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수)
(녹)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강론자료

2012-0729...주일...우리가 할 수 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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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2-07-28 ㅣ No.1277

연중 제 17 주일 (나해)

2열왕기 4,42-44 에페소서 4,1-6 요한 6,1-15

2012. 7. 28. 등촌3

주제 :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처한 환경에서 열심히 삽니다. 이렇게 말할 때, 열심히 산다는 말의 뜻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삶의 모양은 아주 달라집니다. 돈을 버는 것을 우선으로 하는 사람과 건강을 생각한다면서 산과 바다로 돌아다니는 사람이 보여주는 삶의 모양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정말로 세상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면서 사는 것이 내 삶에 도움이 되는 결과를 만들겠습니까? 질문은 합니다만, 오늘 미사에 함께하는 분들 가운데 그 대답을 몰라서 말하지 않거나 실천하지 않는 분들은 없을 것입니다. 그 결론에 따라서 내가 선택하는 방법이 정말로 내 삶에 도움이 되는 것이냐 하는 것이 문제일 뿐입니다.

  사람의 삶에 먹고 사는 것은 참으로 큰 문제입니다. 모든 것의 출발점이고 종착점이라고 말해도, 그에 대하여 생각이 잘못 되었다고 반론하기가 힘든 문제입니다. 그것만이 지상최대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그것 말고 어떤 것을 얘기하면 사람의 관심을 끌겠습니까?

  오늘 복음말씀은 이스라엘, 갈릴래아 호수의 한쪽 편 벌판에서 일어난 사건을 전해주는 내용입니다. 흔히 아는 표현으로 얘기하면, 오천 명을 먹게 하신 일에 관련된 이야기이고, 우리가 흔히 기적이라고 부르는 사건입니다. 기적이란 무엇이겠습니까? 낱말 뜻으로는 상식으로 생각할 수 없는 일이나 하느님의 힘으로 실현된 것이라고 믿는 일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오늘 복음으로 들은, 오천 명을 먹게 하신 일을 기적으로 보려면 그에 앞서서 어떤 준비가 있었는지, 우리 삶에 그와 같은 일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를 봐야할 일입니다.

  빵을 많게 한 일은 분명히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그 일을 하느님의 힘이 작용하여 이룬 일이라고 생각하면 기적이라고 할 수 있고, 인간의 힘만으로 이룬 일이라고 해석한다면 놀라운 일에 해당할 것입니다. 우리가 기적이라고 보든지, 놀라운 일이라고 보든지 그 배경을 살펴봐야 할 일입니다.

우리가 들은 기적이나 놀라운 일이 있기 위해서, ‘어떤 아이가 내놓은 보리빵 5개와 물고기 2마리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 아이가 빵과 물고기를 기꺼운 마음으로 내놓은 것인지, 아니면 주변에 있던 힘센 어른들에게 그것을 빼앗겼는지는 우리가 모르는 일이지만, 그 일이 먼저 있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어쨌든 그 일을 바탕으로 해서, 오천명 가까이 될 법한 일들이 배고픔을 이겨낸 일이 생깁니다.

  그 일이 벌어지기 전, 예수님과 필립보사도 사이에 벌어진 대화를 살펴볼 수도 있습니다. ‘이 많은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빵을 우리가 어디에서 살 수 있겠느냐?’ 하는 질문에 저마다 사람들이 조금씩이라도 받아먹게 하자면 200데나리온 어치를 사온다고 해도 충분하지 않다는 인간은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런 판단을 들은 체 하지 않으시고, 어떤 아이가 갖고 있던 빵과 물고기를 이용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일을 만드십니다.

  ‘200데나리온이라는 금액을 요즘 돈으로 계산하면, 대략 1000만 원쯤 됩니다. 제자들이 자기들 수중(手中)에 그만한 돈이 있었을 리 없습니다. 그렇게 ‘200데나리온어치 빵을 사온다고해도 충분하지 않을 거라고 했던 일이었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배부르게 먹고도 12광주리에 담을 만큼 먹을 것이 남았다고 하니, 어린아이가 내놓은 것을 바탕으로 삼아, 적어도 300데나리온 어치의 빵과 물고기로 바뀌었다고 상상할 수 있습니다. 보리빵5개와 물고기2마리가 어떻게 갑자기 1000만원이나 1500만원어치의 빵과 물고기로 바뀔 수 있었을까요? 정말로 모를 일입니다. 사람의 힘이 놀랍다고 할지, 하느님의 힘이 놀랍다고 해야 할지 여러분은 어떻게 판단하시겠습니까?

  기원전 800년경에 일어난 일을 전하는 열왕기독서에서도 보리빵 20개와 햇곡식이삭이 100명이나 될 사람들이 먹고도 남을 만큼 되었다고 하니, 세상 삶과 관련된 하느님의 일에는 뭔가 아주 특별한 일이 그 안에는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걸 하느님께서 베푸신 기적의 힘이라고 할까요? 아니면 사람들이 저마다 자기만 먹으려고 갈무리(=쌓아서 간직하여 둠)해 왔던 것들을 다른 사람들도 먹을 수 있도록 꺼내놓은 것일까요? 알 수는 없지만, 놀라운 일인 것은 분명합니다.

 신앙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일에는 이렇게 놀라운 일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다른 사람을 위하여 내놓을 것이 조금도 없다고 말하고, 나는 남이 도와주는 도움을 받아야만 살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면, 그런 사람들만 모여 있는 세상에는 놀라운 일이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의 상황에 따라서 내놓을 돈이 없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아까워하면서 내 시간을 다른 사람을 위해서 조금도 쓸 수 없다고 우길 사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에게도 똑같이 하늘에서는 햇빛이 비치고, 비가 똑같이 떨어집니다. 이 현상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겠습니까?

 우리는 신앙인으로 산다고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렇다면 신앙이라는 것을 올바로 이해하고, 그 삶의 정신을 실천하면서 살도록 해야 할 일입니다. 그 정신은 어떤 것이어야 하겠습니까? 에페소인들에게 보낸 바오로사도의 편지에 나오는 것처럼, 우리를 하느님께서 부르신 삶의 정신을 배우고 익혀서 그에 알맞도록 살아가야할 일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겠는지 잠시 묵상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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