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2일 (토)
(녹) 연중 제11주간 토요일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강론자료

2012-0429...주일...성소주일에하는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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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2-04-28 ㅣ No.1221

부활 제 4 주 일 ( 나해 )

사도행전 4,8-12           1요한 3,1-2             요한 10,11-18

2012. 4. 29. 등촌3

주제 : ‘삶에 자신감을 드러내는 사람.....

세상 삶에서 다른 사람이 드러내는 자신감을 보면 부러움을 느끼는 때가 있습니다. 이달 중순의 시작이기는 했습니다만, 국민들이 자신을 국회의원으로 뽑아주어야 할 당연한 사정을 얼마나 말로 잘하고, 그 말을 통해서 다른 사람을 설득시켰느냐 하는 결과에 따라서 각 지역구마다 한 사람씩은 웃었고, 더 많은 사람들은 아쉬움과 탄식의 눈물을 흘렸을 것입니다.

 

세상의 현실을 그렇게 볼 때, 내가 다른 사람을 원망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겠습니까? ‘나같이 똑똑하고 훌륭한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선택해주지 않은 국민들은 손해를 많이 봐야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내면, 다른 사람들이 그 사정을 어떻게 받아들이겠습니까?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 사람의 편이 되어 그 사람과 똑같은 감정을 갖겠느냐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자신이 하는 일이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하고, 그 자신감에 따라서 많은 일을 합니다. 대통령이 직책을 행사해도 그렇고, 미국산 쇠고기가 문제가 있다고 온통 난리를 쳐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라의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이라면 바뀔 일은 아무것도 없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다른 사람의 외침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세상일에 적용되는 이러한 자신감은 또한 신앙의 일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은 부활4주일, 성소주일이라고 다른 명칭을 붙이고, 우리 신앙인들에게 특별히 성소, 즉 하느님의 부르심에 대해서 생각하기를 권고하는 날입니다. 하느님의 부르심과 응답에 관해서 생각하고 실천하는 일이 오늘 하루면 충분한 것은 아니지만, 늘 해야 하고 실천하는 일을 다른 사람의 몫으로 남겨둔다면, 적어도 오늘 하루는 우리들 각자가 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배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세상의 일을 열심히 합니다. 아마도 목숨을 유지하는 기본적인 일과 관련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내가 세상의 일을 열심히 하지 않으면, ‘과 가까이 지낼 수 없고, 그렇게 산다면 세상 삶이 고달플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에, 사람들이 세상에 관한 일은 아주 열심히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세상에 관한 일을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에게 신앙의 일은 어떤 자세로 대합니까하고 물으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요? 그 대답이 어떠할 것인지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들 각자의 대답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한꺼번에 바라볼 수 있다면, 짐작이라도 할 수 있겠지만, 그 일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신앙의 일을 일관된 자세로 행하려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여러 가지 대답이 나올 수 있겠지만, 오늘 생각할 수 있는 대답의 하나는 삶에서 자신감을 드러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신앙에 성실하고 자신감을 드러내는 사람이라야 세상가운데서, 자기 자신은 물론 남도 하느님께로 이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소(聖召)하느님의 부르심이라고 알아듣는 말입니다. 결혼을 해서 자녀를 낳는 일도, 그 세상이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면서 좋은 모습을 드러내게 만드는 것도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방법이기는 하지만, 전례에서 우리가 성소주일을 기억하는 의미는 그것보다는 좀 더 다른 입장에서 성소를 해석하는 것입니다.

 

내가 하느님의 소리를 듣고 그 말씀대로 사는 일, 다른 사람도 내가 듣는 하느님의 초대와 소리를 듣게 하도록 내 삶에 하느님께서 허락해주신 시간을 사용하는 일이야말로, 오늘 전례에서 함께하는 성소주일의 의미를 실천하는 일입니다. 복음에 나온 표현을 빌리면, 내가 착한 목자가 되어, 내 목숨을 내어놓고, 다른 사람들을 하느님의 보호와 인도하심으로 이끄는 사람으로 산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의미를 담아 다른 말로 설명하자면, 사제나 수도자로 살아가는 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 사제로 살려면 대학교과정을 시작해서 10년을 꼬박 지내야 합니다. 수도자로 살아가는 준비도 비슷한 길이의 시간을 사용해야 합니다. 사제를 지향하거나 수도자를 지향하는 목표가 다르기에, 각각의 교육과정도 결과도 달라지는 것뿐입니다.

 

여러분이 모두 사제나 수도자처럼 살아야 한다는 얘기도 아니고, 자녀들 가운데서 사제나 수도자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얘기도 아닙니다. 사람에게는 저마다 하느님에게서 받은 고유한 사명이 있는 법입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지, 하느님의 뜻을 가슴에 새기고, 그 뜻을 내 삶으로 드러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삶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가능한 일이겠습니까? 얼마나 불가능한 일이겠습니까?

 

세상에 어떤 일이든지 쉬운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것을 먼저 생각하면 우리 삶에는 어려운 것이 먼저 찾아옵니다. 하느님이 주신 지혜를 사랑을 알아듣고 세상에서 다른 사람과 협력하여 좋은 결과를 남길 수 있도록 열심히 움직이는 사람이 될 수도 있지만, 세상일 가운데서 하느님의 뜻을 끊임없이 찾고 나 혼자 개인의 차원을 떠나 다른 사람들도 함께 기억하는 삶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우리본당에는 1명의 신학생이 있고, 신학생의 길을 준비하는 대학생2명도 있습니다. 그리고 중학생들 가운데서도 그 뜻을 키우고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오늘 성소주일을 지내면서, 여러분의 기도 가운데, 좁은 의미에서 성소(聖召)’에 응답할 준비를 하고 사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기도해주시라고 부탁드립니다. 하느님의 뜻은 세상에 계속 드러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성소를 받고 사는 사람, 성소를 준비하는 사람을 위하여 2차 헌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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