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2일 (토)
(녹) 연중 제11주간 토요일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강론자료

2013-0811...연중19주일...믿음을 가진 사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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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3-08-10 ㅣ No.1393

연중 19 주일 (다해)
지혜 18,6-9         히브리 11,1-2.8-19        루카 12,32-48
2013. 8. 11. 등촌3
주제 : 믿음을 가진 사람으로 살기
이 무더운 여름에, 신앙을 가진 사람으로서 올바른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어떤 것이겠습니까? 사상 초유의 긴 여름 장마, 그리고 열대야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낮이나 밤이나 푹푹 찐다고 말하는 기온을 보이는 때에, 우리가 신앙인으로 모습을 올바르게 드러내는 것은 어떤 것인지 잠시 생각했으면 합니다.
 
공동체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따라야 할 일정한 규칙이 있음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세상 모든 일을 나 혼자 다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나 혼자만 쏙 빠지고 남들에게만 모든 일을 맡겨놓을 수도 없는 것이 세상의 모습입니다. 엊그제 세금을 걷는 문제에 대한 개편안이 발표됐습니다만, ‘유리알지갑을 가진 근로자들은 세금을 더 많이 내야하고, 덩치가 큰 기업들이 부담해야 할 세금은 늘어나지 않았다는 말을 들으면서, 사람들은 각자의 입장에서 저마다 판단을 달리할 것입니다.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입장에서 내 목소리만 내서도 곤란한 일이지만, 나는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남들의 소리 뒤에 숨죽이고 사는 것도 옳은 자세이겠는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오늘 복음은 믿음을 가진 사람이 세상에서 자기 모습을 어떻게 드러내야 하는지에 대한 말씀입니다. 오늘 말씀에서 생각할 수 있는 이런 이론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가 수차례, 여러 경로를 통해서 들었을 내용이므로 새롭게 생각할 것은 별로 없는 내용입니다. 중요한 것은 내 귀를 울리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내 귀로 들어온 소리를 내 몸으로는 어떻게 표현하느냐는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 삶을 살피고, 올바른 길로 나아가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은 혹시라도 내게 다가올 지도 모를 불행이나 손해를 피하자는 것이어서는 부족한 자세입니다. 물론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는 말도 있으니까, 준비가 있으면 손해나 불행을 피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소극적(消極的)인 자세로는 내가 좋은 일을 누리려는 입장에서는 뭔가 아주 많이 부족한 태도라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변화방법을 모를 사람이 있을까요?
 
사람은 누구나 높은 직책을 갖고 싶어 합니다. 남들 위에서 명령하는 사람, 내가 가진 돈으로 남을 손쉽게 부리는 사람, 세상에 있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즐기면서 살고 싶은 사람이 되기를 바랄 것이고, 지금은 대충대충 일하고 나이를 먹어서는 누구보다도 편하게 살고 싶다고 말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렇게 갖는 생각이 얼마나 현실로 이루어지겠습니까? 내가 그런 행복을 누리는 위치에 있고 싶다면, 누군가 내 뜻대로 움직이는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내게 이루어진 좋은 일에 감탄하면서, 내가 가진 것을 사용하는 일에 배 아파할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나 자신은 전혀 그럴 일이 없겠지만, 나의 행동을 보고서 세상의 사람들이 하나같이 나를 호응해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 참으로 큰 문제입니다.
 
히브리민족은 하느님의 도우심과 모세의 인도로 이집트에서 탈출하여 가나안땅에 이르기까지 놀라운 체험을 겪었고, 그것이 그들 민족의 놀라운 원체험이 되고 그들 민족을 형성하는데 주춧돌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히브리민족이 아닌 우리는 그들과 같은 경험이나 체험이 없다고 해서, 히브리민족에게 적용됐던 하느님의 뜻을 모른 체해도 괜찮은 것일까요?
 
날이 갈수록 더 더워지는 이때에, 신앙인으로서 올바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어떤 것이겠습니까? 제가 하는 이런 소리에 경직된 자세를 가져야할 이유는 없겠지만, 올바른 태도가 어떤 것이겠는지 생각할 필요는 있을 것입니다.
 
불쾌지수가 한창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아침 뉴스시간에 일기예보와 함께 표시되는 불쾌지수 예보에 우리나라가 온통 새빨갛게 나오는 때도 있습니다. 뉴스에서 그렇게 말한다고 해서, 내가 있는 성질, 없는 성질을 모두 다 드러내며 목소리를 높이고, 행동을 우악(愚惡)스럽게(=형용사】【ㅂ불규칙우악한 태도가 있다) 행동해도 좋은 권리가 내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남들이 하는 대로 똑같이 한다면, 남들이 삶에서 맺는 결과만큼만 맺을 것입니다. 그렇게 얻는 결실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사람의 판단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세상의 환경에 우리가 어떤 일을 해도, 나에게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니 남들은 다 나를 이해해주어야 한다고 말하기 쉬운 세상에서, 아브라함처럼 하느님의 명령에 별 불만 없이 아들 이사악을 제물로 바치려 했던 자세를 이해할 수 있을까요?
 
올바른 사람은 올바른 태도를 갖고, 올바른 태도를 드러냅니다. 우리는 올바른 사람이 드러내는 태도에 얼마나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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