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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와 마음읽기: 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시오(상대방 마음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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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9-24 ㅣ No.336

[레지오와 마음읽기] 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시오(상대방 마음 열기)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속담이 있다. 그만큼 사람에 대한 이해는 힘들고 그 마음을 알고 받아들이기는 더욱 힘들다. 더구나 마음이라는 게 눈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니 만큼 그 속으로 들어가는 길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레지오 단원이라면 낯선 사람뿐 만 아니라 가족, 친구, 나아가 사업이나 친목 관계로 빈번히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사도직 활동을 펼쳐야 한다. 이들은 비록 레지오의 활동대상자로 배당받지는 않더라도 우리가 늘 돌보아야 하는데 이런 사람들조차 그 마음의 길을 알기가 어렵고 힘든 경우가 많다.


이야기 들어주는 상대에게 쉽게 마음 열어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 주는 상대에게는 쉽게 마음을 연다. 병원방문 교리로 50명을 영세시킨 김순하 체칠리아 자매도 교리를 가르치기 전에 먼저 마음을 열도록 해야 한다며 “교리를 가르치는 것은 나중에 할 일이에요, 먼저 마음부터 열어야 교리도 가능하거든요. 자주 찾아가 속 얘기를 들어주다 보면 서로 교감이 쌓이게 돼요. 그러면 제가 설명했던 교리가 머리에서 조금씩 가슴으로 스며드는 느낌이 들어요.”라고 말하고 있다(레지오 마리애지 2013년 4월호).

실제로 간혹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내가 말할 때 나의 눈을 맞추면서 고개를 끄덕여주며 단순한 반응이라도 “으음..” “그래...” “그랬구나” 등의 추임새를 넣어 주는 사람에게 나도 모르게 생각지도 않았던 속마음을 털어 놓은 경험 말이다. 반대로 내가 말하고 있는데 상대방이 핸드폰이나 시계를 보거나 주위를 두리번거리면, 하던 말도 잊고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하고 싶은 마음이 싹 달아나기도 한다. 이는 들어주는 사람의 태도에 따라 나도 모르게 내 마음의 길을 내어주거나 닫아 버린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사람들과 대화할 때 듣는 태도는 매우 중요하다. 미국 로욜라 대학교 시카고 캠퍼스 명예교수 제라드 이건(GERARD EGAN)은 좋은 상담자의 태도로 SOLER 기법을 이야기했다. 먼저 말하는 사람을 마주 보고 앉는다(Squarely). 그리고 상대를 향하여 몸을 약간 기울여 관심이 있음을 보여준다(Lean). 또한 어떤 이야기도 들을 자세가 되어 있다는 느낌의 자연스러운 태도로(Open) 상대방과 눈을 맞춘다(Eye contact). 물론 이 모든 것을 긴장하지 않고 편안하게(Relax) 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기술이 상담자에게만 국한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레지오 단원은 일상생활에서 개별적 친밀한 접촉으로 효과적인 선교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대화로 친밀감 생성

그런데 개인적인 대화에서 이런 자세를 기본으로 하고난 다음 이야기의 내용은 어떤 것으로 채워야 할까? 다시 말하면 단순히 그들의 말을 잘 들어 주는 것을 넘어 그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면 좀 더 빨리 그들 마음속으로 들어가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몇 년 전 심리학자 아서 애런은 “일반적으로 사람은 친밀감을 느끼면 개인적인 비밀이야기를 털어 놓게 되는데 그 반대도 성립할까”라는 문제를 두고 실험을 했다. 즉 두 사람이 가까워질수록 개인적인 비밀 이야기를 털어 놓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의 반대 전제인, 개인적인 비밀 이야기를 털어 놓으면 서로 친밀감을 느끼게 되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이었다.

이를 위하여 그는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짝을 지어 대화를 나누게 하고 대화가 끝난 뒤 상대의 매력을 평가하게 했다. 사실 어떤 주제든 대화를 나누는 것 자체로도 친밀감을 높일 수 있다. 그래서 아서 애런은 이 실험 집단을 두 종류로 나누어 한 쪽은 사소한 주제에 관한 질문과 답을 주고받게 하고, 다른 집단은 진실게임 형식으로 흔히 대답할 수 있는 일상적인 물음에서 아주 개인적인 질문과 답을 주고받게 했다.

실험결과는 앞의 집단, 즉 사소한 이야기를 주제로 한 집단은 서로 공감의 감정으로 발달하지 못했다. 그러나 개인적인 질문을 통하여 단시간에 이야기를 나눈 집단은 보통 남녀 한 쌍이 몇 달 혹은 몇 년이 걸려야 생길 수 있는 종류의 친밀감이 생겼다. 심지어 실험이 끝난 뒤 서로 전화번호를 교환하는 실험 참여자도 많았다고 한다.


사람의 어려움과 고민은 비슷해

이 실험의 결과가 말해주는 것은 개인적인 이야기가 서로에게 친밀감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즉 자신의 개인적 이야기를 털어 놓는 것이 상대와 빨리 친해지는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더구나 처음 보는 사람에게 내가 어떻게 보일지 신경 쓰이는 상황에서 나의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어떻게 느껴질지 걱정도 될 수 있고, 내성적인 사람인 경우는 더욱 부담이 된다.

하지만 사람들의 삶은 대개 비슷해서 그 어려움과 고민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면 개인적인 이야기로 자기개방을 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것만도 아니다. 오히려 상식과는 다르게 선뜻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 나의 모습이 그에게는 신선한 자극이 될 수도 있는데다 내가 개인적 이야기를 할 만큼 그를 믿는다는 표현도 될 것이고, 나의 그런 행동에 상대방도 같이 자신의 속이야기를 하게 될 수도 있어 실(失)보다는 득(得)이 많다. 그래도 개인적인 이야기가 부담이 된다면 밝힐 수 있는 이야기에 미리 선을 그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주로 개인적인 이야기는 설명하기 쉬운 내용으로, 대화의 상대나 지금의 대화 내용과 서로 연관이 있는 것을 하되, 자랑이 아니라 흥미로운 주제를 택하여 나누는 것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외인들에게 종교를 믿으면 좋은 점이나 믿어야 하는 이유를 교리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자신이 겪은 종교가 주는 긍정적 경험을 이야기하고, 냉담자에게 성사생활을 해야 하는 이유를 성사의 중요성으로 설명하기 보다는 내가 신앙생활의 어려웠던 점을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같은 Pr. 단원들에게도 자신의 비밀스런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친밀감을 강화할 수 있고 이 친밀감은 일주일에 한 번씩이라는 적지 않은 횟수의 만남을 즐겁게 만들어 줄 것이다.

나는 우리 Pr. 단원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그리고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우리 단원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 알고 있는 정도가 친밀감의 정도라고 말하면 너무 억측일까? 하지만 내가 어떤 이유로든 나의 개방을 주저하여 개인적인 이야기를 일체 하지 않았다면 단원들과의 친밀감의 정도를 다시 살펴 볼 필요는 있다.

어렵지만 나의 개인적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다음과 같은 기적을 불러 올 수 있다. 

“거리에서 성냥불을 청하는 사람이 있거든, 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시오. 그러면 그 사람은 10분이 채 지나기 전에 하느님에 대해서 물어 올 것입니다.”(뒤아멜 / Duhamel)<교본 제33장 303쪽>

참고도서
혼자가 편한 사람들과의 관계 심리학, 한국경제신문
59초, 웅진 지식하우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3년 5월호, 신경숙 데레사(독서치료전문가, 인터넷중독 전문상담사, 서울서초여성회관 독서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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