 수록된 시사적 기사, 교회에서 발행한 정기 간행물뿐 아니라 일반 언론 문화 기관에서 발행한 간행물도 대상이 된다. 일반 언론 매체에 수록된 교회 관계의 자료들은 교회와 사회의 관계를 밝히는 데 적절히 이용될 수 있다.) ㉢ 개인의 저술(개인이 저술한 문집, 일기, 회고록이나 그 밖의 기록에서 교회사와 관련된 내용을 발췌) ㉣ 미간행 자료(개인이나 일반 기관이 남긴 각종 기록, 예: 일기, 메모, 계약서) ㉤ 교회 문서(본당에서 작성한 각종 문서, 예: 세례 대장, 교구에서 본당 등에 보낸 문서, 본당에서 외부로 발송한 문서 등)

 

② 발췌 정리 방법: ㉠ 발췌 사료의 출처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자료명, 날짜, 책의 권과 면, 공문 번호). ㉡ 간행물에 수록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 하더라도 그대로 옮겨 싣고 각주를 통해서 그 오류를 밝혀 놓는다. ㉢ 간행물에 수록된 기사가 고어체로 되어 있거나 그 맞춤법이 현행 맞춤법과 차이가 난다 하더라도 이를 원문대로 수록하되, 출처를 명확히 밝힌다. ㉣ 개인의 저술은 교회사적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의 저술을 먼저 검토하여 발췌한다. ㉤ 문서 번호가 붙어 있지 않은 교회 문서에는 문서 정리 번호를 부여한다. 문서 번호나 정리 번호를 분명하게 밝혀 준다. 

 

한편 본당사 편찬에서 흔히 이용되는 자료로 증언 청취─`편찬자의 기억에 따른 경우도 포함─`를 들 수 있다. 오래 된 신자들에게서 본당에 관한 옛 사실을 듣고 기술하는 방법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을 바탕으로 본당사를 작성할 때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오류가 지적되고 있다. 첫째, 증언자의 개인적 편견이 수록되기 쉽다는 점, 둘째, 역사 사실과 역사 주체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셋째, 연대 기록에 오류가 발생한다는 점, 넷째, 증언 청취자의 편견이 첨부될 수 있다는 점, 다섯째, 본당사의 체계적인 서술이 어렵다는 점 등이다. 

 

그러나 증언 청취는 사건에 참여했던 사람이나 이를 직접 목격했던 이들의 기억과 회상으로 교회사 연구의 부족한 자료를 보충해 줄 수 있다. 따라서 증언 청취를 토대로 본당사를 작성할 때, 우선 본당사 전체의 흐름을 파악하고, 한 가지 사실에 대하여 여러 증언을 청취하며, 다른 자료들과 비교, 검토한 다음에 자료로 채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증언 청취 방법 

 

① 증언자와 주제의 선정: ㉠ 교회사적 사건 중 문헌 기록이 남아 있지 않거나 문헌 사료가 적은 사건 중에서, 그 사건을 목격한 인물(목격 증인)이나 이를 전해 들은 인물[傳聞 證人]이 생존 가능한 사건들을 선정한다. ㉡ 증언자의 인적 사항과 주소를 파악한다. 

 

② 증언 참고 자료 작성: 증언은 문헌 자료에서 빠진 부분을 보충해 주거나, 문헌 자료의 정확성을 확인하는 데에 필요하다. 그러므로 증언을 얻기 위해서는 증언자의 경험을 복원하는 데에 필요한 문헌 자료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여야 한다. 증언을 청취하기에 앞서 이 참고 자료를 증인에게 제시하면 증언자는 좀더 쉽게 자신의 경험을 복원할 수 있을 것이다. 

 

③ 증언 청취: ㉠ 증언자에게 미리 연락하여 증언 청취의 취지를 알리고 시간 약속을 한다. 증언자에게 질문지나 증언 참고 자료를 미리 보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 증언자와 면담을 할 때에는 그 증언 내용을 녹음하여야 한다. ㉢ 동일한 주제에 관한 증언이라 하더라도 가능하면 여러 증인들에게서 증언을 들어야 한다. ㉣ 한 증언자에게도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동일한 주제에 관해서 증언을 거듭 들을 필요가 있다. 첫 번째 증언에서 기억하지 못한 부분을 두 번째 증언에서 다시 기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증언을 청취할 내용이 많을 때에는 자세한 교회사 연표를 제시하여 증언을 도울 수 있다. ㉥ 증언자가 소장하고 있는 참고 자료(사진, 문헌)를 제공받도록 노력한다. 

 

④ 증언록의 정리: ㉠ 녹음을 풀어서 증언록을 작성한다. 녹음을 정리할 때 증언 내용 중 겹치는 부분이나, 증언자의 독특한 말버릇 등은 제외하고 정리한다. ㉡ 증언록 첫 부분에 증언자의 성명, 생년월일, 주소와 증언 대상이 되는 사건이 있었을 당시 증언자의 직위를 분명히 밝혀 둔다. 그리고 증언 청취자, 증언 청취 연도, 증언 청취 장소와 방법도 함께 기록해 두어야 한다(예: 증언 참고 자료 제시 여부). ㉢ 동일한 주제의 증언들을 서로 비교하고, 이를 문헌 자료와 대조하여, 되도록 증언록을 정확하게 작성하여야 한다. 따라서 증언록이라 하더라도 그 내용에 대한 주석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 증언 자료를 정리하여 증언자의 확인을 받는다. 

 

⑤ 증언록 간행: 청취된 증언을 정리하여 이를 활자화한다. 증언을 활자화함으로써 그 증언의 질에 관한 객관적 평가가 가능하고, 하나의 사료로서 보존될 수 있기 때문이다. 

 

 

3. 연표 작성

 

연표 작성의 원칙은 교회사를 정리하거나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교회 안의 모든 사건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 사건의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때에는 이를 생략할 수도 있겠으나, 본당사의 체계적, 종합적 파악을 위해서는 가능한 한 자세하게 연표를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 통계 자료집

 

통계 자료집은 교회의 신자수, 사목 활동, 재정 등에 관한 각종 통계 숫자를 모아 놓은 자료집이다. 통계 자료집에는 각종 사목 통계와 재정, 기타 내용들을 먼저 연도별로 정리하여 수록할 수 있다.

 

 

III. 본당사의 시대 구분

 

역사 서술에서 시대 구분은 출발점이자 완결점이라고 할 만큼 중요성을 지닌다. 시대 구분은 역사를 정리해서 볼 수 있게 한다. 본당사의 내용에서도 시대 구분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시대 구분 자체가 내용이나 서술 과정의 뼈대가 될 뿐 아니라 본당사가 체계적으로 이해될 수 있느냐 하는 요체가 되기 때문이다. 사건의 단일성을 중시하는 경우든 연속성을 중시하는 경우든, 시대 구분은 전체 내용을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하고, 역사의 전개 과정에서 드러나는 고유한 특성들을 유형화할 수 있게 한다. 

 

현재 본당사의 시대 구분 방법으로는 대체로 네 가지 형태가 제시되고 있다. 곧 시간의 경과에 따른 시대 구분, 인물 중심의 시대 구분, 주제별 시대 구분, 내적 발전 단계에 따른 시대 구분 등이 그것이다. 

 

첫째, 시간의 경과에 따른 시대 구분(편년체적 서술 방법)은 사건들을 연도별로 서술하는 것으로, 본당사를 간편하게 서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사건의 인과 관계나 상호연관성, 본당의 발전과 역사를 신자들에게 전달할 수 없다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곧 본당사의 전개 과정을 평면적으로 서술하는 데는 무리가 없으나, 입체적, 구조적으로 파악하는 데에는 소홀해지기 쉽다. 

 

둘째, 인물 중심의 시대 구분(예: 제×대 주임 ○○○ 신부 시대)은 본당 사목구 주임을 중심으로 하여 시대를 구분하는 방법이다. 본당의 경우 본당 사목구 주임의 역량과 활동 정도에 따라 변화, 발전에 많은 영향을 받는 경우가 있으므로 그를 중심으로 한 시대 구분법이 흔히 채택되고 있다. 이 방법은 본당 사목구 주임을 중심으로 쉽게 시대를 구분할 수 있을뿐더러 서술하기 쉽다는 이점이 있지만, 교회의 내적 발전과 신자들의 성장 과정을 무시하는 단편적인 서술 형태가 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영웅주의사관에 빠지게 될 우려가 있다. 

 

셋째, 주제별 시대 구분의 방법은 본당사의 전개 과정에서 나타나는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시대를 구분하는 방법이다. 곧 본당 설립, 성당 개축, 본당 분할, 본당 주년 기념 등의 주제를 내세우고, 그 주제와 관련된 교회사의 사건들을 한데 모아 서술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 방법은 본당사와 관련된 주요 사건을 이해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장점이 있으나, 본당사의 일관성보다는 단편적 지식이나 토막적 지식만을 알려 주어 이것이 본당사 전체인 것처럼 이해되기 쉬운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넷째, 내적 발전 단계에 따른 시대 구분은 본당의 발전 단계별로 명칭(예: 여명기, 설립기, 시련기, 발전기, 도약기 등)을 붙여 시대를 구분하는 방법을 말한다. 또는 이 단계별 명칭에 주요 사건명이나 특정 인물의 부임 등을 첨부하여 기록하기도 한다. 이 방법은 발전 단계의 계기(또는 기준)가 되는 사건을 선정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기는 하나, 본당의 성장 과정을 선명하게 이해시킬 수 있으며, 본당 사목구 주임, 수도자, 신자 등 전체의 역사를 총체적으로 설명해 준다는 장점이 있다. 

 

이상의 네 가지 방법 가운데 가장 이상적인 것으로는 내적 발전 단계에 따른 시대 구분이 꼽히고 있으나, 각 본당이 지니고 있는 특수 상황에 따라 적절한 시대 구분이 채택되어야 한다. 물론 각 편은 내적 발전 단계에 따라 구분하고, 각 장은 주제별 방법에 따라 구분하거나 또는 편년체적 서술 방법과 주제별, 인명별 방법을 병용함으로써 하나 이상의 시대 구분 방법을 적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IV. 본당사 서술의 내용과 방향 

 

① 본당사를 서술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법인체인 본당이 설립된 목적과 본당 소속 단체의 목적, 그리고 본당 사목구 주임을 비롯한 본당 사목에 관련되는 그 밖의 자연인이 추구했던 목적이나 의무를 먼저 확인하여야 하며, 그 목적에 부합하는 행위가 어느 정도 이루어졌는지를 검증하는 방법이 쓰일 수 있다. 

 

② 본당이나 본당 사목구 주임은 “사목구 내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이 온전하게 선포되도록 배려할 의무가 있다. 그러므로…… 평신도들이 신앙의 진리를 교육받도록 보살펴야 하고, 또한 사회 정의에 관한 것도 포함하여 복음 정신을 함양하는 활동을 격려하여야 한다. 소년들과 청년들의 가톨릭 교육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종교 생활에서 멀어진 이들이나 아직 진정한 신앙을 서약하지 아니한 이들에게도 복음이 전달되도록,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협조도 받아 가면서 백방으로 노력하여야 한다”(교회법 제528조). 이와 같이 교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본당이나 본당 사목구 주임의 역할을 감안하여 본당사 서술의 내용을 정하여야 한다. 

 

③ 본당사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본당의 선교 정책과 그 실천 사항, 평신도 교육, 사제의 주일 강론에 대한 분석, 본당의 복음 정신 함양 활동, 사회 정의를 위한 본당 활동, 본당의 청소년 교육, 본당의 냉담자 발생과 그 대응책, 예비신자 교육, 성직자와 수도자, 신자들의 사목 활동과 사목 협조, 본당의 기구와 조직, 본당 건축과 각종 시설물, 본당의 재정 관계

 

④ 본당사에는 성직자나 수도자의 부임과 이임, 주교의 사목 방문 등에 관한 내용도 서술한다. 그러나 이것이 본당사 서술의 주류를 이루어서는 안 된다. 이는 교구 또는 본당 행정사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⑤ 본당사는 본당과 지역 사회의 관련을 중시하는 방향에서 서술되어야 한다. 본당은 그 지역 사회의 복음화를 책임진 신앙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본당이 지역 사회와 유리된 폐쇄적인 집단일 수는 없다. 만일 과거의 본당 활동이 지역 사회와 상관 없이, 일부 신자들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다면 이러한 사실들에 대한 반성적 입장에서 본당사를 집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⑥ 본당사의 편찬과 서술도 반성적, 미래 지향적 입장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그 지역 사회에 대한 복음화의 책임을 올바로 완수할 수 있을 것이다. 본당사는 특정인의 활동을 미화하거나, 특정인에게 아부하는 자세로 쓰여서는 안 된다. 역사는 진실을 요구하며, 진실된 역사만이 올바른 교훈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⑦ 본당사를 서술할 때에는 일정한 지역의 신앙 공동체에 속한 하느님 백성들의 활동을 균형있게 밝혀 주어야 한다. 성직자, 수도자의 활동뿐 아니라 교리교사나 사무장을 비롯한 교회 종사자의 활동도 주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신앙을 갖게 됨으로써 변화된 신자들의 자세를 드러내 주는 방향에서 서술하여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⑧ 본당사를 서술할 때에는 본당의 활동과 전국 교회, 자신의 교구, 그 본당이 속한 지구(지역)와 이루는 관계를 주목하여 서술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본당은 교회 내 행정 체계의 한 단위로서 다른 상급 교회 행정 기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⑨ 그리고 본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각종 사도직 단체와 신심운동 단체의 경우에도 중앙기구나 상급기구와 연결된 단체들은 그 상급 단체들과 이루는 관련성을 주목하여야 한다. 

 

⑩ 본당사는 일정한 시대 구분 방법으로 시대를 구분하고 편년체로 서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본당에 소속된 각 단체나 공소의 활동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줄 필요도 있으므로 본당사에 관한 편년체적 서술에 연이어, 분류사의 서술 방법을 원용해서 각 단체와 공소의 역사를 정리해 줄 수 있을 것이다. 

 

⑪ 본당사에는 부록을 수록할 수 있다. 여기에는 각종 사진 자료, 통계표, 명단, 그 밖의 주요 사료들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⑫ 본당사를 편찬하는 과정에서는 항상 그 편찬의 목적을 생각하여야 하며, 그 목적과 부합하는 방향에 있는지 스스로 점검하여야 한다. 

 

 

V. 본당사의 내용 구성

 

본당의 과거에 대하여 정리할 내용은 본당의 성립에 관한 사항과 본당의 본질에서 우러나오는 활동에 관한 사실들로 나눌 수 있다. 전자는 본당 설립에 이르기까지 본당 전사(前史)와 본당의 성립 요소로 가를 수 있다. 성립 요소에는 본질적 성립 요소인 백성, 사제, 사목권과 보완적 요소인 관할 구역, 성당, 교회록이 포함된다. 후자, 곧 본당 활동은 내면 생활과 대외 관계로 구분된다. 내면 생활[內省]에는 본당 운영, 영성 생활(전례, 신심 행위), 사목 활동이, 대외 관계에는 선교 활동과 대 사회 활동이 각각 포함된다. 이를 중심으로 첫머리에는 본당의 개황을 간단히 언급하고 끝에는 본당의 과제, 특징, 전망을 덧붙이는 것이 좋다.

 

 

1. 개황

 

명칭(한글, 한자), 소속 교구, 설립 연월일, 소재지, 수호 성인(축일)을 각각 밝힌다. 

 

 

2. 전사(前史) 

 

본당 설립에 이르게 된 경위, 곧 지역 사회에 천주교가 전래된 때부터 본당이 설립된 때까지 그 역사를 서술한다. 

 

1) 본당 관할 구역의 천주교 전래와 한국 천주교회사의 주요 인물(순교자,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이나 주요 사건 발생(순교 등)의 관련성

 

2) 천주교의 전래에서 공소 설립에 이르는 과정 

 

① 공소 설립의 필요성 대두와 그 설립을 가능하게 한 외부 요인들(소속 본당과 지역적인 거리 관계, 공소 신자들의 증가, 지역 사회의 발전과 인구 증가 등)

 

② 공소 신자들의 공소 설립을 위한 주체적 노력(노력을 기울인 개인이나 단체의 신원, 노력의 내용 곧 집회소 선정, 대지 구입, 건물 임차나 건축, 신자수 증가를 위한 대내적 일치와 대외적 선교 활동과 증언 생활 등)

 

③ 소속 본당(본당 사목구 주임, 보좌신부, 전교수녀, 전교회장, 사목 협의회 등)과 교구의 공소 설립을 위한 노력이나 시책

 

④ 공소 설립 당시의 신자수 

 

3) 공소 설립에서 본당 설립에 이르는 과정; 위 2)항의 ①∼④에 준하여 서술한다. 공소 시절 소속 본당의 변동이 있었으면 시간적 순서에 따라 모두 밝힌다. 

 

4) 본당의 설립이 공소 시절을 거치지 않고 모 본당에서 분가했을 때라도 그 서술은 위 2)항의 ①∼④에 준한다. 

 

 

3. 관할 구역 

 

1) 본당 설립 당시의 관할 구역을 적는다. 

 

2) 현재의 관할 구역을 명시함과 동시에 본당 설립 이래 현재에 이르기까지 관할 구역의 변동 과정(축소, 확장)을 적는다. 축소나 확장은 그 내역과 함께 그 시기(연월)와 사유(예: 자 본당의 분가 등)를 아울러 적는다. 

 

3) 관할이 속인주의(屬人主義)에 따른 것일 때(예: 외국인을 위한 본당, 군종 교구 소속 본당 등)에는 그 뜻을 밝힌다. 

 

4) 소속 교구의 변동이 있으면 그 내역을 적는다. 

 

 

4. 신자수 

 

본당 설립 당시의 신자수와 그 뒤 5년마다 신자수를 적되 5년의 기간은 역대 본당 사목구 주임 재임 기간에 맞추어 가감한다. 신자수는 본당을 구성하는 ‘백성’ 가운데 사목의 대상자로서, 그 수효의 증감은 본당의 융성과 쇠퇴를 시사해 줄 수도 있다. 아울러 신자수의 증감을 단순하게 표시함으로써 그 추세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거주 주민 대비 신자수와 다른 종교의 분포 상황도 표시하고, 지역 안에서 교회가 차지하는 역할이나 위상을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다. 

 

 

5. 역대 본당 사목구 주임 

 

1) 역대 본당 사목구 주임의 성명과 세례명, 재임 기간을 적는다. 성명의 표기는 한국인일 경우 한글과 한자를 함께 적고, 외국인일 경우에는 그 원명(原名)을 로마자로 표기함과 동시에 한국명을 적는다. 재임 기간은 연월(年月)까지만 밝힌다. 이 기간은 본당 사목구 주임이 교구장으로부터 위임받은 사목권을 행사한 기간이기도 하다. 

 

2) 보좌신부도 본당 사목구 주임과 같은 방식으로 명단을 작성한다. 

 

3) 본당 소임 수녀는 명단을 따로 적지 않고 본당 운영, 사목 활동, 선교와 대 사회 활동 등의 항목에서 필요할 때마다 거론한다. 

 

 

6. 성당 건축 

 

성당 건축은 성미술, 성음악과 더불어 전례 생활에 속한다. 그러나 본당마다 초창기에는 성당 건립에 전력을 기울임으로써 본당사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현실을 감안하여 전례에서 분리하였다. 

 

1) 서술 대상은 성당과 부속 시설 곧 사제관, 강당, 수녀원, 유치원, 양로원, 신용협동조합, 야간학교 등을 위한 건물과 대지 그리고 교회 묘지로 한정한다. 

 

2) 서술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대지와 건물의 소유권, 전세권, 임차권의 취득과 상실에 관한 그 연월(年月), 지번, 면적(㎡ 또는 평), 사유

② 건물의 준공, 축복 날짜와 규모(층수와 연건평). 다만 성당은 기공 연월과 봉헌 연월일까지 밝힌다. 건물의 개축, 증축에 관한 서술은 성당의 경우에 한한다. 

③ 건물 또는 대지의 헌납자 성명과 세례명, 헌납 동기

④ 건축이나 대지 마련의 공로자와 공로 내역 

⑤ 기금 조성 방법이나 과정 가운데 특기 사항 

⑥ 건축물의 역사적 예술적 가치, 지방 문화재로 지정받은 사실 그리고 그 건축물의 설계자 등을 밝힌다. 또 왜 어떠한 건물 짓기를 지향했는지, 그 뜻은 얼마나 이루었는지에 관해서도 밝히면 당시 교회의 정신적, 문화적 측면을 고찰할 수 있을 것이다. 

⑦ 예술적 가치를 지닌 성화상을 비롯한 각종 성당 기물 또는 설비(연혁을 비롯한 내역, 제작자, 제작 연도 등)

⑧ 올바른 전례 거행에 합당한 공간 배치와 품위, 신자들의 능동적 참여를 위한 적합성, 한국의 전통 문화와 정신에 입각하여 건축된 독창성 등이 있으면 이를 서술한다. 

⑨ 교회 묘지의 마련과 이전에 대해서 그 면적, 지번, 연월

 

3) 서술에서 제외시킨 내용의 예는 대체로 다음과 같다. 

 

① 성물 판매소, 차고, 울타리 등의 신축과 증축, 개축

② 성당 진입로 공사, 조경 공사, 장궤틀 설치, 내부 장식(도색 등), 선풍기 설치 등과 이와 유사한 손질

③ 성화상(聖畵像)으로서 예술적 가치가 인정되지 않는 것

 

4) 성석(聖石), 곧 제대에 안치해 둔 유해는 어느 성인(聖人)의 것인지 그 성인의 성명과 세례명을 밝힌다. 

 

 

7. 본당 운영 

 

본당으로 설립되어 대내외적인 활동을 하고자 할 때 일반적으로 본당 운영의 문제가 앞서기에 이를 사목 활동과 선교, 사회 활동보다 앞세운다. 

 

1) 본당 공동체의 조직에 관한 사항 

 

① 구역 반 편성의 현황 

② 사목 협의회, 평신도 사도직 협의회, 기타 평신도 사도직 단체들의 명칭과 신심운동 단체, 교회 운동체들의 명칭

③ 본당 단체들 가운데 특히 역사가 오래 된 단체는 설립일자를 덧붙이거나 그 의미를 적는다. 

④ 지역 사회에 특히 요구되는 단체들은 따로 소개한다. 

 

2) 운영 계획의 수립과 그 실천과 평가 

 

3) 인사 관리: 사무장, 식복사, 노무자에 대한 인사, 대우, 복지 등에 관한 사항4) 재무 행정 

 

① 수익용 자산의 운용(부동산 임대료 등) 

② 본당 연간 예산액의 변천(신자수의 증감을 밝히는 방식에 준하여 5년 간격으로 연간 예산액을 제시한다.)

③ 재정 자립을 위한 노력과 자립 본당으로 발돋움한 시기

④ 헌금, 교무금의 납부 방법에 대한 사항

⑤ 예산 편성의 특기 사항(가난한 이들, 젊은이를 위한 예산 책정 등)

⑥ 기타 재정 관리의 주체, 재정 공개, 감사 실시 등에 관한 사항

⑦ 공소 운영의 특기 사항(공소의 재정적 자율권 등) 

 

 

8. 사목 활동 

 

성직자가 신자들을 말씀과 성사와 직무로 직접 돌보는 행위와 수도자나 평신도 등 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간접으로 보살피는 행위를 사목 활동의 범위로 삼는다. 

 

1) 전례: 전례는 교회의 막중한 사명이지만 한편 일상적으로 되풀이되는 것이므로 전례의 내용을 이루는 성사들과 준성사의 거행은 일일이 다루지 않는다. 서술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성사와 준성사에 의식적,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방안의 강구

② 성사와 준성사 거행의 규모와 계기에서 특기할 사항

 

2) 신심 행위

 

신심 행위는 전례 밖에서 그러나 전례와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하느님을 섬기고 예배하며 자신을 봉헌하는 행위이다. 신자들의 개인적 신심을 북돋우는 여러 가지 행사나 예식보다는 하느님의 말씀을 깊이 받아들이고 널리 전하겠다는 사명 의식을 드높이는 신심 행위들을 강조하여 서술해야 할 것이다. 

 

① 성체 성혈 신심: 성체 조배, 성체 현시(성체 강복), 성시간, 성체 행렬, 성체 대회

② 성십자가 신심: 십자가의 길, 십자가 경배 

③ 예수 성심 신심: 성시간, 예수 성심 성월 기도 

④ 성모 성심 신심: 묵주기도, 성모의 밤, 성월 기도 

⑤ 한국 순교자 신심: 성지 순례, 순교자 현양 대회 

 

3) 교리교육: 예비신자 교육과 신자 재교육으로 나눌 수 있다. 후자는 교리반, 특별 강연, 피정, 연수회 등을 통하여 실시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교육에 대하여 그 규모, 횟수, 방법, 성과 등에서 특기 사항을 서술한다. 

 

4) 혼인과 가정 그리고 효도 문제에 대한 사목 방안과 그 실천 그리고 노인 미사, 노인학교, 노인 잔치, 노인 피정 등 노인을 위한 사목적 배려

 

5) 청소년, 노동자, 농민을 위한 사목 방안과 그 실천 

 

6) 본당 내 친교를 위한 사목 실천 

 

 

9. 선교, 사회 활동 

 

본당 설립 이래 선교와 대 사회 활동의 큰 줄기를 연대순으로 개관한다. 이는 역대 본당 사목구 주임이 저마다 주력해 온 대외적 활동의 방침과 이 방침을 받들어 수도자, 평신도가 실천한 성과의 요약이 될 것이다. 

 

1) 선교 활동 

 

① 복음 선포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되는 대책 수립과 실천 내역

② 홍보 매체를 통한 선교 

③ 예비신자 입교 권유와 안내 

④ 환자 방문, 불우이웃 돕기 

 

2) 사회 정의 

 

① 사회 정의 구현을 위한 노력 

② 사회 정의 구현 활동을 펴는 교회 단체들에 대한 격려와 협조

③ 인권 신장을 위한 노력 

④ 노동자 운동, 농어민 운동에 대한 협조 

⑤ 가난하고 소외받는 계층의 이익을 도모한 봉사 

 

3) 사회 복지 

 

① 탁아소, 유아원, 고아원, 양로원 등 사회 복지 시설의 운영 또는 그 시설들에 대한 도움

② 심신 장애인, 한센병, 결핵 등 만성질환 환자와 미혼모, 기아, 미아, 부랑인 등에 대한 도움

③ 교정 사업(형기를 마친 이들의 사회 복귀를 돕는 사업) 후원

④ 자선 진료 실시, 정부의 지역 보건 사업 협력 등 의료 복지를 위한 노력

⑤ 심신 장애인을 위한 특수 교육, 근로 청소년들과 농어촌 청소년들을 위한 사회 교육, 직업 교육 실시 

 

 

10. 앞으로의 과제, 특징, 전망 

 

본당이 안으로 성찰하고 밖으로 대화하면서 지역 사회를 복음화하기 위하여 해결해야 할 과제, 앞에서 서술하지 못한 본당의 특징, 본당의 성쇠에 대한 전망 등을 적는다. 

 

 

VI. 본당사 서술의 주의 사항 

 

① 본당은 원칙상 속지적(屬地的)이다. 곧 일정한 지역의 신자들을 모두 포함한다(교회법 제518조). 물론 본당 가운데에는 신자들의 전례, 언어, 국적이나 군종 교구 등과 같이 특정 이유로 정해진 속인적(屬人的) 본당도 있지만 한국 교회에서는 거의 모든 본당이 속지적 존재로 파악된다. 그러므로 본당사를 서술할 때에는 그 서술 대상이 되는 지역을 명확히 하여야 한다. 

 

② 본당 설립 당시에는 넓은 지역을 관할 대상으로 삼지만, 본당 발전에 따라 새로이 본당이 분할되어 나가고 기존 본당의 관할 지역은 축소된다. 따라서 본당사를 서술할 때에도 이러한 점들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 

 

③ 본당 사목구 주임이 부임한 시점은 교구 발령에 따른 법적 취임일을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 대개 법적 취임일과 실제 부임일이 동일하지만, 이 둘 사이에 차이가 있을 때는 법적 취임일을 적용한다. 

 

④ 만일 교구의 발령을 받아 법적으로만 취임하고 실제로는 부임하지 못한 본당 사목구 주임이 있더라도, 법적 취임에 큰결점이 없는 이상 그 사제도 본당에서 봉사한 역대 본당 사목구 주임의 하나로 여겨야 한다. 다만 이 경우 본당사를 서술할 때에는 부임하지 못한 이유를 명확히 밝혀 준다. 

 

예) 어느 본당에 제2대 본당 사목구 주임으로 A 신부가 교구의 발령을 받았다. 그러나 A 신부는 지병 때문에 본당에는 부임하지 못하고 입원하고 있다가 사망했다. 그래서 교구는 다시 B 신부를 그 본당으로 발령하였다. 이 때 B 신부는 그 본당의 제2대 주임이 아니라 제3대 주임으로 기록되어야 한다. 

 

⑤ 본당사의 출발점을 정확히 산정하여야 한다. 본당 설립 일자가 분명하고, 본당이 설립된 다음 순탄하게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는 경우에는 그 출발점을 정하는 데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 그러나 본당의 출발 시기에 관하여 경우에 따라 교구장의 본당 설립 공지 일자와 주임신부의 실제 부임 일자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으니, 현지 사정에 따라 두 가지를 함께 병기할 수 있다. 한때 본당이 설립되었다가 폐쇄된 다음 다시 그 곳에 본당이 설립되었을 때에는 그 본당의 출발점을 정하는 데 신중하여야 한다. 이 경우 재설립된 본당의 출발점은 재설립 일자에 기준을 두기보다는 폐쇄되기 이전의 본당 설립 일자에 기준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폐쇄된 날과 다시 설립된 날을 함께 기록한다. 

 

⑥ 과거와 현재에 본당 사목구 주임의 주재지가 서로 다를 때, 현재 본당의 출발점은 당시 본당 사목구 주임이 현재의 지역에 주재하기 이전부터 기산한다. 

 

예) 1889년 보두네(Baudounet) 신부는 대성동 본당(현재 전북 완주군 소양면)에 부임하여 주재하면서 전주까지 관할하였다. 그러다가 1891년 보두네 신부는 전주 전동으로 주재지를 이동하고 대성동에는 사제가 주재하지 않게 되었다. 이 경우 전동 본당의 출발점은 1891년이 아니라 1889년으로 보아야 한다. 한편, 어느 날 대성동에 새로운 본당이 설립된다고 가정한다면, ⑤에서 말한 대로, 새로 설립된 대성동 본당도 전주 전동 본당과 동일한 시점인 1889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본당사의 서술은 단순한 자료의 나열로 그치는 ‘가위와 풀의 역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신자들이 과거의 본당사를 이해함으로써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구조적이면서도 미래 지향적인 역사로 서술되어야 한다. 또한 과거 사실에 대한 반성적 입장에서 본당사를 구성하여야 한다. 그래야만 그 본당은 지역 사회에 대한 복음화의 책임을 본당의 역사 안에서 스스로 완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본당사는 역사로서 언제나 진실을 요구하며, 본당사가 진실 속에서 서술될 때 비로소 신자들은 거기서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참고 문헌 

 

김기덕(1987), “본당사 편찬의 현황”, 「교회와 역사」, 149호

김성태(1990), “교회사란 무엇인가”, 「교회와 역사」, 176호

원종욱(1987), 본당사 서술에 있어서의 내용 구성”, 「교회와 역사」, 149호

조광(1985), “교회사의 편찬 원칙-교회사의 시대 구분”, 「교회와 역사」, 123호

조광(1985), “교회사의 편찬 원칙-본당사의 편찬”, 「교회와 역사」, 126호

조광(1990), “한국 천주교회사의 사료”, 「교회와 역사」, 177호

차기진(1987), “본당사 편찬의 방법과 문제점”, 「교회와 역사」, 149호

 

[출처 :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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