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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사목]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의 역할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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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3 ㅣ No.186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의 역할과 전망

 

 

1. 들어가는 말 

 

"북한 선교는 분단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형제적 나눔을 실현하면서 민족의 평화 통일에 대비하여 북한 교회의 부흥과 북한 동포의 복음화를 위한 사목적 역량을 갖추는 교회의 활동을 말한다."라고 [한국 천주교 북한 선교에 관한 사목 지침] 200조에서는 정의하고 있다.

 

교회 안에서 한국 천주교회의 북한 지역 복음화를 위한 준비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의 활동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구체적인 활동 내용을 논하기에 앞서 그 유래와 구성, 활동 목표와 2001년 활동 계획에 대해 다루어 보고자 한다. 

 

 

2. 머무르는 말 

 

1) 유래

 

1982년 12월 10일 '한국 천주교 20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북한선교부'로 출범하여 1985년 10월 13일에는 '북한선교위원회'로 개칭되었고, 많은 기도 운동과 대북 사업, 그리고 여러 가지 연구 활동 등을 활발하게 진행하여 오다가 1999년 10월 11일 추계 주교회의에서 명칭을 다시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로 변경하면서 민족화해위원회의 활동이 전국적인 차원으로 확산되고 교구별로 결성된 민족화해위원회를 통하여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노력이 구체화되어 가고 있다. 

 

2) 구성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는 주교회의 산하 기구로서 위원장 주교를 중심으로 각 교구의 민족화해위원회와 남녀장상연합회를 통한 한민족복음화분과가 있다. 이들은 전국 회의에서 교구별로, 또는 수도회별로 추진하고 있는 노력들을 공유하고 있다. 아울러 전국 회의가 개최되기 전 좀더 심도 있게 다루기 위하여 분야별로 대북지원소위원회와 북한이탈주민지원소위원회로 나뉘어 모임을 갖고 있다. 대북지원소위원회에서는 대북 지원에 실제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교구와 수도회의 대표들이 모여 효과적인 대북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고, 북한이탈주민지원 소위원회에서는 북한 이탈 주민 지원에 관심을 두고 있는 교구나 수도회의 대표들이 모여 북한 이탈 주민의 적응을 돕는 일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자문하고 협력하기 위한 기구로서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협력 전문 위원회가 있다. 

 

3) 활동 목표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의 활동 목표는 크게 두 가지이다. 곧 정관에 따른 목표와 2001년 사업 계획에 따른 목표인데, 정관에 따른 목표는 '분단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형제적 나눔을 실현하면서 민족의 평화 통일에 대비하여 북한 교회의 부흥과 동포의 복음화를 위한 사목적 역량을 갖추는 데 주력한다'는 것이고, 2001년 사업 계획에 따른 목표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지속적인 기도 운동을 통해 화해와 일치를 위한 지향을 하나로 모으고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을 대상으로 교육 및 계몽 운동을 실시하여 민족의 화해 의식을 고취하며, 효율적인 대북 지원 사업 실현을 위해 대북 지원 창구의 단일화를 실현한다'는 것이다.

 

4) 활동 내용

 

활동 내용은 위에 제시한 활동 목표에 따라 2000년에 진행되었던 활동 내용과 2001년에 계획하고 있는 활동 내용을 분류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1) 2000년 활동 내용

 

① 교육

 

2000년 6월 10일 가톨릭대학교 성신 교정 대강당에서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주최,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주관으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심포지엄'을 열고, 한신 대학교 강인철 교수의 '분단과 한국 교회'라는 주제의 강의를 듣고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본부장인 정광웅 신부에게 '대북 지원 활동의 현황과 과제'에 대하여 들었다.

 

2000년 11월 21일부터 22일까지는 장충동 분도 회관에서 '주교회의 민족화해 가톨릭 네트워크 모임'을 가졌다. 강의 내용은 오랫동안 통독 과정에서의 교회 역할을 연구한 주도홍 박사에게 '통독 과정에서 서독 교회의 역할과 한국 교회의 역할'에 대해 들었고, 남한 사회에 와서 정착한 북한 이탈 주민에게서는 '북한 사회에 대한 이해와 효율적인 대북 지원 방안'에 대해 들었다. 각 교구의 대표와 그외 관심 있는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이 참여한 이 모임에서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한국 천주교회의 구체적 역할'에 대한 토론도 이루어졌다.

 

② 대북 지원 사업

 

대북 지원 사업은 크게 단기 지원 사업과 장기 지원 사업으로 나누어 실시하였다. 단기 지원 사업으로는 옥수수 4,000톤과 헌옷 및 신발, 의약품(결핵 약품, 기초 의약품), 의료 기자재(X-Ray 촬영기, 결핵 환자 치료용 차량 3대), 버스, 탈지 분유 20톤, 설탕 52.5톤, 분무기 2,000대, 여성용 소창 10만m, 양말 10만 켤레, 옷감 2만2천4백 마 등을 지원하였다. 장기 지원 사업으로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가 주관한 10개군(평양시 상원군, 중화군, 력포군, 황해북도 사리원시, 봉산군, 자강도 강계시, 장강군, 평안남도 개천시, 문덕군, 황해남도 장연군) 농업 지원 사업에 함께하여 장,단기 모두 각 교구, 수도회 등과 연합하여 20억7천5백8십여만 원을 지원하였다.

 

③ 북한 이탈 주민 지원 사업

 

북한 이탈 주민 지원 사업은 주로 북한 이탈 주민의 적응을 돕기 위한 일환으로 진행되어 통일부 산하 기관과 연계하여 매주 파견 활동을 하고 있고, 사회에 정착한 북한 이탈 주민이 신체적, 정서적으로 안정된 삶을 구현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다. 특별히 탈북한 가정의 청소년들을 돕기 위하여 자원 봉사자들과 연계하여 도우미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각 지방에 정착하고 있는 북한 이탈 주민을 각 교구 민족화해위원회와 연결시켜 언제, 어디서나 교회의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④ 대외 관계

 

민족화해위원회의 활동은 내부적인 활동뿐 아니라 대외적인 활동과 연계하여 더욱 효과적이고 내실 있는 활동이 되도록 도모하고 있다. 우선 조선카톨릭교협회와 대북 지원 창구 단일화에 대한 합의를 이룬 바 있고, 위원장 주교가 우리민족서로돕기 상임 대표로 활동하고, 총무 신부가 국내 대북 지원 민간단체협의회와 협조 관계를 이루어 활동하고 있다.

 

(2) 2001년 활동 계획

 

① 활동 목표

 

2001년 활동 계획을 추진하는 목표를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다. 곧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지속적인 기도 운동을 펼쳐 나감으로써 화해와 일치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의 역량을 보완하여 각 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협력해 나가고 협력전문위원회를 구성하여 효율적인 대북 지원 사업을 실현함으로써 통일 사목의 기반을 조성하며,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를 대상으로 계몽 활동(교육, 피정, 세미나)을 실시한다.

 

② 활동 내용

 

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

 

2000년 민족의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 속에서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를 각 교구, 수도회, 단체별로 실시하여 하나 된 교회의 모습을 보였다. 이에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 운동으로 하나 된 교회 본연의 모습을 찾고자 하루 1단 이상 묵주기도 바치기 운동을 전개하기 위하여 기존의 통일 묵주를 새롭게 제작하여 보급한다. 아울러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문을 좀더 쉽게 바칠 수 있도록 개정하여 각 교구, 수도회와 단체에 보급하기로 한다. 또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행사 전 9일 동안 미사와 함께 드리는 9일 기도를 실시하여 화해와 일치를 위한 교회의 지향을 하나로 모으며, 각 교구별로 실정에 맞는 범위 내에서 행사를 진행하고,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의 차원에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고취시킬 수 있는 심포지엄을 마련한다.

 

나.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보완과 협력전문위원회 구성

 

a.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규약 정비

 

현재 사용하고 있는 규약이 북한선교위원회의 규약이므로 일부 내용을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의 특성에 맞게 삽입, 삭제, 개정하고자 한다. 이 규약은 전국 회의에서 합의를 거쳐 주교회의 정기 총회를 통해 심의 확정하도록 한다.

 

b. 대북 지원 원조 지침 마련

 

효율적인 대북 지원 방안과 신속한 대북 지원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북한의 긴급 구호 요청에 대비한 신속한 대북 지원 체제를 마련하고, 조선카톨릭교협회와 협상 기본 원칙을 제정하며, 대북 지원을 위한 자금 확보 방안을 모색하고, 대북 지원을 위한 전문 인력 양성 방안을 마련한다.

 

c. 협력전문위원회 구성

 

남북 화해 협력 시대에 발맞춰 교회의 대북 선교의 실현과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모색하며 북한 선교 추진 전략 방안의 수립과 실천을 위하여 각계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협력전문위원회를 구성한다.

 

다. 통일 사목 기반 조성과 대북 지원

 

a. 통일 사목 기반 조성

 

남북한 통일은 화해와 일치를 위한 교회의 노력과 그리스도의 은총 속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교회는 통일 전후의 교회 본연의 의무인 선교와 복음화를 위한 인력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각 교구 신학교, 수도원, 교리 신학원이 협력하여 북한 선교를 위한 사목자를 장기적 계획 아래 양성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또한 북한 사목 희망 사제 모임을 각 교구에 확산시키기 위하여 취지와 필요성을 인식시키며, 활성화된 교구 모델을 각 교구에 홍보하고, 신학교 부제반에 북한 선교 사목 희망자 모임이 결성되도록 지원한다.

 

b. 대북 지원 사업

 

과거 북한 천주교회의 터전에 집중 지원하여 통일 후 북한 선교의 기반을 구축하고 긴급 구호, 농업 지원, 의료 지원 사업의 전문화를 실현할 계획이다. 긴급 구호 사업에 식량(옥수수, 감자, 밀가루)과 생활 필수품을 주된 품목으로 하여 2000년에 지원한 경험이 있는 교구나 단체를 중심으로 실시하며 구호 물품을 분배하는 장소는 과거 북한 천주교회 터전으로 하고 지원 시기는 긴급 구호를 요청할 때 실시하도록 한다. 농업 지원 사업으로는 각종 종자 씨앗, 옥수수, 씨감자와 농업 기자재, 농약, 비료 등을 주된 품목으로 하여 이것 역시 북한 천주교회 터전을 분배 장소로 하며 직접 지원을 원칙으로 한다. 의료 지원 사업은 의료 기자재와 의약품을 주된 품목으로 하여 2000년 지원 경험이 있는 메리놀 수도회, 춘천교구, 정의구현사제단을 중심으로 하며 지원 대상은 큰물피해대책위원회로 하고 유진벨 재단을 통해 간접 지원 형식으로 한다.

 

라. 북한 이탈 주민과 난민에 대한 지원 사업

 

a. 남한 내 재정착 북한 이탈 주민 지원

 

통일부 산하 단체 수료자가 각 교구에 파견될 때 협조 공문을 발송하여 각 교구 민족화해위원회와 연결을 맺어 지원하도록 한다. 관계 기관의 협조 아래 북한 이탈 주민 현황을 파악하며, 특별히 천주교 신자 현황을 파악한다. 또한 이들의 재정착을 효과적으로 돕기 위해 '재정착을 위한 사목 지침서'를 마련한다.

 

b. 북한 난민 보호 사업

 

중국, 러시아 등지에 흩어져 있는 북한 난민들의 보호와 지원을 위한 교회의 노력은 북한 선교를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므로, 중국, 러시아 북한 난민 지원을 위한 사목 지침안을 마련하고, 북한이탈주민소위원회를 통한 사목 공조 체제를 보완하도록 한다.

 

마. 교육, 심포지엄, 네트워크 모임 계획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의 민족 화해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각종 교육, 피정, 심포지엄을 마련하여 실시하도록 한다.

 

a. 교육

 

각 교구가 민족의 화해 의식을 함양하기 위한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각 교구 민족화해위원회의 협력 아래 전국 순회 특별 강연회를 개최한다. 교구별로 실정에 맞게 계획하여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로 연락하면 그에 맞는 강사진과 주제를 준비하여 각 교구에 가서 실시한다.

 

b. 심포지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교회의 노력 평가, 북한 선교와 복음화를 위한 교회의 방향 및 효과적인 대북 지원 사업, 북한 이탈 주민과 난민 보호를 위한 내용들을 중심으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을 전후로 하여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c. 네트워크 모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각 교구, 수도회 및 단체 간에 정보를 교환하고 화합을 꾀하기 위해 네트워크 모임을 개최한다.

 

 

3. 나가는 말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교회의 노력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하며, 교회의 존재 이유요, 사명임에 틀림없다. 분단 상태인 우리의 모습은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좋지 않기 때문이다. 특별히 한 민족이면서도 갈라져 반쪽은 굶주림에 허덕이다 죽어 가는가 하면, 다른 반쪽은 풍부해진 물질이 인간보다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기까지 한 현실이다. 이러한 때에 교회 본연의 모습은 '복음화'로 나아가는 것이다. 어느 한 쪽만의 평화가 아니다. 그 어느 곳에든 그리스도의 평화와 사랑이 가득 차도록 노력해야 한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와 더불어 새롭게 출범된 각 교구 민족화해위원회를 중심으로 그 구성원인 우리 모두는 민족 화해를 위한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각자 주어진 위치에서 매일 기도하며, 내 주변에서부터 평화와 사랑을 실천해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그러할 때 교회라고 불리는 우리 자신의 존재 이유를 알게 되고, 사명을 깨닫게 된다.

 

[사목, 2001년 6월호,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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