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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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가톨릭 사회교리서 두캣(Ducat) 제1장 하느님의 계획: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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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1-23 ㅣ No.1710

박신부와 함께 읽는 가톨릭 사회교리서 『두캣(Ducat)』

 

제1장 하느님의 계획 : 사랑

 

 

1. 너무 착하면 안 되는 세상

아이가 처음으로 거짓말을 하거나 남의 물건에 손을 대면 엄마들은 사색이 됩니다. 바늘 도둑이 소도둑이 될까봐서요. 그런데 아이가 고등학생쯤만 되면 어떻습니까? 거짓말할 줄 모르고 베풀기를 좋아하는 자녀를 두고 부모님들은 종종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저리 착해 빠져서 어쩌나!’

사회생활은 어떻습니까. 이른바 ‘정치력’을 발휘할 줄 모르는, ‘인사도 할 줄 모르고’ 원칙을 고집하는 사람은 골칫거리가 되기 십상입니다. 혼탁한 세상에서 홀로 깨끗하면 인생이 괴롭다는 경험칙을 너무 많은 사람들이 터득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어릴 적부터 살아남는 법을 배웁니다. 수많은 경쟁자와 적들을 상대하자면 신뢰보다는 의심을 먼저 익혀야 합니다. 세상은 착하게 살래야 살 수 없는 전쟁터라고들 합니다.


2. 냉소가 지배하는 사회

이 무서운 세상에서 신자다운 삶을 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더구나 사회 정의라든지 평화 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물정 모르는’ 철부지들의 몫이 되고 맙니다. 예로부터 그랬습니다. 2세기 무렵 로마의 평론가 루치아누스는 그리스도인들을 이렇게 비웃습니다. “그들에게 최초로 계명을 준 사람(예수 그리스도)은 그들이 모두 같은 형제자매라고 하면서 자신의 법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모든 것을 경멸하고 모든 것을 공동의 소유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돌팔이나 사기꾼도 만일 기회만 된다면 언제든지 이 어리석고 순진한 이들을 협박해서 재산을 등쳐먹을 수 있을 것이다.” (Lucianus, De Morte Peregrini, 13)


3. 사랑은 구원하고 해방한다

그런 의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펴내신 사회교리서 『두캣』의 첫 장 제목이 “하느님의 계획 - 사랑”인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교리서는 “인간이 사랑을 만나지 못할 때, 사랑을 체험하고 자기 것으로 삼지 못할 때… 인간은 자기에게도 이해할 수 없는 존재로 남게 되며 그의 생은 무의미하다.”고 밝힙니다. 이어 “사랑은 교회의 사회교리의 핵심입니다 … 사랑은 하느님께서 인류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로 하느님의 약속이며 우리의 희망입니다.”라는 구절은 사회교리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여정이 어디에서 출발해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세상을 전쟁터가 아니라 하느님의, 하느님 사랑의 위대한 작품으로 받아들이는 데서 새 하늘 새 땅이 열린다는 말씀입니다.

 

[2017년 1월 22일 연중 제3주일 대구주보 3면, 박용욱 미카엘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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