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2일 (토)
(녹) 연중 제11주간 토요일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강론자료

2011-0508.....부활 3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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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1-05-21 ㅣ No.1039

부활 3 주일 (가해)
사도행전 2,14. 22-33        1베드로 1,17-21        루카 24,13-35
2011. 5. 8. 등촌3.
주제 : 부활을 믿고 선포한다는 것
사람의 삶을 채우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그것들을 모두 말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각자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을 몇 가지 손꼽으라고 하면, 여러분은 그 첫 자리에 어떤 것을 먼저 생각하시겠습니까?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생기 있는 결과가 나오게 하려면, 어떤 순서로 기억하면 좋겠습니까?
 
오늘은 부활 3번째 주일입니다.
부활을 믿지도 못하고, 받아들이지도 않고, 자기 삶에서 그런 놀라운 일이 일어날 수 없다고 단정했기에가 고향 앞으로 발길을 돌려갔던 길!!’에서, 2명의 제자가 놀라운 체험을 하고, 밤길을 서둘러 예루살렘으로 돌아왔다는 내용이 포함된 말씀을 복음으로 들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로 살았던 사람들, 예수님을 가까운 데서 모셨고 그분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을 사람들마저도 부활사건을 자기들 삶에 가깝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였는데, 그들과 같은 체험도 없는 우리가 부활을 온전히 믿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정말로 놀랍고도 힘든 일입니다.
 
신앙인이라고 하더라도 늘 부활의 기쁨 속에서 산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아무 때나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말로 그럴까요? 혹시라도 부활은 우리 주변에서 늘 일어나는 아주 평범한 일은 아닐까요?
 
예수님의 제자들은 부활이라는 사건이 자기들 주변에서 아주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라고 생각하지 않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랬기에 엠마오 고향으로 갔던 제자도 있었고,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몇몇 증인들의 입을 통하여 제자들을 갈릴래아에서 만나겠다는 말씀도 선언하셨던 것입니다. 갈릴래아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처음 선택하셨던 곳이니, 부활을 믿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한 제자들이 예루살렘을 떠나 자기들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면, 바로 그 첫 자리였던 고향에서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결정하셨다는 의미도 될 수 있습니다.
 
놀라운 경험을 해야만 사람의 삶이 변하는 것일까요? 오늘 복음을 읽으면서, 부활사건을 대했던 제자들의 입장을 묵상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오겠습니까? 마음과 몸이 한꺼번에 깜짝 놀라는 경험을 하면, 예상외의 색다른 행동을 하는 것이 사람입니다. 하지만, 우리 삶의 저 깊은 곳에서부터 시작되어 완성된 마음이나 삶의 변화가 아니라, 놀라운 경험이나 체험 때문에 색다른 행동을 한 것이라면 그 사람은 늘 더 놀라운 경험이나 체험을 찾게 되지는 않을까요?
 
엠마오로 가던 길에서, 예수님을 만난 2명의 제자는 예루살렘에서 최근에 일어났던 놀라운 일을 알지 못했던 예수님이 무척 답답했을 것입니다. 정말 놀라운 일을 알지 못했던 예수님이 답답한 사람이었을까요? 아니면 그저 놀라운 일만 찾는 그 2명의 제자가 답답한 사람이었을까요? 대답은 우리들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다만 우리가 선택하는 대답의 방향에 따라서 우리 삶이 달라진다는 것쯤은 알아야 합니다.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예수님의 부활을 과감하게 증언한 베드로사도처럼 행동하려면, 삶에서 어떤 체험을 해야 하는지 다른 사람에게 말해주기는 정말 힘든 일입니다. 우리가 사도행전을 읽기는 하지만, 실제로 베드로사도가 어떤 경험을 했는지는 모릅니다. 복음서도, 사도행전도, 또 베드로사도가 쓴 편지에도 그 내용에 대해서는 아무런 기록도 전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10걸음 양보해서 삶에서 만난 놀라운 체험때문에 베드로사도가 하느님의 업적을 선포한 것이었다면, 그것이야말로 베드로사도 개인의 체험이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것이야말로 복음은 아닌 것입니다. 복음에도 나오는 내용입니다만, 예수님은 기적을 일으키시는 일을 복음선포의 수단으로 삼지 않으셨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기적은 어디까지나 복음선포의 부차적인 일이었고, 그렇게 놀라운 기적을 일으키신 다음에도 예수님은 입으로 그 일을 전하지 말라고 금지령을 내렸다는 것을 기억할 수 있다면, 우리가 알아들어야 할 내용도 분명할 것입니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는 것을 내가 보았지만, 그분은 다시 살아나셨다..... 내 스승이신 예수님이 돌아가셨을 때는 나는 세상의 모든 것이 무너진 줄로 알고 실망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분의 부활로 나는 이제 기쁨 속에 살게 되었다고 베드로사도가 선포했다면, 그 일은 개인의 체험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도 동시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어야 하고, 또 그럴 수 있다고 깨닫는다면, 우리는 예수님의 부활에 좀 더 가까이 참여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부활을 믿는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내 삶에 늘 기적이 일어난다고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눈과 귀에게만 놀라운 기적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도 변하고 행동도 변하게 하는 차원이 다른 기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제대로 받아들이는 일이 될 것입니다. 눈과 귀만 놀라는 것을 우리가 찾는다면, 그것들이 우리 삶에 남기는 효과는 그다지 오래가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세 번째 주일, 우리도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부활에 진정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축복을 누리게 해주시라고 청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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