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2일 (토)
(녹) 연중 제11주간 토요일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강론자료

2012-1025...목...우리가 하는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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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2-10-25 ㅣ No.1320

연중 29 주간 목요일 - 짝수 해 에페소서 3,14-21 루카 12,49-53

 

2012. 10. 25. 등촌3

주제 : 우리가 하는 기도

성당에 들어오면, 우리는 누군가를 위해서 기도합니다. 내 자신이 될 수도 있고, 내 부모가 될 수도 있고, 자녀나 아는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기도가 현실의 모습으로 드러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세상에 살아있는 사람을 위한 것이라면 그렇게 질문하겠지만, 이미 세상의 삶을 마친 사람이라면 우리의 바람은 무엇일까요?

 

사실 우리가 기도는 합니다만, 그 모습을 우리 눈으로 확인하기란 쉽지도 않고 때로는 불가능한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기도란 내 뜻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것이기에, 우리가 얼마나 정성을 기울이고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함께 해야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줄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으면서 나를 위한 좋은 일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사람이 또 있을지는 모를 일입니다.

 

기도가 실현되는 것에는 3박자가 맞아야 하는 일일 것입니다. 하느님께 청원하는 일이 있어야 하고, 내 기도가 실현될 대상의 노력이나 호응도 있어야 할 것이며, 하느님께서 그를 기억해주셔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3박자를 말씀드렸습니다만, 3번째의 사항은 우리가 함부로 확인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닙니다. 중심이 돼야 할 것은 2번째 말씀드린 당사자의 합당한 노력입니다.

 

바오로사도께서 에페소에 살던 신앙인들을 위한 기도를 우리가 독서의 말씀으로 들었습니다만, 실제로 이 일이 어떻게 실현되었는지는 모릅니다. 시간의 간격이 워낙 많아서 우리가 모르는 것일 수도 있고, 그 당시 세상에 살던 사람들이 하느님의 뜻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내 삶을 위한 좋은 뜻이 이루어지려면, 많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복음에서 들은 표현을 빌리면, 먼저 내가 평화를 원하는지 분열을 원하는지가 구별되어야 하고, 그 구별에 따라 내가 어떤 방향의 삶을 따라가는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물론 내가 좋은 뜻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내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고 그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내 의견이 옳다는 것이 전제돼야 하겠지만, 나와 다른 사람들을 자꾸 구별하면서, 그들의 동조를 얻을 수 없는 일이고, 나와는 다른 사람을 가려내면서 그들이 내 뜻을 따르는 사람이 되기를 바랄 수는 없는 일일 것입니다.

 

세상과 우리의 재산을 태워 없애버리는 불이 아니라, 내 마음을 깨우고 내가 하느님의 뜻을 향하여 더 다가서게 하고 세상을 깨끗하게 만드는 불길이 우리와 우리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타오를 수 있도록 잠시 기도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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